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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년 전 조선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자신의 의사를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글을 세상에 펴냈다. 한글은 그 어떤 소리도 글자로 표시할 수 있는 데다 반나절이면 쉽게 터득할 수 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런 한글이 세월이 갈수록 고생하고 있다. 그것도 남이 아닌 우리가 고생시키고 있다.시내 곳곳에 걸려 있는 간판을 보라. 우리말로도 얼마든지 표기할 수 있는데도 영어 일색이다. 신문을 보라. 한글을 읽는 건지 영어를 읽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특히 경제면은 가관이다. 한 문장에 한글보다 영어가 더 많은 경우가 허다하다. 한글을 조사로만 사용하는 문장도 수두룩하다. TV와 라디오 방송을 들어보라. 한국방송인지 영어방송인지 모를 정도로 영어가 범람하고 있다. 여기가 한국인지 영어권 국가인지 헷갈릴 정도다.좋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니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제대로 써야 할 게 아닌가. 국적 불문의 ‘콩글리시’는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잘못 쓰고 있다면 고쳐야 하는데 그럴 생각도 없어 보인다. 틀린 채 그대로 사용한다. 강심장도 이런 강심장이 없다.“우리끼리만 통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강변한다면 할 말은 없다.그렇다면 한글날은 뭐하러 있는가. 한글날을 공휴일로 제정한 것은 우리말을 사랑하자는 취지와 함께 한글뿐 아니라 외래어, 외국어를 제대로 쓸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 아니었던가.도대체 ‘아이돌 그룹’이라는 게 뭔가. 인기 있는 가수들을 칭하는 것 같은데, 영어권 국가에 가서 ‘아이돌 그룹’이라고 말해 보라, 통하는지. ‘아이돌 스타’는 또 무슨 말인가. 단어 조합도 참 잘한다.한때 휴대전화기 또는 휴대폰을 ‘핸드폰’이라고 해서 고소를 금치 못한 적이 있는데, 최근에는 ‘손전화’라는 단어가 느닷없이 등장해 어리둥절하다. 그것도 언론사들이 사용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물론 우리 국어사전에 ‘손전화’를 ‘토박이말로 만든 새말’이라고 기술되어 있지만, 실상 ‘손전화’는 북한에서 쓰는 표현이다. 우리는 그동안 ‘휴대폰’ 또는 ‘휴대전화기’로 써오지 않았던가.‘손전화’라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핸드폰’을 순우리말로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핸드폰’이 영어인가. 영어권 국가에서 ‘핸드폰’이라고 말해 보라,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북한식 표현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요즘 남북 화해 분위기에 편승해 북한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언론사들이 적지 않아 우려스럽다.얼마 전 끝난 아시아 경기대회를 전후해 남북공동 입장과 남북 단일팀 등을 포함해서 쓰는 ‘공동 진출’이라는 북한식 표현을 우리 언론사들은 여과 없이 그대로 사용했다. ‘4·27 판문점 선언문’의 영향 때문으로 보이긴 하지만,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영어를 섞어 쓰면 ‘있어’ 보이는가, 유식해 보이는가. 북한식 표현을 쓰면 참신해 보이는가. 우리말이 엄연히 있는데도 굳이 영어나 북한식 표현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세종대왕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정신없이 벌어지고 있다.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9-28 16:57

  사업자는 내부경영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절차를 개선하고 소모적인 비용을 줄여나간다. 이를 회계 측면에서 개선하고자 한다면 사업상 경비와 사업과 무관한 경비를 구분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세법에서도 무분별한 지출을 비용으로 인정하면 세수의 감소를 초래하고 공평과세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법인사업자와 일정 규모 이상의 개인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사업에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계좌를 개설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사업용 계좌’라고 한다. 이 사업용 계좌를 잘 사용하면 절세에 도움이 된다. 이번 호에서는 사업용 계좌에 대해 알아본다. 사업용 계좌는 말 그대로 사업에만 사용되는 계좌를 의미한다. 그 만큼 세법에서는 사업자에게 매출대금을 받고 사업상 경비를 지출하는 데 투명성을 요구한다. 따라서 법인사업자와 개인사업자 중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사업용 계좌를 개설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사업자는 업종별로 직전 연도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데, 그 기준은 복식부기의무자를 판단하는 기준과 같다. 개인사업자로서 도·소매업과 부동산 매매업과 같은 업종은 직전 연도 수입금액이 3억 원 이상인 경우, 제조업과 숙박업‧음식점업‧운수업‧통신업은 1억 5천만 원 이상인 경우, 부동산 임대업과 서비스업 및 보건업은 7천 5백만 원 이상인 경우에 의무적으로 사업용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사업용 계좌를 개설하면 사업과 관련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거나 공급하는 거래로써 거래대금을 금융회사 등을 통해 결제하거나 결제 받을 때, 인건비 및 임차료를 지급하거나 지급 받는 경우에 반드시 사업용 계좌를 사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복식부기의무자에 해당되면 언제 사업용 계좌를 신고해야 할까. 복식부기의무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직전연도의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한다.직전 연도의 종합소득세를 다음 해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신고납부하게 되면 자연스레 작년의 수입금액을 파악하게 된다. 종합소득세 신고납부가 완료되면 그 다음 달인 6월 30일까지 사업용 계좌를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세무사나 변호사, 의사 등과 같은 전문자격인은 사업을 개시할 때부터 복식부기의무자에 해당하므로 사업을 개시한 연도의 다음 연도 6월 30일까지 사업용 계좌를 신고하면 된다. 사업용 계좌를 개설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첫 째는 금융기관에서 사업용 계좌를 가사용과 분리하여 개설하거나, 은행 계좌를 새로 개설하지 않고 기존의 계좌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사업에 사용하는 계좌를 별도로 사용하고 있었다면 굳이 새로 개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사업용 계좌 신고서에 상호와 사업자등록번호, 대표자 또는 사업자 본인의 인적사항을 작성하고 사업용 계좌로 사용할 계좌의 은행명, 계좌번호 등을 작성해 세무서에 제출하면 신고절차가 완료된다. 추가로 사업용 계좌와 국세환급금 계좌를 겸용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통장 사본과 신분증 사본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복식부기의무자에게 사업용 계좌를 사용할 의무를 부여한 만큼, 사업용 계좌를 개설하지 않거나 개설하고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한다. 사업용 계좌를 개설하지 않거나 개설하고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미신고한 기간의 수입금액의 0.2%와 사업용 계좌 사용의무가 있는 거래금액의 0.2% 중 큰 금액을 가산세로 부과한다. 두 번째로 사업용 계좌를 개설하고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업용 계좌로 사용할 의무가 있는 금액 중 미사용한 금액의 0.2%를 가산세로 부과한다. 뿐만 아니라 사업용 계좌를 미개설한 기간에는 각종 공제·감면이 배제되며 경정사유에 해당하여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세법은 복식부기의무자에 사업용 계좌를 개설·사용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사업용 계좌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신고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여러 가지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니 꼼꼼하게 알아보고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것이 절세의 한 방법이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참프렌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9-28 16:22

