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클라우드 ‘대반격’ 시작되나…KT·네이버·NHN 불꽃 경쟁
토종 클라우드 ‘대반격’ 시작되나…KT·네이버·NHN 불꽃 경쟁
  • 최진희 기자
  • 승인 2019.09.1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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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 시장, 2022년 3조7238억으로 성장할 전망
금융 분야 추가 보호조치 조건, 외국계 IT 기업들엔 부담

하반기 공공‧금융권 클라우드 시장이 뜨겁다. KT·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HN 등 국내 IT기업들이 잇따라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 수주에 성공하며, 외국계 기업들이 선점한 클라우드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KT는 국내 최초로 목동 IDC2에 금융 전용 클라우드 존을 오픈하며 클라우드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고, NHN은 ‘토스트(TOAST)’ 브랜드로 금융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네이버에서 IT 전문기업으로 분할돼 출범한 NBP는 지난 6월 금융보안원에서 진행하는 클라우드 안정성 평가를 모두 통과하며, 공공‧금융 클라우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공공·금융 분야의 클라우드 규제가 완화되면서 토종 기업들의 진입이 가시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KT]

금융 클라우드 시장의 규제 완화로 KT와 네이버, NHN 등이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면서 금융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인터넷 환경 하에서 고정된 하드웨어에 구애받지 않고 소프트웨어 환경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자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저장방식이다. 하지만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각종 규제와 도입 장벽으로 토종 기업들의 진입이 어려워 AWS(아마존웹서비스)‧ MS 등 외국계 공룡 기업들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AWS와 MS는 지난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의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1조9407억 원에서 2조3428억 원으로 20%가량 늘었고, 2022년에는 3조7238억 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기존 국내 금융권에서는 클라우드를 인사시스템이나 홈페이지 상품안내 등 금융거래가 아닌 업무에만 한정해 이용하고, 개인신용정보 등 중요정보는 이용을 제한했었다. 또 이를 활용하려면 금융사가 전용 데이터 센터와 네트워크 등 구축형(프라이빗) 환경을 마련해야 했다.

그러다 올 1월 금융위원회가 금융권 개인신용정보와 고유식별정보도 외부 전산시설을 클라우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단행하면서 국내 기업에게도 클라우드 사업의 길이 열리게 됐다.

다만 금융보안원이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로 제시하는 기본보호조치와 추가보호조치 총 141개 항목을 준수해야 하며,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서는 금융보안원의 안정성 평가를 받고 현장실사를 통한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외국 회사들에 비해 국내 기업들은 금융당국의 금융 추가 보호조치 기준을 따르기가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외국계 기업에게는 이러한 기준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실사와 통합관제 시스템(탭장비) 서버 설치 의무 등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기본적으로 거쳐야 할 의무 조치들이 글로벌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의 금융 클라우드 시장 진출 모멘텀이 된 것은 작년에 발생했던 AWS의 장애사고도 한몫했다. 지난해 11월 22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가 장애를 일으켜 코인원, 업비트, 고팍스, 비트소닉, 코인레일 등 AWS를 사용하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피해를 입었다. 더구나 AWS 국내 법인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같이 돌발 상황 대응조치에서 한계를 보이는 등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시장서 주춤하는 사이, 국내 기업들은 한 발짝 앞서 공공·금융권 클라우드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KT, 목동 IDC 제2센터에 ‘퍼블릭 금융 클라우드’ 구축

