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글로벌 공유시장 어디까지 왔나 ②차량공유 모빌리티 시장
[기획] 글로벌 공유시장 어디까지 왔나 ②차량공유 모빌리티 시장
  • 최진희 기자
  • 승인 2019.07.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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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보다 ‘공유’가 대세…국내 승차공유 시장도 걸음마 뗄까

‘소유 경제’에서 사회 공동이 공유하는 ‘공유 경제’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새로운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카셰어링과 라이드셰어링의 발달로 이어져 자동차를 사는 것보다 ‘이동’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인 모빌리티 서비스는 앞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차량공유 확산으로 2030년에는 일반소비자 자동차 구매가 현재보다 최대 연간 400만대 감소하고, 차량공유용 판매는 200만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시 나눔카 <뉴시스>

#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5년 전 구매한 자동차를 중고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자동차 보험, 주유비 등 유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자동차가 꼭 필요한 경우에는 시간당 일정 금액을 내면 자동차를 빌려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A씨는 판단했다.

최근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면서 A씨처럼 차를 소유하지 않고 꼭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카셰어링(차량 공유)과 카헤일링(차량 호출)과 같은 차량 공유 모빌리티 산업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카셰어링은 쏘카(SOCAR)처럼 같은 차를 여러 명이서 돌아가며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념이고, 카헤일링은 차량호출 서비스다. 카카오택시, 타다 등이 대표적이다.

쏘카는 사용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인근의 차량을 검색하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따라 금액을 지불하고 차량을 이용하는 서비스다.

쏘카의 자회사 VCNC의 렌터카 기반 실시간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도 차량 공유 서비스 중 하나다. 사용자가 타다에 가입하면서 결제수단을 입력하고, 이후 자신이 호출한 차량이 도착하면 탑승해서 목적지까지 가는 방식이다.

쏘카는 전국에 공유차량 1만2000여대를 보유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쏘카의 자회사 VCNC는 호출서비스 ‘타다’를 시작한 이후 6개월 만에 회원수 50만 명, 차량 1000대를 넘어섰다. 이 외에도 오는 8월 ‘차차밴’ 서비스를 시작하는 차차크리에이션을 비롯해 큐브카, ‘끌리면 타라’, ‘마카롱택시’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차량 공유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차량 구매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은 111만6851대였다.

2017년보다 2.6% 감소한 수준이다. 차량 신규 등록 수치는 2015년 117만5428대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줄고 있다. 이는 주요 구매층인 3040 세대의 차량 구매율이 저조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0대의 자동차 구매율은 2017년 대비 4.4%, 40대는 4.9%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 ‘구독경제’ 도입

디지털 시대에 구독경제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차량 공유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래 시장 대응을 위해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구독경제’를 도입했다.

구독경제는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유통 서비스다. 지난해 현대차는 정기 구독 서비스 ’제네시스 스팩트럼‘을 선보였고, 올해 1월에는 ‘현대 셀렉션’을 내놨다.

현대 셀렉션은 월 2회 신형 쏘나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 벨로스터 등 3개 차종을 골라 탈 수 있는 서비스다. 기아 자동차는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을 운영 중이다.

또한 현대캐피탈은 ‘딜카’를 운영하고 있다. 딜카는 250개 중소형 렌터카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유휴 차량을 활용한 모델이다. 지난 2017년 9월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 중소 렌터카 업체와의 상생 등을 추구하며 성장세를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KT와의 플랫폼 고도화, 신규서비스 개발 등을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차량 공유서비스의 확산 기조로 보고, 차량 수요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공유서비스가 확산되고 자동차 구매력은 떨어졌다”며 “이는 젊은 층이 자동차 구매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 PwC(PricewaterhouseCoopers)도 지난해 5개 주요 공유경제 부문의 글로벌 시장규모가 10여년 사이 대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3년 150억 달러에서 2025년 335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차량 공유서비스 부문의 성장률은 이 중 23%로 조사됐다.