추석에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라’는 뜻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 추석 명절은 조상들의 말이 무색해졌다. 그 이유는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로 빼든 ‘평화’가 고용참사, 소득양극화로 인해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 이슈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추석 전 ‘평양의 정치쇼’만으로는 집값 폭등, 세금 폭탄, 물가 급등 등에 따른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어루만질 수 없었고, 귀향을 하지 못하고 거리를 헤매는 수많은 청년 실업자들의 원성을 달랠 수 없었다.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왕조의 변천 단계를 창업(創業)·수성(守成)·경장(更張)으로 나누고 “수성을 해야 할 때 고치고 바꾸는 데 힘쓴다면, 이는 병도 없는데 약을 먹는 것과 같아서 도리어 병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경장해야 할 때 그대로 지키는 데 힘쓴다면, 이는 병에 걸렸는데도 약을 물리치는 것과 같아서 누워서 죽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라고 갈파했다. 그 시대에 힘써야 할 일(時務시무)은 순서가 있기 때문에 수성을 해야 할 때 경장을 하고 경장을 해야 할 때 수성을 하면 나라가 쇠망(衰亡)에 이른다는 가르침이다. 통계청은 지난 8월 ‘고용동향’ 발표에서 “고용증가가 연간 30만명은 돼야 하는데 5000명밖에 안 늘어났으며, 출산율이 0.97명으로 세계 최저로 추락했고, 1분위(하위 20% 계층)와 5분위(상위 20%) 간 소득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는 비보(悲報)를 전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앞으로 5년간 매서운 취업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근거 없는 ‘소득주도성장’을 부각시켜 경제운용에 실패했고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 최저임금이 2년간 29%나 급격히 인상되었다. 최저임금 올리고 근로시간 줄이고 정규직화하면 일자리를 가진 사람에게 유리하다. 당연히 일자리를 새로 창출하는 것과 관계가 없는 사술(詐術)의 정책인 것이다. 일본과 독일은 대기업 대 중소기업 급여가 100대80~85인데 한국은 53% 수준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영여건 개선이 우선인데,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금만 올리다 보니 결과는 폐업이나 감원으로 연결되어 일자리를 없애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올 중소기업·자영업자·소상공인 부담을 과소평가한 결과다. 이는 율곡 선생이 갈파한 “수성을 해야 할 때 경장을 하면, 이는 병도 없는데 약을 먹는 것과 같아서 도리어 병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라는 지적과 정확히 일치한다. 만시지판(晩時之歎)의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하고 지역별·업종별 차별화도 해야 한다. 월급 150만원 이하 받는 비정규직 700만명과 자영업자 700만명의 소득수준을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일자리를 우선하는 소득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내수가 위축된다. 또한 주 52시간 근무제도 업종별로 탄력적으로 적용하도록 수정해야 하며, ‘임금피크제’도 노사 자율에 맡길 게 아니라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고용 상황을 비교해 보자. 일본은 대기업 노조가 유사 업종의 중소기업보다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다. 일본은 한사람이 1.65개의 일자리를 놓고 저울질하는데 반해, 한국은 100명이 65개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일자리가 늘어나는 추세가 뚜렷해진 뒤에야 고용의 질에 신경을 썼는데 반해, 한국은 일자리가 줄어드는데 고용의 질을 좋게 한다며 임금을 올리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반(反)시장 정책을 펴고 있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논문에서 “한국은 대·중소기업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향후 청년실업률 상승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청년 일자리에 대해서는 정책 궤도의 전환이 필요하다. 청년은 대기업으로 몰리지만 일자리의 90%는 중견·중소기업이 만든다. 노동시간은 줄어들고 임금은 높아지는데 중소기업이 활성화될 수 없고 스타트업이 활발할 리도 없다. 따라서 정부는 선(先) 중소기업 활성화, 후(後)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정책방향을 재설정하고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제때 잡지 못하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해야 한다. 대학생들은 졸업을 유예하고 9학기 이상을 대학에 적을 두고 있고, 40만명이 넘는 공시족(公試族)들이 9급 공무원시험 준비에 젊음을 낭비하고 있다. 한반도의 평화는 경제와 민생이 뒷받침될 때 보장된다. 고로 청년실업 문제의 해결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오피니언/피플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2018-09-28 09:42

모처럼 온 집안이 모여 햅쌀밥과 백과를 차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저녁에는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 아래 보름달 같은 둥근 마음으로 정담을 나누는 추석 명절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라’는 말을 매년 보름달을 보면서 실감한다. 그러나 올해는 유난히도 ‘추석 같지 않은 추석’ 느낌이다. 추석 얘길 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 보이고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이토록 실감나지 않은 경우가 없었지 싶다. 살기가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사람을 좀처럼 볼 수가 없어 인심도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정권 출범 초기 80%대까지 치솟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조사에서는 30% 가까이나 떨어졌다. 여러 요인들이 있겠으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우리나라 사업체 중 84%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조지 부시의 위세는 대단해서 재선은 떼 놓은 당상인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도전자 빌 클린턴은 판세를 뒤집기 위해 ‘신의 한 수’ 같은 선거 슬로건을 만들어 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인지도에서 부시에 한참 뒤처져 있던 클린턴은 부시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인한 불경기의 장기화를 이 슬로건으로 집중 공략해 마침내 대선에서 승리를 따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도 ‘미국 우선’이라는 경제 슬로건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을 꺾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7년 우리나라 대선에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친 후보자에게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줬던 것과 같다. 올 추석이 추석 같지 않다는 이유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규모가 좀 크다고 하는 기업들의 자금 사정 또한 나아진 게 없다. 길어지는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추석 상여금은 엄두도 못 내고 임금조차 밀린 업체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9월 전망치가 92.2로 지난 10년간 추석 있는 달의 경기 전망치 중 가장 낮아 추석 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가 치솟는 청년 실업률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 공무원 채용을 확대했으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族)’을 늘게 해 오히려 청년 실업률을 더 높이는 아이러니를 빚고 있기도 하다. 마구 늘린 공무원 탓에 출근도 않고 월급을 타는 ‘유령 공무원’이 21만 명인 아르헨티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하는데도 정부는 공무원을 늘리는 정책을 밀어붙여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또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오락가락 번복되는 사례가 많아 국민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지방 집값만 잡는 정책으로 양극화만 더 키웠다는 통계도 있다. 개발을 앞세워 돈을 돌게 하는 방법론과 소득을 늘려서 돈을 돌게 한다는 정부의 방법론으로 소모적 논쟁을 벌여야 하는 국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한가위 추석(秋夕)이 아니라 ‘근심하는 가을(秋 ? )’이 되지나 않을까 마음이 무겁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9-18 10:35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4월 27일 판문점 회담에서 채택한 ‘판문점 선언’을 국회가 비준 동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선언은 다음 여섯 가지 이유로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첫째, 그동안 남북 정상 간의 선언들은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은 적이 없다는 데서 새삼 비준 동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 김대중·김정일의 2000년 ‘6.15 공동선언’과 노무현·김정일의 2007년 ‘10.4 선언’도 국회 비준 동의를 받지 못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둘째, 판문점 선언은 국회 비준 동의 감이 되지 못한다. 헌법 60조는 외국과의 ‘조약’이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한해 국회 비준 동의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판문점 선언은 ‘조약’이 아니고 선언으로 그쳤으므로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특히 판문점 선언은 문재인·김정은이 2시간 10분의 간단한 회담만으로 급조한 문서라는 데서 국회 비준 동의를 받기엔 가볍고 문제가 많다. 셋째, 판문점 선언은 청와대 측이 제시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 비용 추계가 축소되는 등 정직하지 않다는 데서 비준 동의돼선 아니 된다. 금융위원회는 철도·도로 인프라 투자비용을 126조 원으로, 미래에셋은 112조 원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4천712억 원의 1년치 예산만을 제시했다. 소요 예산을 터무니없이 줄여 국민의 반발을 막으려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그밖에도 철도·도로 연결·현대화 사업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대상임을 주목해야 한다. 청와대는 이 사업이 유엔 제재가 해제된 뒤에나 착수 가능한 대상인데도 국회부터 먼저 비준하라고 압박한다. 국회를 집권자의 들러리로 간주하는 권위주의적 발상이다.  넷째, 판문점 선언은 북한에 퍼주기를 약속한 문서이므로 국회 비준 동의 전 국민의 여론 수렴과 합의가 요구된다. 판문점 선언은 1항 (6)에서 10.4 선언 합의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대북 퍼주기 문서다. 10.4 선언 합의 추진 사업엔 14조 원이 소요되고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엔 1백조 이상의 비용이 든다는 계산도 있다고 했다. 그토록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대북 퍼주기는 국회 비준 동의에 앞서 국민의 여론수렴과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다섯째, 북한은 그동안 남한과 발표한 합의서들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모두 유린했다는 데서 판문점 선언을 국회가 비준 동의해선 안 된다. 북한은 1972년 남북 7.4공동성명을 채택한 후 남북 불가침·교류 협력 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6.15 공동선언, 10.4 선언 등을 발표했지만 하나도 준수한 바 없다. 그 밖에도 미·북제네바핵합의와 6자회담의 3개 합의서들도 지킨 적 없다. 북한은 40여 년 동안 합의사항들을 모두 짓밟은 전과자다. 판문점 선언도 김정은에 의해 언제 파괴될지 모른다는 데서 국회가 서둘러 비준할 필요는 없다. 여섯째, 판문점 선언은 우리 국민이 기대했던 수준에 한참 못 미친 탓에 국회가 비준 동의해선 안 된다. 모든 국민들은 판문점 선언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 핵폐기 시간과 방법 등 구체적으로 명기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 선언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것으로 그쳤다. 비핵화 언급엔 전체 선언문 2200여 자 중 단지 36자로 끝났다. 판문점 선언은 국민의 비핵화 기대를 저버렸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판문점 선언은 감히 국회 비준 동의를 요구할 수 없다. 이 선언은 남북적대행위중지·종전선언·평화협정 등을 내세워 비핵화에서 빠져나가려는 김정은의 기만 책동에 문 대통령이 끌려간 데 불과하다. 판문점 선언은 결코 비준 동의를 받을 감이 되지 못한다.■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9-14 22:41

