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디지털 자산관리’ 경쟁 속도전…조직문화도 싹 바뀐다
은행권, ‘디지털 자산관리’ 경쟁 속도전…조직문화도 싹 바뀐다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1.02.22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산관리도 비대면 전환… 새 수익 모델 찾기 ‘온 힘’
디지털 혁신 조직으로 탈바꿈…수평적 기업문화 확산

보수적인 조직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은행들이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영업점을 대신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를 본격 확장하거나 비대면 자산관리를 통한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활로를 모색하는 등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이와 함께 조직을 슬림화해 한층 수평적인 체계를 도입하려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KB 마이머니 마이데이터 서비스 [KB국민은행 제공]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기존 비대면 서비스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지난해 오프라인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비대면 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IT 기술과 디지털 서비스를 선보여 왔다.

특히 올해는 디지털 자산관리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최근 자산관리(WM) 서비스를 빠르게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 기존 대출 예대마진으로 벌 수 있는 이익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대면 트렌드까지 계속된 데 따른 영향이다.

또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시대가 본격 열리면서 비대면 통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은행권에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에 은행권은 대면으로 제공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자산관리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자산관리 사업부의 역량을 강화해 활로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에서 은행과 카드·증권·보험·부동산·연금 등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금융자산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자산관리서비스 신한 쏠(SOL)의 ‘MY자산’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먼저 API(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를 활용해 기존 스크래핑 대비 더 다양한 업계의 정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 분석을 정교화해 단편적인 상품 추천이 아닌 생애 전반의 자산을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종합 금융상품 솔루션 플랫폼’을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산의 범위를 확장해 전통적인 금융자산부터 실물자산, 디지털자산까지 관리·운용할 수 있는 정보계좌 업무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새로운 자산관리 채널인 ‘PCIB점포’를 신설해 비이자수익 확보에 나서고 있다. PCIB는 프라이빗뱅커(PB)와 기업·투자금융(CB·IB) 업무를 결합 개념으로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특화 영업점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산·지출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KB마이머니’를 통해 마이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신용관리 서비스’와 ‘자동차관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소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본인 신용평점을 같은 연령대·성별과 비교하고, 평가 기준 등 상세 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소득 추정 모델을 바탕으로 소득·연령 기준별 권장 소비액 같은 개인 신용구매력 정보도 보여준다.

하나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하이로보’ 고도화와 자산관리 데이터분석 강화 등 디지털 펀드투자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한다. 하이로보는 딥러닝 AI 알고리즘이 탑재돼 과거 수익률과 변동성 이외 자산 분산도와 비용 효율성,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정보를 포트폴리오로 제공한다.

은행권은 이 같은 기술 고도화뿐 아니라 디지털 조직으로 나아가기 위한 조직 개편도 과감하게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디지털 혁신 조직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로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 C&C 상무를 영입했다. 디지털 혁신단은 은행장 직속 혁신 추진 조직으로, AI 유닛(구 AI통합센터)·마이데이터 유닛(마이데이터 사업 전담)·데이터 유닛(구 빅데이터센터)·디지털R&D센터 네 개의 조직으로 구성된다.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다.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한 뒤 결과 값을 도출하는 방식을 적용했으며, 직원 업무 숙련도와 영업점 직무 데이터를 활용했다. 또한 신속한 디지털전환(DT)을 위해 20개 사업그룹에 디지털 총괄조직인 디지털혁신 랩(D.I Lab)을 만들고, 디지털‧투자금융(IB)‧소비자보호 등 직무 전문성이 필요한 부서에는 사전 교육을 받은 예비 인재 풀을 배치해 미래 전문가 육성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연말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그룹의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디지털혁신총괄(CDIO)을 디지털플랫폼총괄(CDPO)로 변경했다.

이 밖에 기존 콜센터 대비 AI 기반 상담플랫폼(콜봇·챗봇 등) 활용 등을 통해 보다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미래형 컨택센터’로의 변화를 총괄하는 ‘스마트고객총괄’ 직제를 신설했다. 또 그룹 내 AI 관련 추진전략 수립 및 계열사 간 협업을 지원하는 ‘AI혁신센터’도 신설했다.

조직 분위기 쇄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영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조직 문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국민은행은 복잡했던 보고체계를 단순화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팀장급을 최대 절반 수준까지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팀장이 축소되면서 팀원에서 부서장으로 직접 전달되는 체계로 바뀐다.

수평적 문화 확산을 위한 실험도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근무복장 전면 자율화와 직급 대신 영어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르는 방식을 도입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부서별로 원하는 대로 구성원 호칭을 정해 부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업무 환경이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조직도 이에 맞춰 바뀌고 있다”며 “수평적 소통과 함께 의사결정 속도를 개선하면서 업무 효율도 향상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