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부르면 온다…수요응답형 대중교통 본격 확산
버스도 부르면 온다…수요응답형 대중교통 본격 확산
  • 최진희 기자
  • 승인 2020.01.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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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천 영종도서 수요응답형 버스 ‘아이모드’ 시범 운행
대형 승합 합승택시 ‘마카롱앤택시’ 2월 서울 은평구서 달린다

부르면 달려오는 ‘수요응답형’ 대중교통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모빌리티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는 일정 구간에서 이용자가 호출하면 교통수단이 찾아가는 신개념 대중교통 시스템이다. 지난해는 차량 호출 서비스로 혁신을 일으킨 ‘타다’부터 플랫폼 가맹 택시인 ‘마카롱’까지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택시처럼 불러서 타는 버스도 등장했다. 지난달부터 인천 영종도에는 스마트폰 앱으로 버스를 부르면 현재 위치를 분석해 최적의 경로로 이동하는 16인승 아이모드(I-MOD) 버스가 운행 중이다. 업계는 올해도 규제 개혁에 큰 진전이 없지만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대폭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광역시 영종도의 한 버스정류장에 16인승 버스 ‘아이모드’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각종 규제와 택시업계 반발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도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호출형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이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발달과 함께 기존에 물건을 소유하던 ‘소유 경제’에서 사회 공동이 공유하는 ‘공유 경제’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자동차 소유의 필요성 또한 점점 약화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차량공유 서비스 확산으로 오는 2030년에는 일반소비자 자동차 구매가 현재보다 최대 연간 400만 대 감소하고, 차량공유용 판매는 200만 대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엠엔소프트에 따르면 IT 기술 발전으로 카셰어링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세계 최대 자동차 공유 기업인 우버는 60조 원을 넘는 기업 가치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그랩택시로 출발한 ‘그랩’ 역시 오토바이 택시 등 동남아 현지에 맞는 서비스로 창업 7년 만에 동남아 시장을 장악했다. 또 2018년에는 동남아에 진출해 있는 우버까지 인수하며 동남아 차량 호출 서비스 업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그랩과 손잡고 동남아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동남아 공유경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아이모드, AI 적용해 빠른 경로 탐색‧ 배차시스템 갖춰

지난달부터 인천 영종도에는 수요응답형 16인승 버스 ‘아이모드(I-MOD)’가 시범 운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인천시가 대중교통 사각지대의 이동 편의성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한 새로운 교통수단을 선보인 것이다.

인천시와 현대차 컨소시엄은 지난달 1일부터 영종국제도시에 수요응답형 버스 아이모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승객이 호출하면 현재의 위치와 목적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가장 빠른 경로를 제시한다. 정해진 노선이 없어 도시개발 중간 단계에서 주민들의 교통 이용 편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요금도 기존 버스요금과 동일한 성인기준 1250원이다.

시범 서비스는 1월 말까지 영종국제도시 350여개 버스 정류장에서 쏠라티 16인승 차량 8대로 운영된다. 기존 버스가 승객 유무와 관계없이 정해진 노선의 버스 정류장마다 정차하는 것과 달리 아이모드는 승객이 있는 정류장만 정해서 실시간으로 운행한다.

먼저 아이모드 앱을 통해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승객과 가장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차량을 배차한다. 또 추가로 신규 호출이 들어오면 운행 중인 차량과 경로가 비슷할 경우에 합승이 가능하도록 배차가 이뤄진다.

현대차는 아이모드 서비스에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최적의 경로 탐색과 배차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아이모드는 실시간 호출에 의한 배차‧운행으로 승객들의 차량 대기 시간과 이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등 대중교통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 차량 간 최적의 경로 배차를 통해 중복 운행과 공차 운행을 최소화시켜 서비스 운영의 효율성도 높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영종도 운서동에 사는 한 주민은 “새로 도입된 버스는 호출하면 택시처럼 집 앞까지 와서 편리하고, 필요한 곳만 돌아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서도 “아직 배차시간이 불안정하고, 다른 대중교통 이용 시 환승 할인이 안 되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축적한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운영비용 절감 방안도 모색할 방침이다. 또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다중 모빌리티 솔루션 기반 마련을 위해 전동킥보드 ‘아이제트(I-ZET)’와도 연계할 계획이다.