모처럼 온 집안이 모여 햅쌀밥과 백과를 차려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저녁에는 쟁반같이 둥근 보름달 아래 보름달 같은 둥근 마음으로 정담을 나누는 추석 명절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라’는 말을 매년 보름달을 보면서 실감한다. 그러나 올해는 유난히도 ‘추석 같지 않은 추석’ 느낌이다. 추석 얘길 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 보이고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이토록 실감나지 않은 경우가 없었지 싶다. 살기가 예전보다 좋아졌다는 사람을 좀처럼 볼 수가 없어 인심도 갈수록 험해지고 있다.정권 출범 초기 80%대까지 치솟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조사에서는 30% 가까이나 떨어졌다. 여러 요인들이 있겠으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우리나라 사업체 중 84%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조지 부시의 위세는 대단해서 재선은 떼 놓은 당상인 것처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도전자 빌 클린턴은 판세를 뒤집기 위해 ‘신의 한 수’ 같은 선거 슬로건을 만들어 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인지도에서 부시에 한참 뒤처져 있던 클린턴은 부시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인한 불경기의 장기화를 이 슬로건으로 집중 공략해 마침내 대선에서 승리를 따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도 ‘미국 우선’이라는 경제 슬로건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을 꺾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2007년 우리나라 대선에서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친 후보자에게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줬던 것과 같다. 올 추석이 추석 같지 않다는 이유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뿐 아니라 규모가 좀 크다고 하는 기업들의 자금 사정 또한 나아진 게 없다. 길어지는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추석 상여금은 엄두도 못 내고 임금조차 밀린 업체가 적지 않다고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에 따르면 9월 전망치가 92.2로 지난 10년간 추석 있는 달의 경기 전망치 중 가장 낮아 추석 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가 치솟는 청년 실업률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 공무원 채용을 확대했으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족(族)’을 늘게 해 오히려 청년 실업률을 더 높이는 아이러니를 빚고 있기도 하다. 마구 늘린 공무원 탓에 출근도 않고 월급을 타는 ‘유령 공무원’이 21만 명인 아르헨티나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하는데도 정부는 공무원을 늘리는 정책을 밀어붙여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또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오락가락 번복되는 사례가 많아 국민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지방 집값만 잡는 정책으로 양극화만 더 키웠다는 통계도 있다. 개발을 앞세워 돈을 돌게 하는 방법론과 소득을 늘려서 돈을 돌게 한다는 정부의 방법론으로 소모적 논쟁을 벌여야 하는 국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한가위 추석(秋夕)이 아니라 ‘근심하는 가을(秋 ? )’이 되지나 않을까 마음이 무겁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9-14 22:40

사업을 꾸준하게 성장시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와 시스템의 효율성 증대 등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돼야 한다. 그러나 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수입 증대와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회계장부 작성이 필요하다. 회계장부 작성은 세법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가에서는 적정한 세수의 확보와 공평과세를 실현하기 위해 업종별로 그 수입금액 규모에 따라 신고방법과 기장의무를 정하고 있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가산세가 부과된다. 이번 호에서는 사업자의 기장 의무에 대해 알아본다. 장부라 하면 차변과 대변을 나누어 작성하는 것만 생각할 수 있지만, 세법에서는 ‘간편장부’와 ‘복식부기’ 2가지 방법이 있다. 간편장부란 단일장부에 거래가 생기는 날짜 순서대로 매출액과 지출에 관련된 사항을 적는 장부를 말한다. 복식부기는 차변과 대변을 나누어 자산과 부채, 손익의 증감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복식부기는 간편장부 보다 어느 정도 회계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에게만 의무적으로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업종별로 직전 연도 수입금액 규모가 도·소매업 또는 부동산 매매업의 경우 3억 원 이상 제조업이나 음식점업, 운수업, 통신업의 경우 1억 5천만 원 이상, 부동산임대업 또는 서비스업, 보건업의 경우 7천 5백만 원 이상이면 복식부기로 장부를 작성해야 한다. 다만 법인과 변호사나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 사업자는 수입금액과 관계없이 복식부기로 장부를 작성해야 한다. 간편장부 대상자인지 복식부기 의무자인지에 따라 종합소득세 신고방법도 달라진다. 간편 장부대상자는 종합소득세 신고서, 각종 소득공제, 세액공제 명세서를 작성하고, 간편 장부 소득금액 계산서와 총수입금액, 필요경비명세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반면 복식부기 의무자는 차변과 대변으로 나누어 장부를 작성하고, 회계연도 말에는 결산절차가 있으므로 기본적인 종합소득세 신고서류 외에 표준대차대조표, 표준손익계산서, 표준합계 잔액시산표를 추가로 첨부해야 한다. 만약 기장의무에 맞지 않게 신고를 하면 사업소득 산출세액의 20%를 가산세로 내야 한다. 또한 간편장부 대상자 중 직전연도 수입금액이 4천 8백만 원에 미달하거나 신규로 사업을 개시한 자는 영세한 사업자로 구분해 기장의무를 면제하므로 장부 작성을 하지 않아도 가산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부가가치세에서 직전연도 매출액이 4천 8백만 원에 미달되면 간이과세자로서 세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다면 장부 작성 시 세법상 이점은 무엇일까.사업을 하다 보면 호황기가 있으면 불황기도 있다. 불황기에는 비용이 수입을 초과해 결손이 날 수도 있다. 이때 장부를 작성하면 결손금이 다른 종합소득금액(이자, 배당, 근로, 연금, 기타)에서 차감해 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손금이 남는다면 10년 이내의 범위에서 다음 연도로 이월해 차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장부를 작성한 사업자는 결손금으로 호황기 때 소득금액을 줄여서 절세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점은 간편 장부대상자가 간편 장부로 신고하지 않고 복식부기로 신고하면 100만 원의 범위에서 사업소득 산출세액의 20%를 세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장부작성은 사업할 때도 중요하지만, 세금계산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본인의 기장 의무와 장부 작성에 따른 이점을 꼼꼼히 따져서 챙기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이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참프렌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9-14 16:46

