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간 경쟁 본격화…은행-핀테크 협업 봇물
금융사 간 경쟁 본격화…은행-핀테크 협업 봇물
  • 이수연 기자
  • 승인 2020.01.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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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디지털 전환 적극 추진
오픈뱅킹부터 인터넷은행까지…업권 무한경쟁 불가피

금융권이 올해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상하면서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회사 수장들이 잇달아 ‘디지털 강화’를 올해 키워드로 꼽았다. 국내외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픈뱅킹 시행 및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인터넷은행 영업 확장 등 금융사 간 경쟁 격화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각 금융사별 올해 디지털 혁신 목표는 무엇이고, 고객 유치 및 이탈을 막기 위해 선보이는 신기능들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는 계좌개설부터 대출 신청 등 모든 은행 서비스를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다. <뉴시스>

금융당국 수장인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한목소리로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금융산업 체질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2일 “올해는 확산되고 있는 금융혁신의 싹이 착근하도록 노력을 경주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금융 혁신의 모멘텀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금융의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해서는 지난 1년간 성과를 바탕으로 동태적 규제혁신 시스템으로 연결되도록 할 계획이다. 핀테크 관련 예산의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핀테크 스케일업을 본격화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 특례기간 연장, 금융업의 인허가 단위를 세분화시켜 핀테크 기업에 필요한 업무만 인허가해 주는 ‘스몰라이선스(Small licence)’ 부여 등 금융의 진입장벽을 낮춰 핀테크 투자 활성화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픈뱅킹으로 촉발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이 빅데이터 산업 등 금융 신산업의 발전으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금융의 외연을 넓히는 동력이 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급격한 금융산업 변화에 대비한 미래형 금융 감독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은 위원장은 “오픈뱅킹으로 촉진될 금융의 플랫폼화 등 미래형 금융 모습과 이에 대한 감독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면서 “금융권역 간 겸업화 현상 심화에 대비하기 위해 기능별 감독으로 감독 패러다임 전환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체질 개선’ 나선 금융권 수장들

금융사 수장들도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수용은 물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핀테크 기업의 약진과 오픈뱅킹 시행, 테크핀 시대 도래 등 우리 금융산업이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었다”면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외부 조직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개방형 혁신을 강화하고, 핀테크와 ICT,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 등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적극적인 현지화와 M&A추진, 디지털 기반 해외진출 전략 등을 적극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에 이끌어 가는 객체가 아닌 변화를 주도해 가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최신 디지털 기술을 수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 하는 시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조 회장은 올해를 지난 3년간 추진해 온 ‘2020 스마트 프로젝트(SMART Project)’를 완성하는 해라고 밝히며 ‘신뢰’, ‘개방성’, ‘혁신’ 3가지를 강조했다. 특히 경영 전반에 ‘신한의 개방성’ 필요성을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에 이끌려 가는 객체가 아닌 변화를 주도해 가는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최신 디지털 기술을 수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시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조 회장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그는 ‘핀테크’, ‘빅테크’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 협업하고 폭넓은 산학·민관 협력을 통해 지식의 융합의 시도를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되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채널 간 연계 강화를 통해 심리스(Seamless·끊김 없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분석을 통해 초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KB 중심의 디지털 생태계 구현을 위해 KB이노베이션허브(Innovation Hub)센터를 축으로 한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더욱 확대하고, 그룹 통합인증서, 클라우드 등 IT인프라를 활용한 연결성도 강화할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의 올해 경영목표를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으로 선언했다. 아울러 7대 경영전략으로 고객 중심 영업혁신, 리스크관리·내부통제 혁신 , 지속성장동력 강화,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디지털 혁신 선도, 글로벌사업 레벨업(Level Up) , 우리투게더(Woori Together) 시너지 확대를 제시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디지털과 협업을 통해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소비자와 직원의 경험을 높여야 한다”며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주문했다.

제3의 인터넷은행으로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 <뉴시스>

◇은행권, 고객 이탈 막기 대응 총력

이처럼 잇달아 디지털 강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오픈뱅킹 서비스 본격 실시와 인터넷전문은행 확대 등으로 금융사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오픈뱅킹 서비스의 경우 핀테크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고객 유치는 물론 고객 이탈을 막기도 힘들어졌다.

