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고 붙이고 휘어지고’···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시장 '주도'
‘접고 붙이고 휘어지고’···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시장 '주도'
  • 최진희 기자
  • 승인 2019.11.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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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태블릿도 세컨드 스크린 바람…차세대 폼팩터 다변화
올해 디지털 기기 출하량 전년비 3.7%↓…스마트폰 3.2% 감소
스마트폰 제조사, 디스플레이 시장에 주목…폼팩터 혁신 가속화

천편일률적이던 스마트폰 폼팩터(제품 형태)가 최근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면서 모바일 시장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 갤럭시폴드와 같이 화면이 접히는 폼팩터가 등장해 눈길을 끄는가 하면, LG전자의 V50(V50S)과 같이 액세서리 형태로 별도의 스크린을 부착하는 콘셉트가 이미 시장 한편에 안착했다. 거대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까지 동참한 이러한 동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주요 노트북 제조사들은 2개 이상의 화면을 기본 내장한 노트북을 일제히 준비하고 있다. 데스크톱 PC에 주로 구축됐던 ‘대화면 멀티스크린’ 환경이 이제 모바일 업계의 주요 차별화 전략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5G [뉴시스]

올해 전체 디지털 기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7% 감소할 전망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이중 스마트폰은 전년 대비 3.2% 감소하며, 주요 항목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타개책이 절실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현재 주목하는 대상은 ‘디스플레이’ 시장이다. 하지만 종전처럼 LCD 디스플레이를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로 교체하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다. 접이식 디스플레이, 두 개의 화면을 연결한 듀얼 스크린과 같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휴대폰의 기본 모양새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를 통해 쓰임새까지 대폭 바꾸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트너의 란짓 아트왈 책임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기존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희박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기 교체 주기가 늘어나고 있다”며, “제조사들이 폴더블 디스플레이나 듀얼 스크린처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폼팩터 차원의 혁신에 집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폴더블폰 vs 듀얼스크린폰 맞대결

1990년대 등장한 IBM의 사이먼과 노키아 9000 시리즈, 2000년대 초반에 나온 PDA폰, 2007년 선보인 아이폰 등 초기 스마트폰들은 3~4인치 내외의 화면을 탑재했다. 이후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 스마트폰 화면은 현재 거의 모든 제품에서 6인치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초기 태블릿이 7인치 화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태블릿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패블릿(폰 + 태블릿)이라는 신조어가 몇 년 전부터 회자됐던 배경이다.

화면이 커져 한 손으로 잡기도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사용자들은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더 큰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모바일 시장은 문제 해결 방안을 놓고 크게 두 개의 진영으로 가닥이 잡혔다. 두 개의 화면을 힌지(경첩)로 연결한 ‘듀얼스크린 스마트폰’과 하나의 큰 화면을 접는 ‘폴더블폰’이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이다.

듀얼스크린폰의 원조는 V50에 세컨드 스크린 액세서리를 제공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LG전자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인 ‘서피스 듀오’를 공개하며 연결형 멀티 스크린폰 진영에 가담했다.

폴더블폰 진영은 갤럭시폴드를 내놓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선두주자이며, 중국의 샤오미‧화웨이‧레노버(모토로라) 등이 여기에 속해 있다.

◇LG전자, 실용성 앞세운 ‘V50씽큐’ 북미 진출

LG전자는 스마트폰에 멀티스크린을 적용한 원조로 평가 받는다. 전통적인 스마트폰 폼팩터에 듀얼스크린을 액세서리로 출시해 실용성과 혁신성 모두 잡는다는 전략이다.

지난 5월 LG전자가 스마트폰 단말기에 화면 하나를 덧붙여 쓸 수 있는 ‘V50씽큐’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혹평이 따랐다. 하지만 제품이 출시된 뒤 2개 화면을 통해 여러 앱을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경험과 5G 상용화 초기 이동통신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이 더해지면서 좋은 반응으로 상황이 반전됐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잠정실적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부문에서 313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LG V50씽큐’ 판매 호조로 3분기에는 1860억 원 수준으로 적자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달 11일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50S 씽큐(ThinQ)를 국내에 출시하며 업그레이드된 듀얼스크린이 ‘가장 현실적인 폴더블폰’임을 강조했다. 또 듀얼스크린 기능을 ‘LG G8X 씽큐’ 모델에 적용해 북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날 LG전자 단말사업부장 이연모 전무는 “LG 듀얼스크린의 뛰어난 실용성을 앞세워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LG V50S 씽큐’ TV 광고 [뉴시스]

◇MS, 듀얼스크린 ‘서피스 듀오’로 시장 재도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새로운 서피스 라인업을 대거 공개했다. 듀얼스크린을 탑재한 스마트폰 ‘서피스 듀오’는 힌지로 연결한 5.6인치 스크린 두 개를 접고 펼 수 있는 형태다. 360도 회전되는 힌지로 연결돼 있어 안쪽과 바깥쪽 모두를 향해 접을 수 있다. 펼치면 8.3인치 수준으로 커진다. LG전자의 V50S와 유사한 형태지만 디스플레이가 고정돼 있어 탈부착은 불가능하다. 출시 시점은 2020년 연말 시즌으로 예정돼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MS가 출시한 서피스 듀오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윈도우 대신 구글 안드로이드를 서피스 듀오의 운영체재(OS)로 채용한 데다, MS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및 X박스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는 MS가 서피스 듀오를 출시하면서 LG전자의 V50 시리즈와 함께 듀얼스크린폰 시장에서 동반 상생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은 게임용으로 볼 때 시장 경쟁성이 충분하다”며 “MS가 서피스 듀오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듀얼스크린 시장의 결과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로 접이식 모바일 시장 주도