올 여름의 역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초열대야에서 보듯이 지구온난화가 인류를 기후 수렁으로 내몰고 있다. 태풍·홍수·가뭄 등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구의 기후변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엔은 “오는 2030년이면 세계경제에 2조 달러 규모의 생산성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세계은행도 “2050년까지 1억4000만 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지난 2009년 기후협상이 결렬된 덴마크 코펜하겐회의 이후 파리기후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체결 국가들의 합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체결국의 3분의 1만 이행을 약속한 상태이다. 그동안 체결 국가들은 탄소배출 감소에 필요한 비용조달 방법과 배출량 산출규정 합의를 놓고 이견을 보여 왔다. 특히 미개발국들의 탄소배출 감소를 돕기 위한 연 1000억 달러 규모비용을 누가 제공하느냐가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이처럼 난제 중의 난제인 세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대표적인 정치인이 엘 고어 전 미국부통령이다. 엘 고어는 1992년 미 부통령 취임 이후 1997년 ‘교토의정서’를 주도하고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와 국립공원 확대 등을 주장했으며, 퇴임 후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을 제작해 지구환경 위기를 경고하는 등 환경운동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세계가 지구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기에 더해 탈(脫)원전 논란에 따른 전력수급,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당이 탈원전 반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코레일 사장 출신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무분별한 탈원전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독일 만하임대 경영학 박사로 국회 원전수출포럼을 이끄는 ‘에너지통(通)’인 최 의원은 독일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 블랙아웃:독일의 경고-탈원전의 재앙》 책을 출간하면서 탈원전 반대 전도사로 나섰다. 최 의원은 20여년 가까이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에너지전환정책을 추진해 온 독일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독일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36%로 온실가스 배출이 프랑스보다 2배나 많고,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2000년 이후 109% 올라 유럽 평균보다 50% 이상 비싸고, 우리나라보다 2.8배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 의원은 “인공지능(AI)이나 전기차,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은 막대한 전기가 사용된다”며 “원전을 포기하면 안정적 전기 공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탈원전 정책은 곧 4차산업혁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하라고 했더니 대한민국 원전만 CVID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생에너지 위주의 에너지 정책은 필연적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수반하게 되고 그 결과 서민경제는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따라서 원전 발전을 과도하게 억제하기 보다는 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면서 점진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도 전기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목표가 돼야 한다. 때문에 정부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라는 목표의 속도조절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난 70년 간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란 성공신화를 써왔다. 학자들은 그 동인(動因)으로 건국의 선각자들이 선택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정치지도자들의 미래지향적 비전(통찰력), ‘하면 된다’는 ‘can do정신’ 그리고 국민의 투철한 안보의식을 주저 없이 꼽는다. 앞에서 거론한 엘 고어나 최연혜 의원의 사례를 떠나서라도 정치인들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으로 국정을 이끌어야 한다. ‘탈원전 정책’은 편향된 정치적 이념의 산물이다. 잘못하면 국가의 미래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성공신화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릴 수 있다. 4차 산업의 승패는 지속가능한 값싼 에너지를 확보하는 ‘에너지 안보’에 달려 있다. 현 정부가 주장하는 친(親)환경이란 대의에 원전이 결코 배치되지 않는다. 최연혜 의원은 “에너지 정책은 5년, 10년 후에 그 결과가 나타난다”며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대한민국의 블랙아웃을 예고하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주장한 독일의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정책실패’ 사례를 정부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오피니언/피플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2018-09-14 13:31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한여름 어느 날, 60대 중반인 지인과 점심 식사를 같이 한 후 함께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었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시원한 생수를 지인에게 건네는 게 아닌가. 사무실로 돌아온 후 그 지인에게 물어보았다. “생면부지의 아주머니가 왜 생수를 주던가요?” “내가 부처상이라 그랬다는군요.”사실 그 지인은 누가 봐도 부처 같은 용모를 지니고 있다. 용모만 그런 게 아니다. 실제로 그는 남들에게 잘 베푼다. 사람을 가리지도 않는다. 전화도 참 많이 걸려온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이 부탁하는 전화다. 사람 좋은 지인은 그 부탁들을 다 들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손해 보는 일도 많다. 그래도 그는 괜찮다고 한다. “베푸는 게 낫지요.” 그에게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향기가 느껴진다.그는 종교의 가르침인 내려놓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았다. 남에게 베푸는 것으로 그는 내려놓음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비슷한 시기, 필자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퇴근시간이라 열차 안은 승객들로 매우 북적거렸다. 자리에 앉아서 간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금방 자리가 생겼다. 바로 앞에 앉아 있던 승객이 내렸기 때문이다. 운이 좋았다.그러나 그 행운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휴대폰을 보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바로 앞 옆에 8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왔다. 누가 봐도 시골에서 갓 올라온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할아버지 앞에는 한 아주머니가 연신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전도사님” “집사님” 하는 걸 보니 교회 구역장인 듯했다. 전화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아주머니는 끝내 그 할아버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아주머니가 결코 일어날 의지가 없음을 확인한 필자는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부처상의 지인과는 달리 교회 구역장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예수의 가르침인 내려놓는 방법을 아직은 터득하지 못한 것 같았다. 아직은 베풂과 내려놓음이 동의어인 줄 모르는 듯했다.오해하지 마시라. 필자는 지금 특정 종교를 폄훼하려는 게 아니다. 종교의 본질을 설명하면서 예를 들다 보니 어쩌다 그렇게 됐을 뿐이다.신자들의 영혼을 치료해야 할 종교 지도자들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수 개월간 친자 의혹 등으로 퇴진 압박을 받아온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전격 사퇴했다고 한다. 사퇴 날짜를 번복했다가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되자 원로회의 인준을 하루 앞두고 “산중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떠났단다.기독교 대형교회인 명성교회도 부자 세습 문제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청빙되면서 부자세습 논란이 일었는데, 최근 총회 재판국이 김 목사 손을 들어주자 청빙결의 무효표를 던진 재판국원 7명 중 6명이 사임서를 제출하는 등 큰 후폭풍이 일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교회로 꼽히는 소망교회의 김지철 목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세습 논란을 일으킨 김삼환 목사에게 “교단을 떠나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왜 이런 일들이 속세와는 구별된 종교계에서 일어날까.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반대말로 ‘노블레스 말라드(noblesse malade)’라는 게 있다. ‘병들고 부패한 귀족’이라는 뜻이다. 그 악취가 정치계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계, 문화계 등 도처에서 진동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향기가 ‘방향제’ 역할을 해주고는 있지만, ‘노블레스 말라드’의 악취가 신성하고 깨끗해야할 종교계에까지 스멀스멀 스며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9-11 07:56

더불어민주당은 8월31일 충남 예산에서 워크숍(강습회)을 열어 당(黨)·청(靑) 결속을 주문하고 “100일 전투”를 독려하였다. 이 워크숍에는 소속 의원 129명 중 125명이 대거 참가했다. 여기서 홍영표 원내대표는 앞으로 정기국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에 보수 진영의 공세로 치열한 ‘100일 전투‘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을 역설했다.다음 날인 9월 1일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당·청·정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9.1 청와대 “전원회의”에는 당·정·청 주요 인사들을 거의 전부 집결시켜 200여명에 달했다. 8월 30일 개각으로 곧 떠날 5명의 장관들까지 모두 참석시키는 등 처음 보는 전체 동원령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당·정·청이 “공동 운명체가 되지 않으면 (정책 목표를) 해내기 어렵다.”며 여당과 정부의 결속을 거듭 역설했다. 이어 그는 “강력하고 지속적인 적폐 청산”을 다짐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그 토대 위에서 한반도 경제공동체라는 신경제 지도를 그리겠다.”고도 했다.   8.31 민주당 워크숍과 9.1 당·정·청 “전원회의”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있음을 엿보게 한다. 문 정권의 위기는 낡은 좌편향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일자리 참사”로 빚어졌다. 최저임금 과대인상 및 주 52시간 근무제 축소로 소상공인마저 파산상태로 내몰았다. 8월29일 식당·편의점·PC방 업주 등 소상공인 3만여 명(주최 측 추산)은 가게 문을 닫고 장대비 속에 서울 광화문에 집결해 삭발하는 등 불복종 시위를 벌였다. 생계를 위협받게 된 소상공인들의 분노는 최초로 집단적인 시위에 나설 정도로 하늘을 찌를 듯하다. 문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도 집권 초기 84%에서 53%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문 대통령 지지율은 좌편향 운동권 도그마(독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득주도 성장”에 매달리며 김정은에게 비위맞춰주는 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문 대통령과 당·정·청이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건 8.31 워크숍과 9.1 당·정·청 전원회의에서 “공동 운명체”를 강조하고 “치열한 100일 투쟁”을 독려한 데서도 드러났다. 문 대통령이 “공동 운명체”를 띄운 것은 혼자 살려고 숨지 말고 “공동 운명체”로 모두 나서야 함을 강조하기 위한데  있었다. 그 밖에도 청와대는 단합을 과시하기 위해 퇴임하는 장관들까지 전례 없이 불러 모아 세를 과시했다. 오죽 위기의식에 빠졌으면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동원했겠느냐는 감을 금할 수 없다. 북한 독재권력의 동원령을 상기케 했다.그 밖에도 “100일 전투” 독려는 북한의 “100일 전투” 슬로건을 연상케 했다. 청와대도 9.1 당·정·청 전체회의를 “전원회의”라며 북한 용어를 따랐다. 북한에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민주여성동맹 전원회의” 등 “전원회의”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경제공동체”를 “그리겠다”면서 언어공동체부터 그리기 위해 북한 용어를 따라가는 느낌이다. 김정은을 기쁘게 하기 위해 선택한 용어가 아닌가 싶어 걱정된다. “김정은의 기쁨조”라는 외마디 소리가 터져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과 청와대의 “100일 전투” “전원회의” 용어 구사는 북한처럼 살벌한 구호를 통해 소속원들을 긴장시키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그러나 북한 용어 구사는 집권 세력이 아직까지도 1970-80년대의 낡은 운동권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반영한다. “일자리 참사”와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100일 전투”를 외치고 당·정·청 사람들을 동원해 “전원회의”를 연다고 해서 개선되지 않는다.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적폐 청산” 구호 반복으로도 “일자리 참사”는 해결할 수 없다. 먼저 좌편향 운동권 의식과 “소득주도 성장”부터 씻어내야 한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9-07 20:04

