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다시 뜬다…구글 진출에 애플‧삼성 ‘긴장’
웨어러블 기기 다시 뜬다…구글 진출에 애플‧삼성 ‘긴장’
  • 최진희 기자
  • 승인 2019.11.11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마트밴드에서 스마트워치, 이어웨어, 산업용 장비 등으로 다변화
진짜 혁신은 ‘시계 폼팩터’ 이후 온다…AI비서와 접목, 시너지 창출

한때 포스트 스마트폰으로 불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지지부진했던 웨어러블 분야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이 스마트워치 시장의 강자 핏비트(Fitbit)를 인수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업계는 구글이 웨어러블 사업을 강화해 헬스케어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이번 인수 추진으로 웨어러블 시장 1위인 애플과 삼성전자도 스마트워치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웨어러블의 잠재력은 현재 웨어러블 기기의 주류인 시계형 폼팩터를 벗어나면서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360도 영상 촬영이 가능한 KT 넥밴드형 5G 웨어러블 카메라 ‘FITT 360’<KT 제공>

지난 10월 애플이 2019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애널리스트들이 놀란 점은 두 가지였다. 먼저 아이폰 매출의 지속적인 감소다. 69억9100만 달러로 작년 3분기(73억4000만 달러)보다 4.8%나 줄었다. 지난 3분기(7~9월)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대수가 2년 만에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증가분은 삼성전자와 화웨이에게 돌아갔다. 신형 아이폰 11 시리즈의 출시 효과가 일부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서다.

반면 애플의 전체 실적에 대해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과 애플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가 선전하고 애플뮤직, 앱스토어와 같은 서비스 부문의 매출이 늘면서 역대 3분기 매출 신기록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워치, 에어팟 등 웨어러블 및 액세서리 부문 매출이 65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4%나 급증했다.

CNN은 “아이폰 매출의 슬럼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애플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냈다. 바로 웨어러블과 서비스다”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최근 주변 소음 제거 기능을 갖춘 신형 에어팟 프로를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증강현실(AR)을 지원하는 스마트 글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의 헬스케어 부문 수석 부사장 숨불 데사이가 ‘애플워치 5’의 새로운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2020년 웨어러블 시장 ‘폭풍 성장’ 전망

저가형 단순 스마트밴드가 아닌 다기능 스마트워치가 소개되기 시작한 2012~2013년, 웨어러블 분야는 돌풍을 일으킬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관심이 시장 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짧은 배터리 시간, 동작 시간, 스마트폰을 꼭 필요로 하는 종속 액세서리로서의 한계, 값비싼 가격 등의 이유로 대중에게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당시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TNS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인터넷 사용자 55%는 웨어러블 기기가 불필요하고 비싸다고 응답했으며, 24%는 이미 너무 많은 IT기기가 있어 웨어러블이 필요없다고 대답했다. 결국 스마트워치는 일부 마니아들이나 구입하는 비싼 IT 액세서리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10월 31일 2020년 웨어러블 기기 분야 총 매출이 총 520억 달러(약 60조34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향상된 센서 정확도, 디바이스 소형화, 개선된 사용자 데이터 보호 등의 발전에 힘입어 신규 사용자가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트너의 란짓 아트왈 책임 애널리스트는 현재 웨어러블 기기의 대표주자인 스마트워치와 관련해 “저가형 스마트밴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워치로 이동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브랜드 선두주자인 애플워치와 삼성 갤럭시 워치가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샤오미, 화웨이 등의 저가 업체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워치로 고가 제품들과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트너는 내년 무선 이어셋 등 이어웨어(Ear-ware) 기기 출하량이 70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애플(에어팟), 삼성(갤럭시 버즈), 샤오미(에어닷), 보스(사운드 스포츠)와 더불어 아마존까지 이어웨어 웨어러블 시장에 진입해 시장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 알란 안틴 선임 디렉터는 “제조업체들이 더 작고 더 스마트한 센서에 집중할 것이며,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내장된 센서들은 점점 더 정확한 판독 능력을 갖춰감에 따라 보다 다양한 사용 사례를 구현할 전망”이라며 “특히 초소형 웨어러블 기기들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거부감이 있는 사용자들의 수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워치 핏비트 버사2 <뉴시스>