오픈뱅킹은 은행 앱 하나로 자신이 가진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돈을 찾거나 보낼 수도 있다. 은행 16곳과 핀테크 기업 31곳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는 씨티은행과 카카오뱅크도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나 카카오페이가 참여한 핀테크 기업은 보안점검을 마친 곳부터 순차적으로 참여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권 메기’로 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의 올해 시장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먼저 선두주자인 카카오뱅크가 공룡 ICT 기업 카카오 주도로 영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승인에 따라 최대주주(지분율 34%)로 올라서면서 자본 확충의 기반을 다졌다.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뱅크는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자본금은 1조8255억 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 출범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핸드폰을 이용해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현재 카카오뱅크는 올 하반기를 목적으로 기업공개에 나설 계획이다. 카카오뱅크가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사업규모를 키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1106만 명이며 수신 규모는 20조 원, 여신 규모는 14조 원까지 성장했다.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난해 대주주 자격을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향후 사업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에 발목이 잡혀 대출(여신)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슬림K신용대출’, ‘비상금 마이너스통장’, ‘일반가계신용대출’, ‘직장인K마이너스통장’, ‘직장인K신용대출’ 등의 판매가 일시 중단됐고, 현재 운영되는 대출상품은 ‘예적금담보대출’뿐이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유상증자 난항으로 자본 확충이 힘들어지면서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하는데, 일부 주주들이 참여를 고사할 경우 필요한 금액의 유상증자가 어렵다.

이에 주요 주주인 KT는 지난해 3월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제한)를 완화한 인터넷은행 특례법 시행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KT가 케이뱅크 지분을 34%로 늘려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 KT 주도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유상증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현재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또 다시 지연되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지난 1일 만료예정인 심성훈 행장의 임기를 오는 3월 말 주주총회까지로 연장했다. 지난해 9월 임기를 1월 1일로 한 차례 연장한 후 두 번째 연장 조치다.

1600만 가입자를 확보한 토스뱅크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2021년에 출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 초 준비법인을 설립하고 인력 및 물적 설비 확충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증권사 인가 획득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 토스가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은행, 보험, 카드 등 주요 금융권과의 제휴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임을 밝히면서, 향후 은행 사업과 어떤 시너지가 날지 주목되고 있다.

토스는 간편결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대행(PG)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중 LG유플러스가 분할하는 PG 사업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8만여 가맹점을 기반으로 토스는 차별적 사용자환경(UI)에 결제 서비스를 접목한 혁신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핀테크, 모바일 신기능으로 고객몰이

이처럼 금융권에 오픈뱅킹은 물론 인터넷은행, 핀테크 업체들도 뛰어들면서 각 금융사들은 고객 유치는 물론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가해야 되는 상황에 처했다.

우선 각 은행들은 신기능을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UI(사용자환경)를 개선을 통해 ‘간편앱출금’ 기능을 선보였다. 타은행 계좌에서 출금 신청을 한 뒤 일회용 인증번호를 받아 신한은행 ATM에서 출금할 수 있다. 또한 출금하고자 하는 본인명의 계좌를 꾹 눌러 입금하려는 계좌로 드래그(끌어오기)하면 비밀번호 입력 없이도 이체가 가능한 ‘꾹이체’ 기능도 추가했다.

KB국민은행은 오픈뱅킹에 등록된 다른 은행 계좌의 출금·조회를 ‘껐다 켰다(ON·OFF)’ 하는 기능을 신설했다. 타행 입출금계좌의 출금 ‘OFF’를 선택하면 이체성 거래는 안 되고 조회만 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원(WON) 뱅킹’ 앱에 최대 5개 타행계좌의 자금을 보안매체 없이 끌어올 수 있는 ‘한 번에 모으기’ 기능과 타행 계좌 간 이체 기능을 추가했다. 아울러 보안성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오픈뱅킹에 적용했다.

NH농협은행은 인터넷·모바일 뱅킹에서 상품 추천부터 가입까지 가능한 ‘금융상품몰’ 서비스에 오픈뱅킹을 적용했다. 농협은행 잔액이 부족해도 ‘충전’ 버튼을 누르면 타행 계좌에서 돈을 끌어와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영업 환경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사들이 디지털 혁신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올해 자본력을 등에 업고 영업 강화에 나설 예정이어서 기존 은행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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