국내 기업으로는 KT가 첫 포문을 열었다. KT는 지난 8월 ‘목동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제2센터’에 금융 전용 클라우드 존을 오픈하고 ‘퍼블릭 금융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내 첫 민간 금융 클라우드인 KEB하나은행의 ‘GLN(Global Loyalty Network) 플랫폼’과 ‘제로페이 포인트 플랫폼’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추후에는 부산의 주요 은행 핀테크 시스템 등 여러 금융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T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데이터센터부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서비스형 플랫폼‧소프트웨어(PaaS·SaaS) 서비스까지 통합 제공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KT 금융 전용 클라우드는 금융감독원의 보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 동시에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금융사의 중요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금융보안원이 안정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 보안관제 할 수 있도록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통해 신규 금융서비스 수용 적합성 심사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융권 전반에 클라우드 도입 확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KT는 금융 부문 디지털 전문 컨설팅과 규제기관 수검 지원 등 관련 서비스를 계속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5000억 원을 클라우드 사업에 투자하고 1000명에 달하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KT는 금융감독규정개정안 시행 전부터 ‘금융 전용 클라우드 보안데이터센터(FSDC)’와 프라이빗 환경 기반 보안이 강화된 ‘VPC(Virtual Private Cloud)’를 운영해 왔다. 또 전자금융 솔루션 업체인 ‘웹케시’‧‘제노솔루션’과의 협력으로 전자금융업 등록과 같은 관련 행정절차에 대한 전문 컨설팅도 지원했다. 이는 본격적인 금융 클라우드 규제 완화를 위한 시험대로, 70여 개의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이 원활히 사업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시스]

NHN, ‘토스트(TOAST)' 기반 금융 특화 서비스 제공

KB금융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NHN도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NHN은 자사 브랜드인 ‘토스트(TOAST)'를 기반으로 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 시큐어’를 적용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NHN은 공공 부문에 특화된 클라우드 ‘토스트G(TOAST G)’도 제공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을 보유한 토스트G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파스타(PaaS-TA)'와 연계되며, 공공 부문에 적합한 클라우드 도입 컨설팅과 마이그레이션(업무 서비스 이전)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

현재 NHN은 판교에 토스트 전용 데이터센터인 ‘TCC’를 두고 퍼블릭존, 토스트G존(공공), 토스트시큐어존(금융) 등을 운영 중이다.

NHN 클라우드사업그룹 김동훈 이사는 “2014년에 클라우드 시장에 첫 발을 들여놓은 이래 금융사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을 적극 공략해 금융 클라우드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포털 운영…라인업 강화

네이버의 IT 자회사로 2017년 사업을 시작한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금융 클라우드 서비스의 첫 고객사로 IBK기업은행과 협력하고,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NBP가 운영하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은 지난 6월 금융보안원에서 진행하는 클라우드 안정성 평가를 100% 충족시키며 통과해 이미 시장 진입을 예고한 상태다.

클라우드 안정성 평가는 기본 보호조치 109개 항목뿐만 아니라 금융 부문 추가 보호조치 32개 항목까지 모두 만족하는 것으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상에서 금융 서비스를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입증 받은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NBP는 금융보안원의 안전성 평가를 모두 충족한 유일한 클라우드 사업자가 됐다.

[뉴시스]

NBP는 향후 금융과 공공 영역에 집중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사업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한국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여의도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 및 ‘금융 클라우드 존’을 오픈할 예정이다.

박원기 NBP 대표는 “고객들이 보안에 대해 아무런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서 철저한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금융권 맞춤형 클라우드를 공급하고, 연중 실시간 기술 지원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NBP는 공공기관용 클라우드 포털을 따로 운영하며, 다수의 보안 인증으로 그 안전성을 검증 받았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용 상품 10종을 한 번에 선보이며, 라인업도 대폭 강화했다. 현재 한국은행, 코레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국재정정보원, 녹색기술센터 등의 공공기관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금융 클라우드 사업은 투자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외국계 인프라를 활용한 판매만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사례가 많다”며 “이러한 경우 외국계 회사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KT‧NBP 등과 같이 자체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서 약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AWS‧ MS 등 외국계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금융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의 보안 분야 규제조항을 철회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지속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AWS를 비롯해 MS, 오라클, IBM 등 외국계 기업들은 금융사와 함께 평가 절차를 밟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기업들이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면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융당국의 금융 추가 보호조치 기준을 따르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외국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보안강도가 약한 제2금융권 기업과 안정성 평가에 나서는 등 다른 방면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몇 가지 항목을 제외한 부분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W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의 경우 국산과 외산 서비스를 병행 사용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결국 기술적 우위와 서비스, 안정성 등이 성패의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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