◇구글, 21억 달러에 웨어러블 기업 ‘핏비트’ 인수

지난 11월 1일에는 웨어러블 분야의 전망을 밝게 하는 또 하나의 소식이 업계를 달궜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스마트워치 전문기업 핏비트를 21억 달러(약 2조45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구글이 세계 3위(9.8%)의 시장사업자를 인수해 애플(46.4%), 삼성전자(15.9%)를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되는 셈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페이스북 또한 핏비트 인수에 참여했지만 구글 알파벳이 2배 넘는 인수가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올해 초에도 패션 시계 브랜드 파슬의 스마트워치 지적 재산권을 4000만 달러(약 448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이번 행보에 대해 웨어러블 시장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일 열린 ‘2020 ICT 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삼성리서치 류영선 수석연구원은 “구글의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웨어러블 쪽은 다르다. 지금까지의 행보보다는 훨씬 빠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픽셀 버즈가 공개됐고 한 차례 실패했지만, 구글 글래스는 기업 시장을 겨냥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2’를 준비 중이며, 픽셀 워치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해 웨어러블 시장이 구글의 웨어러블 전략 변화에 따라 출렁거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 연구원은 특히 웨어러블 분야에서 새로 부상하는 히어러블(Hearable) 영역에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히어러블이란 소리를 중심으로 동작 및 제어되는 웨어러블 기기를 의미한다. 과거 히어러블 기기가 음질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등 새로운 부가 기능과 접목된 스마트 기기의 양태를 띠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와 함께 “이미 구글 픽셀 버즈에서는 자동 통번역 기능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것이 실제 적용되면 공상과학 영화처럼 상대편이 영어로 이야기할 때 내 귀에는 한국말이 자동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액티브2 LTE’를 모델이 소개하고 있다. <KT 제공>

◇지능형 가상 비서와 웨어러블 기기는 ‘찰떡궁합’

실제로 웨어러블 분야의 미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가상 비서와의 접목을 점치는 이들이 많다. 현재 가상 비서는 아마존 에코, 구글 홈, 애플 홈팟과 같은 스마트 스피커에서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기기들이 주를 이룬다. 업계에서는 웨어러블 기기가 가상 비서 앱을 내장한 스마트 스피커의 착용형 버전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때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대중 기기로도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컴퓨터월드의 마이크 엘간 칼럼니스트는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말로 컴퓨터와 대화하는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가 사람과 물리적으로 접촉될 만큼 가까이 있어야 한다. 가상 비서가 탑재된 착용형 컴퓨터, 이것이 바로 웨어러블 기기다”라고 말했다.

또한 가상비서와 웨어러블 기기를 인터넷과 스마트폰과의 관계에 비유하며 “오늘날 모든 이들이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환경을 추구한다. 이러한 욕망이 스마트폰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며 “가상 비서도 마찬가지다. AI 비서의 유용성이 증가하면서 대중들은 언젠가 ‘스마트 스피커’ 방식을 이용할 수 없는 기기에 지루함을 느낄 것이며, 말로 명령할 수 있는 스마트 스피커를 24시간 이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IT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Counterpoint) 자료에 따르면, 이미 올해 판매된 웨어러블 기기의 약 3분의 1이 어떤 형태로든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하며, 이들 AI 웨어러블 기기의 절반 이상이 히어러블 기기다. 시리(Siri,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 에어팟, 아마존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는 브라기(Bragi)의 대시(Dash) 스마트 이어버드가 대표적이다.

또 이보다 더 진보된 형태로 기대를 모으는 AI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 글래스다. 스마트폰의 안경 버전이었던 종전의 구글 글래스와 달리 AI 가상 비서를 내장한 스마트 글래스가 앞으로는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아마존이 알렉사를 내장한 스마트 글래스를 곧 출시할 계획이며, 내년 출시될 애플의 스마트 글래스는 착용하는 내내 시리 가상 비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엘간 칼럼니스트는 외신 컴퓨터월드의 글을 통해 “결론적으로 일련의 변화가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스마트 스피커의 인기와 음성 활용의 증가, 가상 비서의 품질 개선과 AI 웨어러블 기기의 기능 향상 등은 가상비서가 웨어러블 기기의 ‘킬러 앱’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동시에 웨어러블 기기는 가상 비서의 ‘킬러 앱’이기도 하다”고 전망했다.

◇5G 커넥티드 웨어러블 360 카메라에 ‘주목’

현재 웨어러블 시장의 주류는 시계형 기기다. 1,2만 원 정도부터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밴드에서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시계로 이름을 올린 애플 워치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워치 폼팩터가 전체 매출의 52.2%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동향은 조만간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먼저 웨어러블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손목에 착용하는 방식은 생체정보 측정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자마 카디올로지의 실험에 따르면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심박수 측정 정확도가 대부분 80%대 초반에 머물렀다. 의료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벡스 <뉴시스>

5G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사용자가 굳이 한 대만 착용할 수 있는 시계 형태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엘간 칼럼니스트는 “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신제품이 등장하면 기존 제품은 폐기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용도로 인체 곳곳에 착용하는 여러 대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미 등장한 스마트 안경이나 이어웨어 외에도 스마트 주얼리, 스마트 의류 등에 더해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웨어러블 폼팩터가 향후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 중에서도 5G 기술 발전의 혜택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폼팩터로 손꼽히는 영역은 착용형 카메라다. 일상을 쉽게 녹화해 실시간으로 경험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웨어러블 카메라가 새로운 활용 사례와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산업용 ICT 영상 기기 ‘넥스(NEXX) 360’의 제작사 링크플로우의 김용국 대표는 “단순히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은 5G의 가치를 실감케 하는 매력적 요소가 아니다. 기존과 다른 폼팩터, 새로운 서비스가 더해졌을 때 이용자들은 5G 시대의 당위성에 공감할 수 있다”며 “앞으로 5G 커넥티드 웨어러블 360 카메라가 새로운 콘텐츠 시장을 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