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품은 시중은행, 차세대 유니콘 기업 키운다
핀테크 품은 시중은행, 차세대 유니콘 기업 키운다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2.03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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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 박차…‘혁신금융’ 투자 확대
신한·KB·하나·우리금융, 농협·기업銀 등 ‘핀테크랩’ 직접 운영
핀테크 신기술 도입을 통해 금융 시장 판도 바꾸기 새 전략

금융당국이 내년 핀테크 스케일업을 추진하는 등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혁신금융’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금융권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핀테크랩’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물론 인프라, 투자, 해외진출 지원 사업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핀테크 신기술을 기반으로 금융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4월 신한퓨처스랩 제2출범식에서 비주얼 캠프 부스 관계자가 시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카카오를 최대주주로 맞은 카카오뱅크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케이뱅크가 자본력을 대폭 확충해 영업 확대에 나서면서 주요 금융사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지난 2017년 이들 인터넷 은행들의 출범으로 ‘금융 메기 효과’를 톡톡히 봤던 만큼, 이번엔 자사 기술력으로 확실히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각 금융사들은 그간 수백억의 투자는 물론, 향후 수조 원의 자금 투입을 통해 핀테크 기술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사 핀테크랩을 통해 배출된 스타트업은 353개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지주(신한퓨처스랩), KB금융지주(KB이노베이션 허브), 하나금융지주(1Q 애자일 랩), 우리금융지주(디노랩), NH농협금융지주(NH디지털혁신캠퍼스), IBK기업은행(퍼스트랩) 등이다.

◇금융지주 회장들 직접 나서 스타트업 협업 ‘장려’

신한금융의 ‘신한퓨처스랩’은 2015년 5월 1기 출범 이후 현재 5기(50개) 기업을 포함해 총 122개의 유명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까지 총 169억 원을 직접 투자했다.

특히 올해는 핀테크 영역 이 외에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의 스타트업을 선발해 다양한 협력과 투자(16社, 86억)를 진행했다. 또한 250억 규모의 신한퓨처스랩 펀드와 3000억 규모 신한금융 창업벤처펀드, 200억 규모 신한-SK그룹 사회적 기업 펀드 등 다양한 투자재원을 활용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4일 진행된 5기 ‘신한퓨처스랩 데모데이’ 행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앞으로도 혁신금융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국내외 파트너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스케일업 등 상생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의 핀테크랩인 ‘KB이노베이션허브’는 2015년 3월에 출범해 지난달 말 기준으로 75개 KB스타터스를 발굴했다. 이 중 39개사와 108건의 비즈니스 협업을 진행, 23개사에 266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에 선정된 레이니스트, 핀다, 페이콕, 페이민트, 지속가능발전소, 공감랩을 육성기업으로 지원했고, 규제샌드박스 위탁테스트 제도 전체 18건 중 12건을 진행해 페이민트, 에잇바이트와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혁신금융 스타트업과의 협업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또한 혁신금융 추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KB혁신금융협의회를 통해 2023년까지 5년간 총 62조6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지난 8월 30일 ‘KB혁신금융협의회 회의’를 열고 창업·벤처·중소기업의 혁신성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혁신과 개혁을 통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산업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여신지원체계에 더하여 적극적인 투자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공급해 혁신기업에 씨를 뿌리고 물을 줘서 싹을 틔우고 키우는 역할을 담당하자”고 강조했다.

◇ 신남방국가 핀테크 로드(ROAD) 개설 추진 본격화

하나금융의 ‘1Q 애자일 랩’은 2015년 6월에 설립돼 현재 9기까지 총 76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했다. 선정된 스타트업에는 개별 사무공간이 제공되며, 하나금융 전(全)관계사 내 현업 부서들과의 사업화 협업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에 의한 경영 및 세무컨설팅, 직·간접투자, 글로벌진출 타진 등의 광범위한 지원이 제공된다.

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디지털 혁신을 일으키는 실제 사업모델로 구체화되고, 더 나아가 지속적인 성장 기반까지 갖출 수 있다는 것이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디지털 이노베이션 랩)’은 지난 4월 출범 이래 2016년 8월 개소한 기존의 위비핀테크랩과 새로 편성된 디벨로퍼랩으로 운영된다. 특히 디벨로퍼랩은 테스트베드 센터로,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클라우드 개발환경, 금융API, 기술자문 등을 디노랩에 참여하는 기업에게 제공한다.

