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장비 성능 저하 NO”…열 잡는 냉각소재 나왔다
“전자장비 성능 저하 NO”…열 잡는 냉각소재 나왔다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3.30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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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발열 막는 ‘웨어러블 전자소자’ 개발
광주과기원, 전기 없이 웨어러블 기기 발열 문제 해결
포스텍, 온도 낮추는 고분자 복합소재 냉각시스템 개발

혁신적인 스마트 의료기기들이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심전도‧혈압측정 등의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착용형)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무선으로 연동해 사용하는 안경이나 손목시계, 밴드형 기기를 일컫는 말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강 기능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워치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웨어러블 기기의 성장세는 예상보다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웨어러블 기기의 발열문제 해결 등 보다 안전한 핵심소재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스트가 개발한 웨어러블 전자소자 [뉴시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원격 진료가 확산되면서 스마트워치는 건강관리를 위한 보편화된 장치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스마트워치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발화를 겪었다는 사례가 잇달아 나오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발열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반적으로 웨어러블 전자소자에서는 열을 발산하는 얇은 금속방열판을 내부에 삽입, 열을 방출시키지만 방열 효과가 크지 않다. 또 이러한 방식은 냉각 효율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데이터 송수신을 방해하기도 한다.

◇ 패치 타입의 부착만으로 내부 온도 식혀

최근 국내외에서는 뜨거워진 웨어러블 기기의 열을 잡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송영민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워치 기기 등의 발열 문제를 해결할 패치 타입의 웨어러블 헬스케어 전자소자를 개발해 눈길을 끈다.

연구진은 금속 소재가 없는 매우 얇고 유연한 복사 냉각 소재를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외부 전원 없이 부착만으로 소자의 온도를 냉각할 수 있고, 열을 전자기파 형태로 공간에 방출하는 장적외선 복사 원리를 이용했다. 냉각 소재는 나노·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미세 구멍(기공)이 나 있는 인체에 무해한 고분자 폴리머로 이뤄졌다. 다양한 크기의 기공은 태양광을 97% 이상 강하게 반사하고, 전자기파의 형태로 내부 열을 방출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이 방식은 은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태양광을 잘 반사하는 금속 층을 요구하는 기존 복사 냉각 소재와는 달리 금속 없이 작동할 수 있어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무선 전력과 데이터 송수신을 방해하지 않는다.

송영민 교수는 “현재까지의 웨어러블 전자소자 연구가 기계적 특성과 기능성 개선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발열 제어 문제까지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며 “다공성 폴리머 기반 복사 냉각 소재가 집적된 웨어러블 전자소자 플랫폼은 기존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9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열 방출 경로 확보…소자 성능 3배 향상

포스텍(포항공대)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팀도 유기물 기반의 전자소자 내부의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산화알루미늄‧전도성 고분자 복합소재의 냉각 시스템을 개발했다.

무기물 소재와는 달리 유기물 소재는 열전도도가 낮아 열이 방출되지 않고 축적되면 소자의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열이 잘 전도할 수 있는 산화알루미늄 나노 입자로 냉각 구조체를 만들고 여기에 전기가 잘 통하는 고분자를 입혀 침투 시 전하이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열 방출 경로를 확보해 소자의 작동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 이 냉각 소재는 유기물과 무기물이 섞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 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소자 성능이 3배 이상 향상됐다고 밝혔다.

박태호 교수는 “앞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이 외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 유기트랜지스터 등 차세대 전자소자에 접목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웨어러블 기기 및 폴더블폰 기기 등 유연 디스플레이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19년 79.1억 달러에서 연평균 25.9%의 성장을 지속해 2025년에는 3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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