뉴 스페이스’ 시대 온다… 1200조 시장 쟁탈전 개막
뉴 스페이스’ 시대 온다… 1200조 시장 쟁탈전 개막
  • 최진희 기자
  • 승인 2021.04.18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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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부터 위성까지”… 우주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한화·LIG넥스원·KAI 등 우주‧항공 신사업 투자 가속
‘한국판 스페이스X’ 도전…“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우주 생태계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우주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이 무대를 우주로 옮기면서 독자 기술을 앞세운 주도권 잡기가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 관광·위성 인터넷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판 스페이스X’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최근 민간 기업 중심의 항공우주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우주개발 핵심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우주 분야 기업체·연구기관·대학을 대상으로 국내 우주 산업 현황(2019년 기준)을 조사한 ‘2020년 우주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우주 산업 규모는 지난해 3조8931억 원을 기록했다. 이 중 기업 매출액은 전체의 84%(3조2610억 원)를 차지했다. 이어 연구기관 예산액 5849억 원(15.0%), 대학 연구비 472억 원(1.2%)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위성활용 서비스 및 장비’가 2조6656억 원으로 전체의 68.5%를 차지했고, 이어 ‘위성체 및 발사체 제작’ 9399억 원(24.1%), 지상장비 1602억원(4.1%)으로 조사됐다.

산업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국내 우주 산업 인력은 9397명이며 지난 10년간 연평균 1%씩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기업체 종사자가 6643명(70.7%), 연구기관 1192명(12.7%), 대학 1562명(16.6%) 등이었다. 분야별 인력은 위성활용 서비스 및 장비 4980명(53.0%), 위성체 제작 1352명(14.4%), 발사체 제작 1097명(11.7%) 순이었다. 우주분야 투자액은 31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783억 원) 증가했다. 시설투자비 증가가 주요 증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 한화, 2025년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출시 목표

현재 가장 공격적으로 우주사업에 뛰어든 기업은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국내에서 우주 산업 기술이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는 최근 미래 먹거리로 우주 사업을 낙점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이 일환으로 그룹 우주사업을 전담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지난 3월 출범시키고 그룹 내 흩어져 있던 핵심 기술을 스페이스 허브에 모았다.

스페이스 허브 팀장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맡았다. 김 사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과 함께 조직을 이끌 예정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허브의 중심을 담당하고, 한화시스템의 통신·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인수한 민간 인공위성 기업 쎄트렉아이도 향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 허브는 향후 그룹 내 우주사업 부문 종합상황실 역할을 담당한다. 한화는 스페이스 허브를 통해 해외 민간 우주 사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연구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할 계획이다. 이 밖에 발사체,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지구 관측,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투자에 집중할 방침이다. 해당 분야 인재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예정이다.

한화는 장기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에 쎄트렉아이의 인공위성을 싣고 한화시스템의 통신체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우주개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1위 기업인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의 기술 등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현재 우리의 기술로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며 “재원은 자체 민간 투자에 더해 국가적 기술 확보 차원에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이 최근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한화시스템은 향후 3년 동안 위성통신 신사업에 5000억 원, 에어모빌리티 사업에 4500억 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 25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2023년까지 독자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오는 2025년에는 저궤도 위성통신의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인공위성을 활용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KPS는 한국형 GPS로 불린다. 회사 측은 위성시스템과 지상시스템, 사용자 시스템으로 KPS를 구축할 예정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2006년부터 40여 개 기업과 KPS 기반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올해 1월에는 KAIST와 소형인공위성 공동연구개발을 포함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위성 분야 연구·개발을 확대 중이다.

LIG넥스원 측은 “한국형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인 KPS는 이제 선택이 아닌 범국가적 필수 과제”라며 “우주항공, 수송드론, 자율주행 등 미래 분야에서의 기술 우위를 높여 지속 성장기반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글과컴퓨터그룹도 우주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컴그룹은 세종대학교와 공동으로 우주항공연구소를 설립하고 드론·항공우주 분야 기술·인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양 기관은 산학협력 거점기관으로 ‘세종-한컴 우주항공연구소’를 새로 설립한다. 드론과 항공우주 분야 신기술 교류를 비롯해 공동 연구개발, 전문가 양성, 연구인력 교류, 자율무인이동체 연구를 위한 공동 연구체계 구축 등을 추진한다.

한컴그룹은 최근 협약과 함께 우주·드론 전문기업인 한컴인스페이스와 세종대학교 산학협력단, 세종-한컴 우주항공연구소 간 사업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연구소 운영·개발 등 지속 지원을 약속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홍성경 세종대 교수(기계항공우주공학부, 자율무인이동체연구센터장)의 자동화드론제어기술 프로그램을 활용해 무인드론운영시스템 ‘드론셋’ 고도화에 나선다.

세종대는 기계항공우주공학부와 지능기전공학부, 전자정보통신공학과를 중심으로 항공시스템공학과, 컴퓨터공학과, 소프트웨어학과, 정보보호학과 등과 융합해 대학ICT연구센터육성지원사업, BK21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등 다수의 대형국책사업을 수행 중이다. 이와 함께 일반대학원의 ‘지능형드론 융합전공’ 운영 등 드론·항공우주 분야의 융합연구·인력양성도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에어 모빌리티, 위성·우주발사체 등을 앞세워 오는 2030년 아시아 제1의 항공우주체계 종합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AI는 이를 위해 연간 3조원 대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5조 원으로 확대하고 18조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25조 원 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특히 미래 에어 모빌리티(전기·수소항공기), 유무인 복합 체계, 위성·우주발사체, 항공방산 전자, 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 등 분야를 중점 신사업으로 꼽았다. KAI는 비전 달성을 위해 위성을 중심으로 우주사업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고부가가치의 위성 사업에서 초소형 및 중대형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전략도 제시했다. 또 10년 후 아시아 시장을 주도하는 제1항공우주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고 중대형 위성을 동남아 등으로 수출 산업화할 계획이다.

◇“민간 중심 우주 개발 생태계로 전환해야”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 민간 우주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3480억 달러(한화 약 393조 원)에서 오는 2040년 1조1000억 달러(한화 약 1220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우주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도 우주항공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주발사체 확보를 바탕으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과 달착륙선, 군사용 초소형 군집위성 등의 연구개발 등이 주요 과제다. 이 밖에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의 급을 국무총리로 격상하고 오는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한 달 착륙 꿈을 이뤄내는 등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우주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 주도의 우주기술 산업화 전략이 민간 중심의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우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과 이를 뒷받침할 탄탄한 자금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급성장하는 우주 산업 시장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민간업체들의 자립화를 위한 시설 확충과 기술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물론,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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