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현대차그룹의 광폭 행보…가속도 높여야
[김필수 칼럼] 현대차그룹의 광폭 행보…가속도 높여야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승인 2019.10.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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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br>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현대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차 업체 액티브의 합작회사 설립 협약은 미래에 대한 흐름이 얼마나 빠르게 진전되는가를 가늠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적지 않은 약 2조4천억 원의 투자금을 각자 부담하면서 매머드급 신기술을 개발 보급하자는 취지는 그 만큼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는 약 2년 전 삼성전자가 미국 오디오 및 인포테인먼트 등의 선두 주자인 하만을 9조3천억 원에 전격 인수한 사례와 같이 ‘신의 한 수’라 할 정도로 확실한 미래 방향을 잡았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최근 자동차의 방향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이라고 할 정도로 큰 변혁기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10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빨리 바뀔 정도로 기술 집적도가 높아지고 있고 자동차의 쓰임새가 크게 바뀐다는 뜻이다. 자동차의 융합적인 역할과 기술적 진전도가 획기적으로 변모하면서 미래의 자동차 세상을 누가 지배하는가도 중요한 흐름일 것이다.

기존의 글로벌 자동차 제작사들은 지난 130여 년의 역사와 같이 ‘수퍼 갑’으로서 수직 하청구조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는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그리고 카셰어링이나 라이드셰어링 등 공유경제가 융합되면서 미래의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변모하고 산업 생태계도 크게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율주행차용 라이드 센서 등 고부가가치 부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자동차용 시스템 반도체 즉 비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이 주도권을 쥘 수도 있지만, 가장 위협적인 경우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일명 ‘GAFA’ 라고 하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닷컵 기업은 미래 자동차용 소프트웨어에 큰 비용을 지불하고 SW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자동차라는 융합적인 전기전자 부품과 반도체를 움직이는 부분이 바로 인공지능을 포함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미래 수퍼 갑의 진정한 전쟁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미래 먹거리 주도권 싸움의 가장 핵심인 만큼 이종 간의 결합은 기본이고 누가 더 협력하는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미래 자동차는 융합 제품의 대표 산물인 만큼 여러 장점을 가진 기업과의 공동 투자와 연구개발, 합종연횡 등 다양한 산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규제 일변도의 포지티브 정책이 바닥에 깔려 있다 보니 국내에서 기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 저생산, 저효율, 저수익인 1고 3저가 보편화돼 있다.

그래도 친환경차 분야는 많이 따라갔으나 선진국 대비 약 90% 수준으로 평가받아 2년 정도의 격차가 있고, 자율주행차 분야는 아직은 75% 수준 정도여서 4~5년의 격차가 있다. 특히 공유경제 분야는 이해관련 단체나 정부의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7년 이상의 격차가 발생해 이미 시작된 먹거리를 놓쳐 버리는 실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현대차의 합작회사 설립은 더욱 의미 있고 반가운 단비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자율주행차 분야는 현대차 그룹의 입장에서는 기술적 격차가 선진국 대비 커서 낙후된 분야를 올릴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자금이 부족한 액티브와 자금은 있으나 해당 기술이 약한 현대차 그룹이 만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미래를 지향하는 양사의 입장에서는 융합적인 시너지가 중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시스템 반도체나 해외 공유경제 모델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각종 원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인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이번 합작회사 설립은 균형 잡힌 미래 자동차를 구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동안 진행했던 순혈주의를 버리고 혼혈주의로 본격적인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외부의 능력 있는 해외 인재 영입이나 직급 정리와 계급적인 분위기의 조직 분위기도 바뀌고 있고 모든 내외적 요소를 섞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우 바람직한 움직임이다.

특히 정의선 수석 부회장 체제로 본격 바뀌면서 이러한 면모는 힘을 받고 있고 미래의 흐름을 인지한 먹거리 확보에도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헤치고 확실한 미래 먹거리 확보라는 측면에서 최근 현대차 그룹의 행보는 크게 환영받을 만하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수준도 더욱 글로벌한 수준으로 바뀌면서 최고로 가성비 좋은 신차가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를 배려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소홀했던 중소·중견 기업과의 실질적인 상생 모델 등 다양한 선진 모델이 추가된다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미래를 약속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외 기업과의 연계는 물론, 가성비 높고 첨단 기술을 가진 국내 기업과도 새로운 움직임을 가속화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함께 협력한다면 정부도 연구개발비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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