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한 문화 교류가 활발하다. 북측에서는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을 보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두 차례에 걸쳐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후 남측에서는 이달말부터 내달 초까지 열릴 평양 공연을 위해 남측 예술단 수석 대표로 가수 겸 작곡가인 윤상씨를 임명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4월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까지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 기운을 이어 가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남남북녀를 대표해 ‘음악’으로 남북을 잇는 윤상과 현송월 두 사람이 주목받고 있다. - 윤상, 대중문화인으로 남북 접촉 수석 대표 ‘이례적’- 현송월, 김여정·리설주와 함께 北 실세 여성 3인방 윤상 씨는 남북실무접촉회담에 대중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수석대표로 나서는 첫 번째 인물이 됐다. 통일부에서는 윤 대표를 평양 공연의 음악감독 및 남측예술단 수석대표로 임명한 배경과 관련해 공연을 대중음악 중심으로 구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중음악 공연과 관련해 잘 알고 이른 시일 안에 준비할 수 있는 적임자가 윤상 씨라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취지가 좋아서...”라며 흔쾌히 수락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등과 남북 실무회담 종료 후 윤 대표는 3월20일 “어색하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첫 번째 숙제”라며 “공연 준비 기간이 열흘도 남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03년부터 7년간 유학버클리 음대 등 수학 윤 대표는 3월31일부터 4월3일까지 남측 문화예술인 160여명을 이끌고 평양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또한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대표단에 포함됐다. 예술단에는 ‘가왕’으로 불리는 조용필,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등 가수들이 참여하고 있다. 윤 대표는 1987년 김현식 앨범으로 작곡가 데뷔를 했다.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김민우의 ‘입영열차 안에서’ 등 1990년대 히트곡부터 동방신기, 보아의 노래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걸그룹 러블리즈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며 여전히 현재적 감각을 뽐내고 있다. 또한 가수로서도 활약했다. 1991년엔 가수로도 데뷔해 ‘이별의 그늘’과 ‘가려진 시간 사이로’, ‘한걸음 더’ 등을 발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윤 대표는 작곡가와 싱어송라이터로 최정상의 위치에 있었다. 1집 음반 전곡을 작곡한 것은 물론이고 편곡과 건반, 레코딩과 프로듀서까지 모든 역할을 맡은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여줘 주위를 놀라게 했다. 한창 잘나가던 윤 대표는 2003년, 적지 않은 나이에 돌연 유학을 결심해 미국 보스턴 버클리음악대학교 뮤직신서시스학과와 뉴욕대학교 대학원 뮤직테크놀로지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을 떠난 지 7년이 지난 2010년이 돼서야 유학생활이 끝났다. 유학 뒤에는 작·편곡뿐만 아니라 소리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디자인하는 ‘사운드 메이킹’을 통해 한국 전자음악의 한 분야를 개척해 왔다. 특히 신인 일레트로닉 뮤지션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리믹스 컴피티션 ‘디지털리언 믹스업’을 비롯해 실력 있는 음악인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디지털리언 나우’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윤 대표는 상명대학교 대학원, 성신여대에서 후학들을 가르쳤고, 올해 1학기부터 용인대학교 실용음악과 학과장을 맡으면서 한국 대중음악에 필요한 젊은 기대주들을 양성하고 있다. 한편 ‘예명’을 쓰고 있는 윤 대표의 본명을 모른 채 한 보수단체 대표가 ‘색깔론’ 공세를 펼치다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윤 대표의 본명은 이윤상이다. 나라사랑바른학부모실천모임 대표로 알려진 방자경 대표는 윤 대표가 내정되자 자신의 트위터에 “문보궐정권은 반 대한민국 세력들과 한편 먹는데 남북실무접촉 남수석대표로 윤상씨라면 김일성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방 대표는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윤상의 성을 ‘윤’으로 보고 북한과의 연결 고리로 엮기 위해 ‘색깔론’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윤상의 본명은 이윤상이라는 점에서 ‘실체 없는’ 비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작곡가 김형석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방자경 대표의 게시글에 “본명이 이윤상 입니다만”이라고 남기며 반박했다.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 작곡가는 간첩 윤이상이 아닌 5·18 민주화운동 중 희생된 윤상원과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을 위해 1981년 대학가요제 수상자 김종률이 작곡한 곡에 백기완의 미발표 장시 ‘묏비나리’의 한 부분을 차용해 소설가 황석영이 가사를 붙인 곡이다. 한편 남측 실무접촉 윤 대표와 함께 북측 예술단 대표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도 재차 주목받고 있다. 이미 현 단장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중 남측을 두 차례나 방문해 공연을 진행하고 노래도 부르면서 숱한 화제를 낳은 인물이다. ‘북한 문화 실세’로 알려진 현 단장은 당시 남색 코트에 검정 앵클부츠(발목까지 오는 짧은 부츠)를 신고 여우털로 포인트를 준 목도리를 선보여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현 단장은 1972년생으로 현재 만 45세라는 보도가 있지만,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1994년에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졸업하고 앨범을 3장이나 낸 가수 출신이다. 북한에서는 국보급 예술인 반열에 오른 것으로도 전해졌다. 문화예술계에 실권을 가진 인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음악통치’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6년에는 보천보전자악단의 단원이자 가수로 데뷔했을 때 ‘준마처녀’(일 잘하는 여성)란 노래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는 데 이로 인해 김정일의 총애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 단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 모란봉 악단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2012년, ‘북한의 걸그룹’을 표방하면서 출범했다. 