코나EV 그랩 카헤일링 서비스 <뉴시스>

규제에 막힌 韓 모빌리티…국내 기업, 해외로 투자 늘린다

국내 공유차 시장의 규제로 인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대기업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SK는 2015년 쏘카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2017년 미국 1위 개인간 카셰어링 ‘투로’에, 2018년 베트남의 ‘그랩’에도 투자를 이어갔다. SK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투로 5.16%, 그랩 0.71%, 쏘카 23.87%, 풀러스 20%다.

지난해 1월 SK가 쏘카와 함께 만든 해외 법인 지분도 SK가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SK는 ‘쏘카 말레이시아’ 법인 지분 60%, 쏘카는 40%를 보유하고 있다. ‘쏘카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진출 1년 만에 현지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해 동남아시아 카헤일링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 지난 3월에는 인도 카헤일링 ‘올라’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차량 공유서비스와 관련해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공유 모델’ 선두주자인 우버는 물론, 중국에서도 새로운 공유경제 모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우버, 디디추싱, 그랩 등은 해외 대표적인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이며, 데카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데카콘은 설립 10년 내 기업가치 10조 원을 달성한 기업을 의미한다. 이들 기업들은 초고속 성장을 이루며 공유경제의 대표적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미국 투자분석업체 피치북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데카콘 1위는 기업 가치가 680억 달러(73조4400억 원)로 추산된 ‘우버’다. 지난 2009년 3월 설립된 우버는 공유경제 시스템에 IT 기술을 접목해 단기간 내 급성장을 이뤄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디추싱은 중국의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로 중국 400개 이상 도시에서 4억 명의 가입자를 두고 있다. 창립 3년 내에 기업 가치를 100억 달러 이상으로 늘린 대표적인 ‘데카콘 기업’이다. 특히 이 업체는 우버 중국지사를 인수하며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기업 가치는 560억 달러(60조4800억 원)에 이른다.

해외의 이러한 상황과 비교하면 한국의 모빌리티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유니콘 기업(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신생 기업) 261곳 중 미국 기업은 112개, 중국이 76개인 반면 한국 기업은 3개에 불과했다. 다만 한국의 인프라를 이용하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한국은 인터넷, 모바일, 5G 서비스 등 공유경제가 성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나라”라며 “공유 경제 서비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고 경제 활동 전반의 효율성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난항…신생 모빌리티 산업 포용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내 규제, 택시업계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당장 택시업계는 카카오카풀, 타다 등 일부 서비스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의 운영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등 현행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이유다.

우선 타다의 경우, 빌린 자동차를 통해 돈을 받고 운송 사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취지다. 따라서 렌터카를 사용하는 타다는 ‘위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카풀에 대해서는 ‘차량 공유서비스가 택시업계 생존을 위태롭게 한다’며 택시 수요가 감소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이다.

카풀 서비스가 출‧퇴근 시간대만 허용되는 점과 빌린 차량으로 운송 사업을 할 수 없는 법 조항 등의 규제 또한 여전히 논란의 문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차량공유서비스는 각종 규제, 택시업계 반발 등으로 아직 활성화가 쉽지 않지만,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려는 인구는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택시 사업자들이 카카오, 쏘카, 타다 등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우버, 그랩 등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국내 차량 공유업체들은 규제를 받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쏘카 <뉴시스>

택시업계와의 갈등, 규제 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가 신생 모빌리티 산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도 나온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량공유서비스를 제대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타다’와 같은 서비스는 사실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비슷한 서비스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이런 서비스들을 계속 허용하면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빌리티 산업을 포용해줘야 하는데, 다만 면허를 거둬들이는 만큼 비용을 내게 하는 것이 맞다”고 제언했다. 또 “경매방식으로 면허를 반납할 수 있도록 하고 신생 시장 진입자들이 비용을 지불하는 틀로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승용차 공동이용문화 확산을 위해 현재 4700대 수준의 ‘나눔카’를 2022년 1만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7월부터 나눔카 3기 사업을 진행한다. 3기 나눔카 출범에는 쏘카‧그린카‧딜카‧피플카 등 총 4개의 사업자가 참여한다. 시는 많은 시민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나눔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오는 2022년까지 서울시 공영주차장에 나눔카 전용구획 1000면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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