우리 대법원의 대법정 입구에는 ‘정의의 여신상’이 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저울은 공명정대함을, 왼손에 들고 있는 법전은 엄격한 법 집행을 상징한다. 언필칭 판사를 국민을 보호할 ‘최후의 보루’라고 표현했다. 그래서 판사는 힘없는 국민들에게 한없는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되어 왔다.그랬던 판사들이 최근 들어 그 위상이 땅에 떨어져 판사가 아닌 ‘판새(판사새X)’라는 비속어로 비아냥댐을 들어야 하는 지경까지 돼 버렸다. 이 같은 비아냥거림은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45)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절정에 달했다. 그를 비판하는 국민들은 박 판사가 올 3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바로 발부한 사실을 들이댔다. ‘이중잣대’가 아니냐는 것이다. 박 판사는 김경수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로 공모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인멸 가능성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 직업 등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었다. 그러자 국민들은 박 판사가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심사 때는 검찰이 적용한 혐의와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없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어 영장을 발부했느냐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살아있는 권력은 무죄(生權無罪), 죽은 권력은 유죄(死權有罪)’라는 주장이다. 또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하루아침에 영웅으로 떠받들어지고,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에게 집행유예 선고를 내린 판사는 ‘국민적 공분’의 대상으로 낙인찍히고, 비서 성폭력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자 여성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확산되는 사태를 개탄하는 소리가 높다.  판사들 입에서 “판사 노릇하기 정말 힘들다”라는 탄식이 나올만하다.그러나 그 같은 푸념을 하기 전에 판사들은 먼저 자신들을 되돌아봐야 한다. 목적에 맞춰 법의 의미를 축소 또는 과장한 일은 없었는지, 궤변으로 법을 왜곡하지는 않았는지, 동일한 사안에 ‘이중잣대’를 들이대지는 않았는지를 말이다. 이런 것들에서 자유로운 판사에게 ‘판새’라며 비아냥댈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한때 ‘튀는 판결’로 세간의 화제가 된 판사가 있었다. 그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했고,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또 예비군 훈련에 불참해 벌금 100만 원을 구형받은 피고인에게는 오히려 4개월의 징역형을 내리고, 억대 내기골프를 한 기업인들에게 도박 무죄 선고를 내렸다.그런 판결을 한 이유에 대해 “내 판결이 튀었다면 항소심에서 많이 뒤집혔을 텐데 상급심에서 변경된 것은 10% 안쪽이다. 판사가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다 내린 결론에 대해 튀는 게 두려워서 소신을 접어버리는 것이 옳다고 보느냐”고 당당하게 말했다. ‘국민정서는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법리만 따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사법부는 법을 적용하는 곳이다. 다수결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법이 정서에 어긋난다면 법을 고쳐야 옳다”고 말했다.다른 나라 ‘정의의 여신상’에는 두건으로 두 눈이 가려져 있다. 학연, 지연, 혈연 등 그 어떤 유혹에도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의의 여신상’은 두 눈을 뜨고 있는 것이 눈을 부릅뜨고 정확히 판결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9-07 20:01

사업을 하다 보면 경영 악화나 사업장의 이전, 새로운 사업의 개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하던 사업을 타인에게 양도할 때가 있다. 사업을 양도하게 되면 양수인에게 주요 거래처와 종업원뿐 만 아니라 사업용 자산도 양도하게 된다. 이럴 경우, 사업을 하면서 쓰다 남은 재고품이나 사업에 쓰던 재산을 인계하면 여기도 세금이 부과된다. 사업에 사용하던 건물과 비품, 자동차 등은 부가가치세법상 과세재화에 해당해 양수인으로부터 부가가치세를 징수해 납부하든지, 아니면 포괄양도‧양수를 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사업의 포괄양수도에 대해서 알아본다. 사업을 하게 되면 인적‧물적으로 다양한 자산과 부채들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건물과 비품, 자동차 등은 부가가치세법상 과세재화다. 과세재화를 타인에게 양도하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부가가치세를 징수해 납부하면 양수자는 거래징수 받은 후 부가가치세를 공제받는다. 사업장의 양도는 사실상 동일한 사업에서 경영 주체만 교체되는 과정인데, 세금까지 납부해야 돼서 양도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절차다. 또한 양수인 입장에서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환급받게 되어 자금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때문에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양수인이 승계하면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아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가 없도록 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것이 사업장의 포괄양도‧양수이다. 하지만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돼야 하고 양도인과 양수인의 과세유형이 같아야 한다는 조건에도 합당해야 한다. 반면 사업의 일부 자산만 양도하는 경우에는 이 규정을 적용받지 못한다. 포괄양수도는 기존의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는 재화에 대해서 사업 양도의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부가가치세 납부의무가 면제돼 포괄양수도라는 근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또 사업 양도계약서를 작성할 때 사업장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양도‧양수한다는 내용의 포괄양수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다만 개별 자산에 대한 매매계약서가 있으면 그 계약서에 포괄양수도라는 내용을 기재해도 된다. 포괄양수도 계약서가 준비되면, 양도자는 폐업 후 관할 세무서에 폐업신고를 할 때 신고서의 폐업사유에 ‘양도‧양수’란을 체크하고, 사업양도내용에 양수인의 사업자등록번호나 주민등록번호를 기입한 후, 앞서 작성한 포괄양수도 계약서와 함께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 사업의 양도는 요건과 절차를 지키면 별도의 부가가치세 부담 없이 사업을 승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의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시킨다는 의미가 다소 모호한 면이 있기 때문에 양도하려는 자산이나 부채가 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실무적으로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부가가치세법에서는 매입자 대리납부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 제도는 사업의 포괄양도에 해당해 재화의 공급이 아님에도 매입자가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금액을 사업 양도자에게 지급하고,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뒤 부가가치세 신고 때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을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사업의 포괄양수도 제도는 사업 양도자와 양수자 모두에게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양도와 절차상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내용을 잘 파악해서 진행하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이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참프렌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9-07 18:24

문재인 대통령은 황수경 통계청장을 8월 26일 전격 해임하고 후임으로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했다. 통계청은 국가의 여러 통계지표를 조사하고 발표한다. 통계 기능만 수행하고 정책 결정과는 관계없다. 그래서 통계청장 자리는 권력의 간섭 없이 대체로 임기 2년이 보장된다. 그러나 황 청장은 1년 1개월 만에 쫓겨났다. 통계청처럼 비관적인 경제동향을 있는 그대로 발표하는 한국은행 총재의 자리도 불안하지 않을까 싶다.통계청의 한 직원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황 청장을 경질한 것은 통계청의 업무 결과가 (청와대) 마음에 안 들었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정책 부서장이 아닌 통계청장에게 경제지표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반발했다. 이 직원의 반발대로 통계청장 경질은 집권 세력의 마음에 들지 않은데 대한 징벌로 보인다. 전제군주 시절 폭군이 불리한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한 밀사(密使)의 목을 벤 거나 다름없다. 통계지수를 조작하며 “사회주의 지상 낙원”이라고 선전하는 북한 김정은 독재 권력도 아닌 자유 민주 체제 대한민국으로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지난 5월 통계청은 올 1분기 중 “하위 20%의 소득이 역대 최고치인 8% 감소했고 양극화 지수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참사’ 현실을 반영한 통계청 자료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하위계층 소득 증대를 위해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도리어 하위계층의 수입을 감소시켰다는 실상을 입증한 수치였다. 문 정권에는 불리한 통계 발표였다.여기에 청와대는 통계청의 경제지표 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5월 강신욱 보건사회연구원 소득보장정책연구실장에게 재조사토록 지시했다. 강 실장은 노동연구원 관계자와 함께 재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뒤집었다. 문 대통령은 “90% 효과” 보고대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공언, 많은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그 후 3개월 만에 문 대통령은 강 실장을 통계청장으로 발탁했다. 문 대통령의 강 청장 임명은 통계자료를 ‘“맞춤형 통계” “통계자료 재가공”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통계청 공무원노조는 “통계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무너트리는 어리석은 조치”라고 항의했다.문 대통령은 황 청장을 내쫓을 게 아니라 나쁜 경제상황을 빚어낸 ‘소득주도 성장’ 경제팀을 경질했어야 옳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계속 ‘소득주도 성장’ 세력을 싸고돈다. 미국의 1930년대 초 대공황 때 허버트 후버 대통령의 고집을 연상케 한다.  미국의 대공황은 1929년 10월 뉴욕 증시가 한 달 동안 무려 37.5%나 폭락하면서 시작됐다. 그런데도 당시 후버 대통령은 고전적 자본주의 이론인 자유방임주의(Leissez-faire)에 갇혀 대공황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며 불간섭 원칙을 고수했다. 그의 고집으로 인해 1932년 미국의 실업률은 25%로 악화되어갔다. 시카고에선 굶주린 사람들이 30여 명씩 떼지어 식당 쓰레기통 주변에서 기다리다 쓰레기통이 나오면 서로 달려가 먹다 남은 음식물을 건져가 끼니를 때웠다. 하지만 그의 후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1933년 존 메이너드 케인즈의 ‘유효수요 창출 이론’을 과감히 받아들여 대공황을 극복해 갔다.문 대통령도 후버처럼 낡은 이념에 포로가 되어 고집만 피우지 말고 새로운 상황에 과감히 적응해야 만이 ‘일자리 참사’를 극복할 수 있다. 통계청을 경질, 통계 자료를 재가공해 ‘소득주도 성장’을 억지로 정당화하려 해선 안 된다. 고집을 꺾고 위급한 경제 실정에 적응해야 한다. 거기에 “일자라 참사”를 벗어날 수 있는 정직한 길이 열린다.■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8-31 20:40