내구성 이슈로 인한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는 명실상부한 접이식 진영의 대표주자다. 특히 7.3인치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으로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인폴딩 방식은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보다 인폴딩의 곡률 반경이 작아 내구성을 확보하기가 까다롭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최상단인 화면 보호막을 베젤 아래로 넣고 힌지 구조물과 제품 본체 사이 틈을 최소화하는 한편, 힌지 상·하단 보호 캡을 새로 적용하고 디스플레이 뒷면에 메탈 층을 추가해 완성도를 높였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

미국의 IT 미디어 씨넷은 갤럭시폴드에 대해 “상업적 가치가 있는 최초의 폴더블폰”이라며 “스마트폰의 미래상을 제시했다”고 호평한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29일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에 이어 가로로 접는 새로운 폴더블 폼팩터를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9’에서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한 새 폴더블폰은 조개 모양으로 접힌다고 해서 ‘클램셸(clamshell)’이라고도 불린다. 올해 9월 출시된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세로로 접히는 형태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정혜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프레임워크R&D그룹 상무는 “갤럭시 폴드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실험하고 있는 새로운 폼팩터는 주머니에 쏙 들어갈 뿐 아니라,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때는 물론 폰을 사용하는 방식까지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새 폴더블폰은 기존 갤럭시 폴드보다는 작은 크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새 폴더블폰은 내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새 폴더블폰의 구체적인 명칭과 출시일, 사양, 가격대 등에 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샤오미, 디스플레이 내장형 사운드 시스템 적용

중국의 샤오미와 화웨이, 레노버 등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별화된 폼팩터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9월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한 5G 새 스마트폰 ‘미믹스 알파’를 공개했다. 카메라 모듈을 제외하고는 앞뒷면은 물론 옆면까지 모두 화면으로 둘러싸인 ‘서라운드 디스플레이’ 형태다. 측면 물리 버튼은 모두 제거하고 대신 측면 화면 안쪽에 배치한 압력 센서로 볼륨조절 버튼 등을 구현했다.

안테나를 비롯해 주요 부품은 세로로 길게 배치된 카메라 모듈부에 탑재했으며,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소리를 내는 디스플레이 내장형 사운드 시스템을 갖췄다.

화웨이는 ‘메이트 X’를 선보였다. 지난 2월 발표된 아웃폴딩 방식의 접이식 스마트폰은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갤럭시폴드보다 더 크고 두께는 아이패드보다 얇다. 접으면 전면 6.6인치, 후면 6.38인치이며 펼치면 8인치 크기로 확장된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품질 향상 문제로 출시가 미뤄진 상태에서 미국 제재 영향의 직격탄까지 맞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유튜브, 구글 지도 등 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글로벌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멀티스크린 노트북 잇따라 등장…2개 화면 펜 사용

디스플레이를 통한 폼팩터 혁신은 노트북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디스플레이 밑에 키보드가 자리하던 전통적인 형태를 탈피한 멀티스크린 노트북도 등장했다.

에이수스는 지난 9월 4K 세컨드 스크린을 키보드 위에 장착한 노트북 ‘젠북 프로 듀오(UX581)’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로 4K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터치스크린 패널을 이용하고 4K 스크린패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를 추가로 장착한 15인치 노트북이다.

에이수스 MB16AMT [뉴시스]

스크린패드 플러스는 키보드 바로 위에 달려 영상·사진 편집 등에 유용하다. 에이수스코리아 관계자는 “영상 편집자 등 크리에이터들로 하여금 다양한 멀티태스킹 작업을 좀 더 쉽게 구현하도록 돕는다”라고 설명했다.

레노버는 얼스크린 노트북 ‘요가북 C930’을 지난해 말 국내에 선보였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QHD(2,560x1,600) 해상도를 자랑하며,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는 키보드, 노트패드, 전자책 리더로 활용할 수 있다. 2개의 화면 모두에서 펜을 사용할 수 있다.

HP의 듀얼스크린 게임용 노트북 ‘오멘(Omen) X 2S’는 15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에 6인치 보조 화면을 더한 형태다. 게임을 하면서 보조 화면을 통해 게임에 필요한 지도나 유튜브를 볼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듀오’와 함께 듀얼스크린 태블릿 ‘서피스 네오’를 공개했다. 윈도우 10X 운영체제를 탑재한 이 태블릿PC는 화면 2개를 포갠 형태로 서피스 듀오보다는 크고 스크린을 펼쳐 360도까지 꺾을 수 있다. 한쪽 화면에 가상 키보드를 띄워서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

에이수스코리아 관계자는 “스크린을 접거나 2개의 스크린을 붙이는 새로운 카테고리가 스마트폰에서 먼저 상용화 된 후 태블릿과 노트북 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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