지난달부터 영종도 운서동 일대에서 시범운영 중인 아이제트는 교통이 혼잡하거나 대중교통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단거리 이동에 특화된 전동킥보드 공유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버스정류장에 전동킥보드를 반납하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향후 아이모드와의 연계를 통한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범 서비스 운영기간 동안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을 실증해 사업 모델을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에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 모빌리티와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수요응답형 택시’를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맞춤형 교통수단 ‘두루타’, 세종시에 처음 도입

세종시도 지난달 21일부터 부르면 달려가는 버스 ‘두루타’를 장군면에 처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올해 금남면까지 확장하고, 2022년에는 세종시 전체 읍면에서 운행된다.

노선과 시간을 따로 정해 놓지 않은 ‘두루타’는 콜센터로 1시간 전에 예약 전화를 하면 버스가 마을 앞까지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교통수단이다.

두루타의 차량 외부 디자인과 이름도 시민들이 직접 정했다. 또 기존 교통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이 버스는 SKT로부터 최신 티맵(T-map)과 실시간 교통정보(API)를 활용한 최적 경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이를 통해 이동 중 다중이용 수요가 발생해 탑승자 및 운행정보가 바뀌더라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운행 경로가 재설정된다.

세종시가 도입한 수요응답형 버스 ‘두루타’ [뉴시스]

두루타는 버스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상황에 차량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운전자를 돕는 지능형 운행 보조 시스템(ADAS)을 적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위성항법장치(GPS)정보 등을 통해 운전자의 운전 습관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는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유도하고 사고예방과 이용자 교통 편의를 돕는다. 앞으로 늦은 시간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돕는 안심귀가 라이브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김태오 교통과장은 “수요응답형버스 두루타가 새로운 교통서비스로 자리매김해 읍면 노선 효율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시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출하면 달려간다…김해시, ‘도시형 버스’ 운행

경남 김해시도 택시처럼 부르면 오는 도시형버스를 지난달 12일부터 운행하고 있다. 1번 도시형버스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한림면 장재·내오서·외오서·금곡·정촌 등 5개 마을과 한림면행정복지센터를 다닌다.

1번 도시형버스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되며 미운행시간대는 기존 버스가 운행한다. 12인승 승합차 1대가 고정형으로 1일 5회 운행하고, 나머지 시간대는 휴대폰예약을 통한 수요응답형으로 운영된다.

이용요금은 시내버스 요금으로 교통카드만 사용 가능하고 시내버스 56번, 57번, 58-1번으로 무료 환승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 버스 탑승 건수가 10건 안팎인 데 비해 도심형 버스는 운행 시작 한 달 만에 하루 평균 30~40명이 탑승하고 있다. 이에 김해시는 1번 도시형버스를 시범 운영한 뒤, 다른 교통 사각지대로도 운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이희대 주무관은 “도시형 버스는 마을별로 최대한 운행이 가능한 지점까지 다니기 때문에 노약자들의 교통편의가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버스 시범운영 이후에도 주민들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모빌리티 업계, 실시간 호출 서비스 경쟁 가속

한편 불러 타는 택시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주류(主流)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지난해 혁신형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타다’와 브랜드형 가맹 택시인 ‘마카롱’ 택시는 올해 운영 대수를 대폭 늘리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ST모빌리티의 자회사 ‘마카롱앤택시’는 오는 2월 14일 서울 은평구에서 12인승 대형승합 합승 택시의 시범 운영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의 미니버스 ‘쏠라티’를 개조한 차 6대로 은평구 내 일부 지역에서 시작하는 이 서비스는 승객이 앱으로 호출하면 실시간 최적 경로로 운행하며 승객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태우고 내려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지난달부터 11인승 대형승합택시 서비스인 ‘카카오 T 벤티’ 서비스를 개시하며 기술적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혁신 택시 운영을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형승합택시 ‘카카오 T 벤티’ 서비스 [뉴시스]

택시 합승은 현행법상 금지돼 있지만,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에 지정되면서 시범 사업이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국내 커뮤니티형 이동 서비스는 해외에 비해 시장이 많이 위축돼 있지만, 앞으로는 공유경제 시대에 발맞춰 불러 타는 호출형 택시‧버스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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