어떤 사업가가 A라는 회사의 판매 전략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회사를 아예 통째로 인수했다고 상정하자. 사업가는 자신이 생각한 대로 하면 물건이 훨씬 잘 팔릴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그렇게 A회사 사장이 된 그는 참모 두 명을 발탁해 자신의 판매 전략을 앞에서 진두지휘토록 했다. 그런데 1년이 넘도록 판매 실적이 오르기는커녕 오히려 적자만 늘고 있었다. 사장은 위기 타개를 위해 긴급회의를 해보았으나 a참모는 지금의 판매 전략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b참모는 판매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두 참모의 말 모두 일리가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사장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겠지만 답은 간단하다. 두 참모 중 하나를 버리든가 둘 다 버리지 않으면 이 회사는 답보를 면할 수 없다. 기존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낭패를 보는 회사들도 많다. 세계적인 필름 제조회사인 코닥은 선택의 기로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바람에 쇠퇴의 길을 걸은 대표적 기업이다.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코닥은 그러면서도 기존 필름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당시 코닥 경영진은 디지털 카메라라는 신기술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기술 도입으로 인해 포기해야 할 필름시장에서의 기회비용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는 스마트폰 출현을 일찍부터 예언했으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역시 MS 내부 핵심 인력과 기술진을 모바일 쪽으로 옮겼을 때 발생할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한 회사의 최고경영자는 이처럼 매 순간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회사를 위해 자신의 참모를 버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 경영도 다를 게 하나 없다. 한 국가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국민들의 운명이 달려 있다. 그렇기에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 내 갈등이 정말 심각하다. 최악의 고용 참사 원인을 두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견해 차이가 ‘상호보완’이 아닌 ‘대립’ 양상으로까지 치달아 보여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들 간 의견 대립의 핵심은 최저임금 등 소득주도성장이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을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데 반해 장 실장은 이 같은 시각을 경계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발 정부를 믿어 달라”고 읍소까지 할 정도다. 문 대통령은 결국 장 정책실장 손을 들어줬다.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핵심경제공약을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립한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정부경제팀 내 정책 갈등이 상호 양보에 의한 조정이나 절충 가능성이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핵심경제공약과 같은 정책에 대해 첨예한 의견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두 사람과 계속 함께한다는 것은 국민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때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꼽혔던 석유매장량 세계최상위권 국가인 베네수엘라 경제가 최악의 상태로 거덜 나게 된 이유를 잊어서는 안 된다. 베네수엘라의 침몰을 이끈 우고 차베즈 대통령은 국민지지율 90%대를 기록했던 인물이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8-31 20:33

   옛날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세금도 하나의 사업을 공동으로 하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이것이 ‘공동명의사업’이다. 소득 중에서 소유 지분만큼만 가져가므로 세금도 그 만큼 감소해 절세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독사업자와 세금 계산, 신고 절차는 다른 점이 있어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세법에서 사업자는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단독명의 사업자는 사업자등록 신청서와 운수업 허가증 등 업종별로 필요한 서류만 첨부해 제출하면 등록신청이 완료되지만 공동사업자는 다르다. 공동사업자는 1개의 사업장에 2명 이상의 사업자가 속해 있는 경우이므로 해당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입금액과 그 수입금액에서 사업의 경비를 차감한 소득금액을 가져가는 비율이 존재한다. 때문에 사업자등록 신청 시, 공동사업자 간에 정한 분배비율과 대표 공동사업자를 정해 ‘동업계약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대표 공동사업자는 공동사업자 간에 누구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대표 공동사업자가 선임되지 않았을 때에는 손익분배비율이 가장 큰 자를 대표 공동사업자로 본다. 사업자등록 신청이 끝나면 사업이 시작하게 되고, 1월부터 6월까지의 실적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7월 1일부터 7월 25일까지, 7월부터 12월까지의 사업결과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다음 연도 1월 1일부터 1월 25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한다. 부가가치세는 1개의 사업장을 단위로 과세하는 세금이므로 부가가치세액을 계산하는 방법도 단독명의 사업자와 동일하다. 공동사업장의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차감해 계산하고 예정고지 받은 금액을 차감하여 신고·납부하면 된다. 그렇다면 공동사업자 간의 부가가치세는 누가 부담해야 할까. 공동사업자 중 누가 부담하든 상관이 없다. 공동사업장에서 발생한 부가가치세는 세법상 연대납세의무가 있다. 다만, 사업장의 손익분담비율이 정해져 있으므로 한 공동사업자가 부가가치세를 전액 부담했다면 다른 공동사업자에게 민법상 구상권 행사가 가능하다. 부가가치세 신고가 마무리되면 다음 연도 5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사업소득에 대해서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한다. 공동명의사업자는 소득금액을 계산하는 방법에서 단독명의 사업자와 차이가 있다. 첫 번째로 공동명의사업자의 사업소득금액은 공동명의 사업장을 1명의 거주자로 보아 수입금액에서 사업의 경비를 차감해 소득금액을 계산하고, 그 소득금액을 각 공동명의사업자의 손익분배비율 대로 나눈다. 때문에 각 공동명의사업자는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공동명의사업장에서 발생한 사업소득에 대해서 ‘공동사업자별 분배명세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두 번째로 접대비 한도를 계산하는 방법이 단독명의 사업자와 다르다. 접대비의 한도액은 거주자 별로 계산하는 것이므로 사업자가 단독명의 사업장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초금액 1200만 원(중소기업 : 2400만 원)을 기본으로 수입금액에 0.1% ~ 0.03%의 적용률을 곱한 금액을 한도액으로 한다. 그러나 공동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 소득금액 계산 시에 공동사업장을 1거주자로 보게 되므로 공동명의사업장과 단독명의사업장을 각각 가지고 있을 때는 공동명의사업장과 단독명의사업장에 각각 기초금액 1200만 원(2400만 원)을 적용받는다. 그래서 단독명의사업장만 가지고 있을 때에 비해 접대비의 필요경비 인정금액이 높아져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공동사업장의 부가가치세에 대해서는 연대납세의무가 있다. 그러나 사업소득세에 대해서는 세법에서 각자 분배받은 소득 금액만 소득세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공동사업장에서 발생한 소득세는 연대납세의무를 적용하지 않는다. 공동사업자 중에서 특수 관계에 있는 자로 생계를 같이하는 자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나 손익분배비율을 거짓으로 정하는 등의 일정 사유가 있는 경우, 특수 관계자의 소득금액은 손익분배 비율이 가장 큰 공동사업자의 소득금액으로 간주해 합산되어 과세한다. 공동명의의 사업은 수익부터 공과금, 세금까지 공동으로 부담한다. 때문에 단독명의의 사업에 비해 세금 부담이 적지만 절차상 차이와 제재 규정이 있다. 공동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면 위의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절세의 길이 된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참프렌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8-31 16:31

