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기업들, '플랫폼 비즈니스'로 돌파구 찾는다
글로벌 제조기업들, '플랫폼 비즈니스'로 돌파구 찾는다
  • 최진희 기자
  • 승인 2019.09.21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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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으로 경쟁 우위 시도
존디어, '마이 존디어' 플랫폼 도입…세계 1위 유지
LG경제연구원 "제조업 위기…플랫폼 비즈니스 고민해야"
[뉴시스]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플랫폼 비즈니스 기업'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1일 LG경제연구원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성장 가능성 및 기회 탐색의 일환으로 플랫폼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업체 도요타과 미국의 농업관련 중장비 제조업체 존 디어(John Deere), 미국의 전자기기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LG경제연구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성공하면서 플랫폼 형성과 유지 능력이 새로운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 전기차 '이팔레트' 선보여…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지난해 포춘 글로벌 500에서 6위를 차지한 도요타는 CES 2018에서 다목적 모듈식 전기차 '이팔레트(E-Palette)'를 선보이며 차량 제조사를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무게 중심 이동을 선언했다.

다목적 모듈식 전기차 '이팔레트'는 커넥티드‧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요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이동식 상점, 사무실, 레스토랑, 이벤트 부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도요타는 자동차(car)가 아닌 이동(mobility)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 또한 가치창출을 위해 플랫폼을 시도하고 있다.

도요타는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주축으로 모빌리티 단말과 서비스를 통합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은 도요타 빅데이터 센터에 모인 차량 속도, 위치 등 다양한 운행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형태로 공개해 서비스 혁신을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팔레트'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차량 상태, 운행 정보 등 차량 정보와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자들의 이용 데이터 등을 분석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를 이용하는 기업도, 이용자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도요타 측의 설명이다.

도요타는 '이팔레트'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 런칭을 위해 우버, 피자헛, 디디추싱, 아마존 등과 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등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뉴시스]

◇존디어, '마이 존디어' 플랫폼 도입…데이터 분석으로 효율적 운영

세계 1위의 농업관련 중장비 제조업체인 미국의 존 디어(John Deere)는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을 활용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존 디어는 농기계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농장에서 작업할 때 수집된 데이터와 기후나 토양의 질 등 외부 데이터를 같이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며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수천 개의 농장에서 온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수확량을 얻기 위해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제안하고, 기계가 언제 어디서 멈출지를 예측해 다운타임(downtime)을 최소화하는데도 활용한다.

특히 '팜사이트(farmsight)' 서비스는 농장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작물을 언제 어디에 심는 것이 좋을 지 농부가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존 디어는 이처럼 효과적으로 작물을 재배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농부에게 제공하고 농장 관리에 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전달하는 것을 주된 비즈니스 역량으로 쌓아 나갔다.

존 디어는 '마이 존디어' 플랫폼을 활성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자와 기업에 오픈해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존 디어의 시가총액은 플랫폼을 도입한 이듬해인 5년 전 310억 달러에서 올해 430억 달러로 증가했다.

◇GE, 제조업체에서 SW회사로 변신 모색…산업용 앱 생태계 구축

미국의 대표 제조업체 GE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GE는 산업인터넷 운영 플랫폼 '프레딕스'를 개발했다. 여러 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GE의 제트엔진, 가스터빈, MRI 스캐너 등의 센서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이를 통해 운영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다.

2015년에는 모든 기업에 '프레딕스'를 전면 개방함으로써 산업용 앱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앱을 빠른 시간 안에 개발해 운영할 수 있었다. 공개 이후 약 2만2000여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250개 이상 빅데이터 관련 앱을 개발했고, GE는 400곳 이상의 파트너와 협업해 생태계를 구축했다.

GE라는 거대 제조기업의 시도는 세상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GE가 올해 7월 디지털 사업부 매각 작업을 위한 투자은행 선정을 완료하면서 GE의 변신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 전환보다는 기존 모델에 단지 기술을 더한 실행에 가까웠다는 평가와 장기적인 전략 목표보다 단기 매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 등이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LG경제연구원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양면 시장이 형성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시장이 형성되더라도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기까지 기나긴 기다림이 필요하다"며 "플랫폼 비즈니스의 원리를 간과하고 출시된 지 3년 만에 매출을 따진 기존 관행으로는 플랫폼 비즈니스 전환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이는 거대 제조기업의 플랫폼 시도 실패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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