지난 5월 23일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행사에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KEB하나은행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우리금융지주도 창업·벤처·중소기업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10월 31일 ‘혁신금융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창업·벤처·중소기업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혁신금융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날 회의에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혁신성장기업에 대한 투자와 여신 지원은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으로서 적극 추진돼야 한다”면서 “이를 그룹 경영 전반으로 확대해 혁신금융 선도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출범한 혁신금융추진위원회 산하에는 여신지원, 여신제도개선, 투자지원, 핀테크지원 등 4개 추진단을 구성해 전문분야별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여신지원’ 부문에서는 지난 9월 말까지 6조6000억 원을 지원해 목표 대비 122%를 달성했다. 특히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대해 우리은행 기술금융 순증가액은 5조7000억 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지원했다.

‘여신제도개선’ 부문은 이번 달부터 핀테크업체인 피노텍 및 기업은행과 협업해 은행 간 ‘온라인 대환대출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타 금융회사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해당 영업점을 직접 방문했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고객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 대출 미상환 리스크도 해소된다는 점에서 은행권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지원’은 9월 말 현재 1840억을 지원해 연내 목표를 100%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은행권 처음으로 혁신창업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시행했고, 올해도 상하반기 투자 대상 업체 공모제를 통해 선발된 20개 유망 기술력 보유 업체에 총 190억 원을 지원했다.

우리금융은 일부 자회사들과 거래기업이 함께 조성한 1000억 원 규모의 혁신성장 모펀드를 통해 약 1조 원 규모의 하위펀드를 조성해 혁신성장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정부 주도 펀드 간접투자도 지난 9월까지 650억 원을 지원했고, 지속적인 펀드 출자로 연말까지 1000억 원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신남방국가 핀테크 로드(ROAD)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24일 베트남 현지에 ‘디노랩 베트남’을 출범시키며 국내 핀테크 기업들의 동남아시장 진출 지원을 본격화했다. 또한 신세계면세점과 업무협약을 맺고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환전서비스’를 연내에 시행하는 등 그룹 DT(Digital Transformation)를 가속화해 오픈뱅킹 시행과 함께 핀테크 업체들과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시도할 계획이다.

◇ 금융사, 핀테크 기업과 상생…디지털 전환 ‘속도’

NH농협은행은 2015년 ‘NH핀테크혁신센터’ 설립 이후 지난 4월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출범했다. 또 스타트업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NH디지털첼린지플러스(Challenge+)’를 출시하는 등 창업 생태계 구축과 기술혁신기업 성장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NH디지털첼린지플러스는 선정된 기업들에게 기업 맞춤형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창업 및 기술관련 교육, 투자IR 행사 등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맞춤형 성장지원 프로그램이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는 최근 인공지능 건축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페이스워크와 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서비스는 농협은행과 NH디지털혁신캠퍼스 입주기업 간의 첫 결과물이다.

IBK기업은행의 ‘IBK 퍼스트랩(1st Lab)’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테스트베드로 지난 9월 25일 출범했다.

혁신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해 핀테크 기업의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은행의 상품·서비스, 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에 융합할 수 있는지 먼저 테스트한 후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2019 동아 재테크·핀테크쇼’ IBK 기업은행 부스에서 학생들이 통장을 만들고 있다. <뉴시스>

기업은행은 참여 기업에 사무공간과 클라우드 기반의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 ‘IBK 핀테크 드림랩’으로 선정해 컨설팅, 멘토링, 해외 진출 지원, 금융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핀테크 기업에 대해 2020∼2022년 3년간 3조 원의 여신을 공급하고 금리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같은 기간 총 500억 원의 직·간접 투자도 시행한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이날 열린 출범식에서 “퍼스트랩 참여기업에 최적의 금융지원과 최고의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것은 앞으로 디지털 인재 채용은 물론, 다양한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만 고객 관리는 물론, 인터넷전문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 서비스 실시로 은행 간 장벽이 이미 허물어진 가운데, 내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이어 토스뱅크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이면서 금융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누가 어떤 서비스를 쉽고 획기적으로 제공할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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