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지털화폐’ 발행 초읽기…한은, CBDC 도입 수순 밟나
중국, ‘디지털화폐’ 발행 초읽기…한은, CBDC 도입 수순 밟나
  • 최진희 기자
  • 승인 2020.05.20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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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중앙은행들 CBDC 개발 열공…코로나19로 가속화
현금 거래 감소, 비대면·비접촉 결제 확대…CBDC 발행 재촉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금융권도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자 재택근무, 영업점 봉쇄 등이 잇따르며 현금 대신 카드·온라인 결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미 캐나다·영국·일본·EU·스웨덴·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은 지난 1월 CBDC 연구그룹을 구성, 관련 연구에 뛰어든 상태다. 여기에 발행 계획이 없다던 미국까지 CBDC 연구를 강화하며 입장을 바꾼 가운데, 중국이 이달부터 ‘디지털 위안화’ 시범 발행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지털화폐 패권 경쟁이 가시화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CBDC 전담 조직을 꾸리고 관련 연구 추진에 본격 나섰다.

[뉴시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현금 사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초 영국의 ATM 네트워크 운영기관인 링크(LINK)에 따르면 최근 영국 내 현금사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처럼 현금이 감소한 데는 ‘아마존 인디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코스타 커피(Costa Coffee)’ 등 일부 관광지 및 상점에서 현금 결제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JP모건체이스 은행’, ‘캐나다 데자르뎅 은행’ 등 주요국 은행들은 일부 지점을 폐쇄하는 것은 물론 대면 영업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이 같은 현금결제 제약은 온라인 소비 증가 등 비대면·비접촉 결제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자의 30%가 NFC카드, 스마트폰과 같은 비접촉 지급수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독일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체 카드 사용액 중 비대면결제 비중이 50%를 상회해 코로나19 이전(35%)에 비해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13개 기준) 매출의 경우 지난 1월 10.2%에서 2월 34.3%로 증가했다.

이러한 현금 사용 추세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 확산이 CBDC 발행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소액결제용 CBDC를 포함해 높은 복원력과 접근성을 갖춘 중앙은행 운영 지급결제인프라의 출현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BDC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은행의 화폐 기능과 결제 기능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암호화폐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안정된 가치를 가진다. 중앙은행이 모든 거래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어 자금세탁이나 도박·테러 자금을 차단한다는 순기능도 있다.

그동안 CBDC는 에콰도르, 우루과이 등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금융포용 제고를 목적으로 시범 발행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웨덴, 중국 등이 현금 이용 감소, 민간 디지털화폐 출연 등에 대응해 발행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은행 스웨덴 링스방크는 국립 디지털화폐를 발행, 국가 결제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의 ‘e-크로나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스웨덴은 올해까지 기술검토와 테스트를 완료하고 내년 여론 수렴 후 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네덜란드 중앙은행도 지난달 21일 발행 디지털화폐 CBDC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밝혔다. 중앙은행은 “유럽이 CBDC 실험을 더 구체화한다면 네덜란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CBDC 실험을 위한 적절한 실험의 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중앙은행도 유로존 국가로는 처음으로 디지털화폐 개발을 공식화했다. 스페인계 대형은행 BBVA, 산탄데르은행 등 글로벌 해외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월 캐나다·영국·일본·EU·스웨덴·스위스 등 6개 중앙은행은 CBDC 연구그룹을 구성했다. 이 밖에 미국, 일본 등도 CBDC 관련 연구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나라는 단언 중국이다. 현재 중국이 개발 중인 ‘디지털 위안화’는 교통 보조금으로 활용하거나 식음료·유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범 운영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4대 국유은행 중 건설은행, 중앙은행, 농업은행의 디지털위안화 지갑 내부 테스트 화면이 유출되면서 중국 인민은행이 디지털화폐 발행 준비를 마치고 출시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화폐가 현재 특정 지역에서 비공개로 시험 중”이라며 “선전, 쑤저우, 슝안신구, 청두 및 향후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장소에서 폐쇄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디지털 위안화가 도입되면 중국은 정부 주도로 디지털 화폐를 유통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된다. 특히 중국이 디지털 통화를 위안화의 국제화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달러 패권 약화’까지 추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한은, 내년 말까지 파일럿 시스템 구축 

이처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CBDC 발행에 적극 나서자 그동안 디지털화폐 도입에 부정적 이던 한국은행도 지난달부터 CBDC 연구에 본격 돌입했다. 한은은 “가까운 시일 내에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지만 대내외 여건이 크게 변화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CBDC 발행과 관련한 파일럿 테스트(시범운영)를 내년에 시행할 방침이다. CBDC 파일럿 테스트 추진 일정은 내년 말까지 총 22개월 걸쳐 진행된다. 한은은 연내 CBDC 도입에 따른 기술적·법률적 필요 사항을 사전 검토하고,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파일럿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7월까지 CBDC 설계·요건 정의 작업, 8월까지 구현기술 검토 작업을 마치고, 9월부터 12월까지 업무프로세스 분석·컨설팅 작업에 들어간다. 한은은 단계별 추진 상황에 따라 시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본격적인 파일럿 시스템 가동 시기를 내년 말 정도로 잡고 있다.

윤성관 한은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연구팀장은 “CBDC 도입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는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까지 기술적, 법률적 필요사항을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파일럿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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