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에 힘 모아야”
[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 생태계 혁신에 힘 모아야”
  • 김근식 라이징팝스 대표
  • 승인 2020.11.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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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스타트업 전문 PR 라이징팝스 대표)

TV를 켜면 익숙한 배우가 해커톤에 참여하고, IR 피칭을 하고 있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스타트업’의 한 모습이다.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드라마의 중심 소재로 등장한 것은 20대 청춘의 이미지와 닮아 있어서가 아닐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거센 파도가 전 세계를 덮쳤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스타트업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사람은 창업을 조금 더 고민한다. 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스타트업 취업이 불안하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스타트업 업계는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2020년 4월, 중소벤처기업부는 492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 환경변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42.5%로 나타났다. 부정적으로 응답한 32.4%에 비해 10.1% 높다. 긍정의 배경에는 새로운 시장과 비대면 플랫폼을 통한 확장성이 있다.

긍정적 이유에 대한 응답(복수응답)은 ‘환경변화로 인한 신규 사업·아이템 발굴(64.6%)’, ‘비대면 연계 서비스(홈코노미, 교육 등) 산업 확대(40%)’ 등이 꼽혔다. 이렇듯 비대면 서비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이 부상하고, 기존 시장도 비대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영화 시장이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영화 산업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 하락했다. 반면 비대면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상황은 다르다. 넷플릭스의 2020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약 36억3천만 달러로, 2019년 동기 대비 41% 성장했다. 넷플릭스가 성공한 이유 중 하나로는 ‘디지털 전환’을 꼽을 수 있다. 오프라인 비디오 대여 사업으로 시작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디지털 전환을 선도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세계 산업 구조의 지각변동 속에서 ‘의료 서비스’ 또한 주목받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이 아직 현재 진행형이고 질병 퇴치를 위한 세계인의 요구도 여전히 높아 백신이 개발된 이후에도 예방과 진단 등 의료 산업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접촉’을 피하기 위한 초소형 체온계와 비접촉식 체온계 등 터치리스(Touchless) 제품 개발이 AI‧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파트론’은 스마트폰에 꽂아 모바일 앱으로 체온 확인을 할 수 있는 비접촉식 디지털 체온계를 개발했다. 디지털 체온계는 체온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사물 온도 측정과 환경 온도 측정이 가능해 이목을 끌었다. 또 ‘토비스’는 비접촉식 보급형 얼굴체온계를 선보였다. 열화상 센서와 적외선 어레이 센서를 탑재해 30~45cm 떨어진 거리에서도 체온 측정이 가능하다.

유통업계에서는 ‘홈코노미(Homeconomy)’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했다. 집이 주거 공간을 넘어,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확대된 것이다. 비대면 플랫폼을 이용한 재택근무라는 업무 환경에서 나아가 홈카페, 홈캠핑 등 일상의 중심이 집 안으로 옮겨졌다. 특히 온라인 전자상거래 서비스와 홈케어 서비스, 집에서 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는 AR‧VR 서비스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홈클리닝 스타트업 ‘미소’는 비대면 청소 서비스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VR 기업 ‘브래니’는 가족과 영유아 대상 교육,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을 선보이며 호응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드론 배송 서비스 등의 유통 분야와 유해 물질 발생을 줄이는 환경 분야 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스타트업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분석기관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은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를 통해 매년 도시별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2020년 발표에서 서울은 전체 270개 글로벌 도시 중 20위에 선정돼 2017년 평가대상에 포함된 이후 30위권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싱가포르(17위), 홍콩(29위) 등이 2019년 대비 순위가 하락한 것과 달리 빠른 성장세다.

‘팬데믹(Pandemic)’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은 모두에게 동일하다. 오히려 비대면 플랫폼 활용으로 세계무대로의 진출이 쉬워졌다.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미래 산업을 바라보는 스타트업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따라서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육성 지원으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의 응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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