영국 하면 신사의 나라, 일본 하면 사무라이(무사)의 나라를 연상하게 되는 것처럼 한국 하면 떠오르는 국가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효 사상,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 인본주의 전통, 개방성 등 ‘코리안 드림’을 만들 수 있는 빛나는 문화유산과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류 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도경제성장과 민주화 달성이라는 ‘두 번의 기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문화적으로는 서구 선진국을 따라잡았다고 말할 수 없다. 선진국 수준의 국가에는 그 나라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최고의 상품이 되어 국가경쟁력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인들에게 한국이 어떤 나라로 인식되는 것이 바람직할까. 한국인의 정체성을 무엇으로 정의하면 좋을까. 미국 하버드대의 고(故) 라이샤워 교수는 “한국은 생명력은 넘쳐흐르지만 거칠다.”고 평가했으며 “한국적 야성(野性)을 이상적으로 승화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은 명치유신 이후 주류세력이 ‘무사도’를 일본의 가치관으로 승계한 데 비해, 우리는 광복 후 서구사상의 무분별한 수용으로 선비정신이 국민의 가치관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선비정신은 일제에 의해 분열적 논쟁으로 폄하되고, 이후 낡은 것이라고 천대 받아 팽개쳐 버려진 상태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높이고 한류를 확산시키기 위해 선비정신과 같은 정신재무장운동이 필요하다. 선비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 신채호 선생은 선의 무리 즉 ‘선배(仙輩)’라고 했고, 김동욱 선생은 선배(先輩)와 같은 개념으로 신라의 화랑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주장했다. ‘선비 논 데서 용 난다’는 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선비는 학식과 예절로 명분과 의리를 지키고 지행합일(知行合一)을 추구하였으며, 목에 칼이 들어와도 두려워하지 않는 기개와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정신력을 소유했다. 선비정신의 대표적 덕목으로는 사보다 공을 앞세우는 ‘선공후사(先公後私)’, 청빈과 검약을 생활철학으로 삼는 ‘청빈검약(淸貧儉約)’,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남에게는 후하게 대하는 ‘박기후인(薄己厚人)’,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기는 ‘선우후락(先憂後樂)’, 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도와주는 ‘억강부약(抑强扶弱)’ 등을 들 수 있다. 영국이 지난 300년 동안 전쟁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은 것은 상류 지도층이 먼저 전쟁에 나가서 전사하고 희생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구한 500여 년 동안 조선을 지탱해온 정신은 선비정신이었고, 그것은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였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이 조선되게 하여온 자가 화랑이며, 그러므로 화랑의 역사를 모르고 한국의 역사를 말하려는 것은 골을 빼고 그 사람의 정신을 찾음과 한가지인 우책(愚策)이다”고 갈파한 바 있다.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새마을정신을 ‘경북 4대정신’이라 부른다. 이런 문화 자산은 한국과 세계의 미래를 건강하게 열어나갈 열쇠가 될 수 있다. 경북을 본거지로 하는 선비정신은 반드시 되살려야 할 문화자산이며, 우리 국민 전체 삶의 좌표로 삼을 만한 가치이며, 세계에 자랑할 만한 한류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선비정신은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 미국의 청교도정신, 영국의 기사도, 일본의 무사도에 비견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선비정신을 내세우면 어떨까. 조선이 일본은 물론 사회주의로 변한 중국보다도 성리학을 잘 계승했기 때문이다. 이제 지도층부터 한국인의 인의예지(仁義禮智) 윤리와 홍익정신의 핵심인 선비정신을 해외에 소개하고 한국을 홍보하자. 국내에는 ‘선비정신’ 붐이 새로운 시민의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 그러면 우리의 국격(國格)도 저절로 상승하고 ‘관광 코리아’도 활성화될 것이다. K팝을 위시한 한류가 국가 브랜드를 높이고 있지만 이를 실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역사·문화의 고급 이미지가 뒤따라야 한다. 이것이 버려진 선비정신의 복원이 시급한 이유이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책에서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이룩한 기적적인 성장의 경우, 그 배후에는 수천 년 지속해온 지적 전통이 있다.... 한국인은 한국의 과거를 소개하지 않고는 국제 사회에 한국의 정체성을 설명할 수 없다. 한국의 정체성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는 한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모호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참뜻을 음미해 보자. 

오피니언/피플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2018-08-29 11:23

8월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1년여 전 집권 초기 84%에서 55.6%로 추락했다. 여론조사 기관은 지지율 하락 이유로 ‘경제 악화’를 든다. 옳은 지적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경제 악화’는 근본적으로 그가 1980~90년대의 낡은 좌편향 운동권 도그마(독단)에 갇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20~30년 전의 운동권 의식은 반(反)기업 친노조, 친북반미, 기득권 계층에 대한 반감, 사회적 낙오자 옹호 등으로 요약된다. 문 권력의 운동권 의존은 핵심 참모들이 전대협을 비롯한 80년대 좌편향 학생 운동권, 민변, 참여연대, 민주노총, 전교조 출신들로 메워졌다는 데서 입증된다. 문 대통령 자신도 대학 때 운동권 학생으로 구속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의지하는 참여연대 민변 민주노총 등은 반기업 친노조·반미친북·기득권층 반감 등이 체질화된 단체들이다. 그들에겐 비리를 추적하고 고발하는 속성은 있어도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통치할 능력과 경험은 없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그들에게 핵심 참모직을 맡기는 등 통치를 의존한다. 경제를 망가뜨리고 친북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  문 정권은 ‘적폐 청산’이란 이름 아래 전직 대통령 둘을 감방에 유폐했고 전 정권의 장·차관 및 참모급 30여 명을 수감했거나 재판에 넘겼다. 일부 공영방송, 공공기관의 수장들을 뇌물수수나 배임혐의 등을 씌워 망신주고 쫓아냈다. 저 같은 “적폐 청산”은 전 정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수는 있지만 국민 통합을 저해하고 대결 분열케 하며 적대 세력을 키운다. 전 정권 세력에 대한 서슬 퍼런 조사와 구속 수감은 반발 세력에게 겁을 주어 집권세력에 대한 저항을 억제할 수는 있었다. ‘적폐 청산 효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적폐 청산 효과’는 집권 세력에 대한 저항을 억제할 수는 있어도 국민들의 마음속 불만과 분노마저 짓누를 수는 없다. 국민들은 문 대통령의 ‘적폐 청산’과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感性)정치에 희열을 느끼며 집권 초기 지지율을 높였다. 문 대통령은 29명의 사망자를 낸 충북 제천 화재참사가 발생하자 유가족들의 “욕이라도 들어드리는 게 대통령의 할 일”이라고 했다. 희생자 유족들의 슬픈 감성을 파고들어 호감을 끌어내기 위한 전형적 감성정치 표출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유도한 국민의 감성적 호감은 얼마 못 가 진정성을 의심하는 회의와 불신으로 바뀌게 마련이다. 국민들은 오직 등을 따습게 하고 배를 불릴 수 있는 실용적 정책 결과를 기대하며 평가하게 된다.그러나 운동권 도그마에 빠진 문 정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안보·교육 부문에서 국민들을 실망케 했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일자리 참사’를 자초했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 마저 파산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세력은 ‘일자리 참사’ 원인으로 전 정권 책임과 저출산 인구감소 그리고 폭염 탓만 되풀이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국민들에게 북핵 폐기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더니 곧 이어 김정은에게 비위 맞추며 개성공단 재개 추진 등 퍼주기로 돌아섰다. 교육부는 중등역사교과서 개정안에서 친북으로 기울었고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은 ‘교육개혁 참사’로 치달았다. 문 정부의 실정은 20세기의 낡은 운동권 의식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새로운 21세기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데 연원한다. 운동권 도그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적청산에 나서지 못한다면 지지율은 30-40%대로 더 추락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하루빨리 운동권 의식에서 벗어나야 만이 ‘경제 악화’와 친북 편향 그리고 침몰하는 지지율을 극복할 수 있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8-24 18:51

1997년 대선에서 일격을 당해 정권을 진보 진영에 내준 보수 정당 신한국당은 비록 패배는 했으나 김대중 정부를 5년 내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었다. 그건 이회창이라는 유력 주자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5년 뒤인 2002년 대선에서도 진보 진영에 패한 보수 정당 한나라당에는 박근혜라는 인물이 있어 노무현 정부를 강력히 견제할 수 있었다. 이들의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한 구심적 역할 덕에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은 보수 유권자들을 결집시켜 2007년(한나라당)과 2012년(새누리당) 거푸 대선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2012 대선 이후 새누리당은 더 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할 만한 인물을 갖지 못했다. 차세대 기수를 키우지 않은 탓도 물론 있겠으나 근본적으로는 보수 인사들이 수구(守舊)가 아닌 보수의 가치를 고수하면서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실력을 쌓지 않은 것이 인물난의 배경이라 할 것이다. 결국 한국당은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정국에서 이렇다 하는 대안 없이 진보 진영에 정권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 후에라도 궤멸되다시피 한 보수를 재건할 만한 인물을 선보였어야 했는데 ‘올드보이’들에게만 의지하다 지방선거에서마저 참패당했다. 한국당의 헛다리짚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등 돌린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을 어떻게든 돌려보기 위해 영입한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기껏 한다는 게 보수의 가치에 진보의 색깔을 덮어씌우려는 행태만 보이고 있다. ‘혹시나’ 했던 보수층이 이런 한국당에 마음을 열어 줄 턱이 없다.      이는 최근에 나타난 여론조사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지지율은 일을 잘해서 오르기보다 상대방이 헛발질을 해서 얻는 ‘반사이익’이 오히려 더 큰 요소로 작용하는 터다. 2007년 대선과 2017년 조기 대선이 또한 그런 결과였다. 한국당도 지난 두 달간 부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논란이 일었고, 실업률 상승 등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북풍 효과’도 소진됐다. 여기에 북한산 석탄 밀반입 파동까지 터지면서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다. 마침내 견고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집권 여당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국당의 지지율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회심의 카드’로 들고 나온 ‘국가주의’ 논란이 현실과 동떨어진 고담준론(高談峻論) 수준에 머무른 데다 소속 당 의원들은 여전히 자기반성은 하지 않고 기득권 유지에만 혈안이 된 행태를 지지율 정체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틀린 말이 아닐 것이나 지지율이든, 정치적 수사든 간에 유권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게 하는 결정적 요소는 인물이다. 누가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누가 국민 피부에 와 닿는 실제적인 개혁을 하고, 누가 인적 쇄신의 기치를 높이 드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자칭 ‘보수정당의 보루’라고 하는 한국당은 주객이 전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진보 진영 인사가 “보수여 나를 따르라”고 하는 코미디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정체성마저 헷갈리게 하는 정당을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지금 한국당은 겉으로는 고요한 듯 보이지만 언제 어떻게 분열될지 모른다. 명분만 있으면 탈당하겠다는 의원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원들의 수가 급감해 곳간이 비고 있는 한국당 사정은 이제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 그런 정도면 차라리 정체성이 확실한 보수 세력이 규합해 새로운 정당으로 차기 총선을 대비하는 게 나을 듯하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8-24 18:49

