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홀린 ‘K웹툰’…미국 잡고 동남아‧유럽으로 뻗는다
글로벌 시장 홀린 ‘K웹툰’…미국 잡고 동남아‧유럽으로 뻗는다
  • 최진희 기자
  • 승인 2020.09.14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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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조 원 시대 연 ‘웹툰 한류’… 네이버·카카오, 해외서도 돌풍
네이버웹툰, 8월 한 달 거래액 800억 원 돌파…연간 1조 달성 눈앞
카카오 ‘픽코마’,日서 월간 앱매출 1위…미·중·동남아로 플랫폼 확장

웹툰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화 콘텐츠 원조 시장 격인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K웹툰 글로벌 거래액이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에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어 올해 거래액도 1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K웹툰은 애니메이션,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어 시장 성장 속도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 '여신강림'(왼쪽)과 카카오페이지  '승리호' 이미지 [네이버웹툰·카카오페이지 제공] 

네이버와 카카오가 만화 강국으로 불리는 미국과 일본에서 ‘K웹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도한 K웹툰의 지난해 글로벌 거래액은 1조 원을 달성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계열 웹툰 플랫폼의 거래액은 각각 6000억 원, 4000억 원을 넘겼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글로벌 월간실사용자(MAU) 6700만 명을 기록, 해외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전달 대비 200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속도는 네이버웹툰이 올해 목표로 잡은 월 7000만 명 돌파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같은 기간 네이버웹툰 유료 거래액도 급등했다. 지난 5월 한 달 거래액 7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800억 원을 달성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 연간 거래액 1 조원 달성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영어와 대만어로 글로벌 웹툰 서비스를 출시했다. 2013년부터 라인망가를 통해 웹툰을 일본 시장에 알리는 등 글로벌 시장에 웹툰이라는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었다.

김신배 사업리더는 “네이버웹툰 플랫폼이 한 지역의 콘텐츠가 각 국가로 연결되는 ‘크로스 보더’ 플랫폼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며 “그 결과 글로벌 지역 사용자들의 증가 추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작품 ‘여신강림’은 미국, 일본, 태국, 프랑스 등 해외 각국에서 인기 순위 상위에 올라있다. 최근 글로벌에서 연재를 시작한 ‘더 복서’도 미국, 태국 등에서 인기를 모으며 거래액이 증가하고 있다. 영어 작품인 ‘로어 올림푸스’는 미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 인기 순위 상위에 등극했으며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연재를 시작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한국을 바탕으로 일본과 아시아를 비롯해 북미와 남미,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웹툰 창작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다”며 “웹툰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적인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미국에서 Z세대(1995년 이후 출생자)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으면서 아예 미국을 거점으로 웹툰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네이버웹툰 북미 월 방문자(MAU)는 지난해 10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 중 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 비중은 7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네이버는 계열사 간 지분 구조를 조정해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웹툰 사업을 총괄하고, 산하에 한국(네이버웬툰), 일본(라인디지털프론티어) 웹툰 법인을 배치하는 등 구조 재편 작업을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카카오 웹툰 서비스는 일본에서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가 2016년 4월 일본 시장에서 선보인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1년 만에 MAU 100만 명을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 기준 이용자 수가 380만 명까지 증가했다.

또한 올해 2분기 일본 시장에서 거래액이 전년 대비 2.5배 증가하는 등 전 분기 대비 61%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 중이다. 앱 누적 다운로드는 2300만 건에 달한다. 픽코마는 지난 7월 기준 일본 앱스토어·구글플레이 시장에서 비게임 월간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준(양대 앱마켓 통합 매출, 게임 제외) 전 세계 순위로는 12위다.

카카오페이지는 망가(Manga. 일본풍 만화)의 나라 일본을 거점으로 올해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는 물론 북미 진출을 위한 발판을 공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일본 만화시장 전체를 고려하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성장의 시작이라 본다”며 “카카오페이지와 함께 웹툰의 경쟁력을 더욱 키워나가 글로벌 만화시장 성장을 계속해서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美·日 웹툰 시장, 걸음마 단계…경험 많은 K웹툰 유리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이 공략하고 있는 글로벌 만화 시장 추정 규모는 약 6조 원에 달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 일본 만화시장 규모는 41억2000만 달러(약 5조원), 미국 만화시장은 11억4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로 추정된다.

K웹툰은 단순한 웹툰 시장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와 영화, 게임 등 다른 콘텐츠의 원천 소재로 쓰이는 ‘원 소스 멀티 유스’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글로벌 업계가 K웹툰 미래 가능성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K웹툰을 원작으로 한 2차 창작물 제작 작품 수는 지난해만 20여 편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해외에서 K웹툰이 인기를 끄는 데는 ‘웹툰’ 성격 그 자체에 있다고 봤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세계 만화 시장을 이끌어가는 양대 산맥이지만 아직도 출판 만화의 힘이 크다. 이렇다 보니 모바일에 최적화된 스크롤형 ‘웹툰’은 이제 힘을 키워가는 단계에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웹툰 시장의 역사가 약 17년에 달한다.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이 ‘만화 속 세상’이라는 이름을 달고 연재 서비스를 시작한 게 시초다. 그해 10월에 가장 유명한 웹툰 작가 중 한 명인 강풀이 연재한 ‘순정만화’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웹툰’이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들은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만화 형식의 웹툰의 경우, 한국에서 먼저 경험을 쌓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최근 코로나19 사태도 K웹툰의 글로벌 행보에 한몫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부터 네이버웹툰의 미국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 5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3월부터 네이버웹툰 다운로드 수치도 크게 증가하는 등 네이버웹툰의 입지가 현지에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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