지난 7월 31일 정부는 소비촉진을 목적으로 12월 31일까지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30%를 인하하는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별소비세가 과세되는 승용차 출고가격이 2500만 원이라면 약 54만 원의 세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개별소비세는 소비행위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부가가치세와 그 과세 형태가 유사하다. 개별소비세의 과세 대상과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 기준,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의 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개별소비세는 1977년 일반소비세인 부가가치세의 단일세율로 인한 역진성을 보완하기 위해 신설된 세금으로 2008년에 그 명칭이 변경됐다. 개별소비세를 과세하는 목적은 부가가치세 단일세율의 역진성을 보완함과 동시에 사치성 물품에 대하여 소비를 억제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개별소비세가 과세되는 대상에는 보석과 귀금속 제품, 일정기준을 초과하는 승용차, 석유류, 담배 물품뿐만 아니라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 등 사행성 오락행위를 하는 장소에 입장하는 경우에도 과세한다. 개별소비세가 과세되는 물품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상용차 사업자와 관련된 승용차는 배기량이 2000㏄를 초과하는 승용자동차와 캠핑용 자동차, 배기량이 2000㏄이하인 승용자동차와 이륜자동차(총 배기량 125㏄초과만 과세)는 개별소비세가 과세된다. 여기서 승용자동차란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1000㏄를 초과하고 8인승 이하인 승용자동차를 말한다. 1000㏄이하인 자동차나 9인승 이상의 대형 승용자동차, 화물자동차, 특수자동차는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종합해보면, 대형 승용차나 화물차, 버스, 1000㏄이하의 소형 경차 등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대부분의 중형, 준중형 승용차들은 개별소비세가 과세 대상이다. 세율은 부가가치세가 10% 단일세율인 것과 다르게 각 과세 대상별로 다른 세율을 사용한다. 보석과 귀금속의 경우 물품 가격에 20%, 승용차의 경우 출고 가격의 5%, 석유류는 Kg 또는 당 30원~475원으로 수량에 세금이 매겨진다. 담배도 석유류와 같이 담배 20개비 또는 1g당 15원~594원의 세금이 붙는다. 여기서 곧바로 납부할 세액이 산출되면 부가가치세와 동일한 과세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개별소비세는 소비 억제 목적과 반대로 경기활성화, 수급조절, 가격 안정화의 목적도 가지는 세금이므로 탄력세율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탄력세율제도란 과세물품과 과세 장소 입장 행위에 대해 경기조절·안정 등의 목적과 유가 변동에 따른 지원사업의 재원조달 목적으로 해당 세율을 30%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세율제도를 말한다. 현재 석유류에 대해서는 이미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 정부에서 발표한 개별소비세 인하 내용도 탄력세율제도를 적용한다. 자동차의 원래 세율인 5%에서 30%를 인하한 3.5%의 세율로 2018년 12월 31일까지 출고되는 차량에 대해 개별소비세가 과세되는 것이다. 개별소비세가 과세되는 승용차는 부가가치세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개별소비세 과세대상 승용차의 부가가치세는 자동차 출고가격의 개별소비세를 더한 금액에 10%를 곱한 금액이 된다. 여기에 교육세 등 부가적으로 붙는 세금이 있다면 그 금액까지 더해 10%를 곱한 금액이 부가가치세가 된다. 따라서 개별소비세가 인하되면 부가가치세를 산정하는 과세표준금액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납부할 부가가치세액도 줄어든다. 물론 상용차 사업자의 경우, 승용차 구입 목적이 영업용이므로 부가가치세를 신고할 때 납부한 부가가치세를 공제 또는 환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납부할 금액이 적다면 구입한 때부터 신고 또는 환급받을 때까지 자금 부담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개별소비세는 특정 소비행위에 대해 내는 세금이므로 대부분의 승용차 구입 시 부담해야 한다. 세금이 어떤 기준으로 부과되는지 알아야 얼마만큼의 세금을 낼지 알 수 있으므로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기준을 아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이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참프렌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8-24 17:18

“개천절이라는 건국절이 있는데 또 무슨 건국절이 필요한가?”최근 평소 알고 지내는 외국인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건국절이 언제냐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불 때, 우리나라에는 개천절(10월3일)이라는 건국일이 분명 존재한다. 개천절을 영어로 ‘National Foundation Day of Korea’라고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국어사전에도 개천절은 ‘우리나라의 건국을 기념하기 위하여 제정한 국경일’이라고 적혀 있다. 이렇듯 건국일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도 왜 한국인들은 사실상의 건국일인 개천절과는 전혀 관계없는 1919년 4월11일과 1948년 8월15일이 대한민국의 건국일이라고 서로 싸우고 있냐는 것이다.그는 국가란 한 번 세워지면 그 국가에 속한 민족이 완전히 소멸하지 않는 한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가의 이름은 중간 중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고조선, 신라, 고려, 조선, 대한제국, 대한민국 등으로 말이다. 따라서 같은 민족인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건국일은 개천절이라며 소모적인 논란은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했다. 그의 지적대로 우리 사회는 매년 8·15 광복절만 되면 건국절 논란으로 시끄럽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1919년 4월11일을 건국일로 해야 한다는 쪽은 우리 민족의 자주적인 민주공화제 정부 수립과 상해 임시정부 법통을 명시한 현행 헌법 전문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1948년 8월15일을 건국일로 해야 한다는 쪽은 1919년에 건국이 되었다면, 당시의 정부를 임시정부라고 부르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한다. 양쪽 다 나름 일리 있어 보인다.국가라는 개념적 측면에서 볼 때,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의 건국일로 보는 것이 좀 더 타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국제법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가를 세우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국민, 영토, 정부, 주권이다.국민을 어떻게 정의하는 가에 대해선 여러 가지 의견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국민은 한 지역에 영구히 거주하며 같은 국적을 가진 인구를 말한다. 영토 역시 국가를 세우기 위해선 자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또 이러한 영토를 효율적이며 안정적으로 관리할 정부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와 함께, 자유롭게 타 국가와 외교를 수립할 수 있는 자주권이 있어야 한다.1919년에 중국 상해에 설립된 임시정부가 과연 국가 구성 조건을 충족했는가. 임시정부의 대한민국 건국 선포는 글자 그대로 선언에 불과하다. 1919년 당시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있던 우리 국민의 국적은 대한민국이 아니라 일본이었다. 영토 역시 일본에 귀속됐다. 비록 임시정부라는 이름으로 정부의 형태를 지니고는 있었으나 자주권이 없어 타국들로부터 국가로 인정을 받지 못해 자유롭게 외교를 수립할 수도 없었다. 즉 임시정부는 건국의 시작이나 모태로 볼 수는 있지만 국가 수립이라고 하기엔 국제법적으로 부족했다.그러나 1948년 8월15일의 경우, 국민, 영토, 정부, 주권의 국가 구성 조건이 모두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패망으로 1945년 8월15일 광복이 되어 국민, 영토, 주권은 회복되었으나 정부는 없었다. 임시정부는 미군정이 인정하지 않아 해체됐다. 그러니까 3년 동안은 무정부 상태로 온전한 국가의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 견해 역시 완전한 해석이라 할 수 없다. 반론의 여지도 있어 보인다. 다만, 개천절이라는 건국절이 있는데 또 무슨 건국절이 있어야 하느냐며 논쟁을 끝내라는 외국인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왜냐 하면, 정답 찾기가 쉽지 않은 데다 건국절 논쟁 자체가 여러 문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국민적 합의 재도출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 수립 당시 국가의 기원을 고조선 건국일로 지정해버린 상태에서, 건국일을 새로 지정해야 한다면 국가의 기원이 단군 조선이 아님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 또 대한민국이 신생국인지 아닌지도 합의해야 한다. 신생국이라 할 경우 기원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합의도 도출해야 한다. 이게 쉬운 일인가.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과 갈등만 일으킬 건국절 논쟁은 그래서 그만 해야 한다.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8-24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