미니스커트와 탱크탑을 입는 등 기존의 북한 체제에서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또한 현 단장은 모란봉 악단을 창설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단 이름은 김정은이 평양 시내 모란봉구역에 있는 언덕의 이름을 따 직접 지었다. 모란봉 악단은 북한 최고 지도자를 위한 조직으로 대외적으로 북한 체제의 당위성을 알리는 활동을 한다. 모란봉 악단은 북한에서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가수와 연주자로 구성됐다. 지방 순회공연 때 벤츠를 타고 이동하는 등 북한에서 초특급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단장은 지난해 10월에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2차 전원회에서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선출되기도 했다. 북한 사회에서는 100명 내외로 이뤄진 핵심 엘리트 그룹인 당 중앙위원회 위원들이 있고 그 밑에 약 100명 정도 되는 그룹인 당 중앙위원회 후보 위원들이 있다. 북한을 이끄는 200여 명의 이 엘리트 집단에 현 단장이 포함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계의 실세로 자리 잡았다. “원수님 작품 점 하나못 빼” 중국 공연 취소 현 단장은 지난 2015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공연 시작 3시간을 남기고 공연을 전격 취소하는 등 ‘실세’로서 영향력도 뽐냈다. 북중 관계 악화를 타개하고자 모란봉 악단이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중국 측이 공연 배경을 문제 삼자 “원수님 작품에 점 하나 뺄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평양으로 돌아왔다. 중국과의 외교 결례를 무릅쓰고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는 것은 김정은의 신뢰가 깊다는 반증이다. 특히 과거 영상에서 임신을 한 채 노래를 불러 결혼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 단장의 남편과 김정은의 인연이 주목받기도 한다.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되기 전 김정일의 지시로 군에 입대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당시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직속 상관이 현 단장의 남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호위 사령부 군관인 현 단장의 남편을 김정은이 맺어줬다는 소문도 있지만 근거가 미약하고 오히려 김정은과 군에서 인연을 맺은 분대장의 부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 단장의 남편이 김정은의 최측근 인사라는 소문도 있다. 현 단장은 이번 두 차례 방남에 모란봉 악단장 자격이 아닌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직함으로 방문했다. 삼지연악단은 특별 편성된 예술단으로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삼지연악단, 만수대예술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등 6~7개 예술단의 최정예 연주자와 가수가 단원이다. 모란봉 악단이 UN 제재 대상인 노동당 선전선동부 소속이기 때문에 모란봉 악단은 국내 체류 시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단 급조된 삼지연 관현악단의 단장을 맡아 방남할 만큼 문화계에서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으로부터 깊은 신뢰를 받는 것과 관련 현 단장을 놓고 ‘김정은의 옛 애인’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현 단장의 관계를 볼 때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김정일이 2000년대 중반부터 현 단장과 관계를 맺어 왔다는 점에서 현 단장이 김정일의 애첩 출신이 아니냐는 설도 있다.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는 평안남도 소식통의 발언을 빌려 “현송월은 2000년경 보천보악단 가수시절 노래 ‘준마처녀’를 멋지게 불러 김정일의 총애를 받은 마지막 애인이었다”면서 “현송월이 김정은의 옛 애인이었다면 리설주가 가만히 안 뒀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단장 김정일-김정은-리설주 ‘신뢰’ 받아 2013년 8월에는 국내 일부 언론이 음란 동영상을 찍은 혐의로 현 단장이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오보로 판명나기도 했다. 현 단장은 이듬해 5월 제9차 전국예술인대회에 연설자로 나서면서 건재함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와 현 단장도 친분이 남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설주도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졸업해 두 사람은 대학 선후배 지간이다. 또한 이후 두 사람은 은하수 관련 악단에서 만나 돈독한 연을 맺게 됐다. 리설주가 현 단장을 신뢰하고 리설주를 통해서도 김정은과 현 단장이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배경이다. 현 단장은 김여정, 리설주와 함께 북한을 움직이는 여성 3인방으로 꼽히고 있다.
오피니언/피플 | 홍준철 기자 | 2018-03-23 17:47
- 검찰 수사 받는 5번째 전직 대통령…일부 시인했지만 대부분 부인- 검찰, 120쪽 질의서에 조서만 190쪽에 달해…영장 청구 검토 중 <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역대 대통령 중 5번째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5년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할 검찰 측 일명 칼잡이 3인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특별수사2부장(48·사법연수원 29기),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48·29기),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46·32기)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번 검찰조사에서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이 혐의 입증을 위해 어떤 카드를 내밀지에 이목이 집중된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 등에 대해 일부 인정했지만 대부분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서울 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15일 기자들을 만나 “국정원 자금 부분 중에서 원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받은 10만 달러 관련 부분에 대해선 받은 사실 자체를 인정했다”고 밝혔다.반면 이 전 대통령은 사용처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며 측근들의 진술에 대해 “자신들의 처벌을 경감하기 위한 허위 진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을 증명하는 청와대 보고 문건, 영포빌딩 앞수수색 과정서 확보한 문건들에 대해 “조작된 문건”이라는 대답을 내놔 검찰과 변호인단이 치열한 법리 공방에 돌입했다. 檢 특수통으로 중무장…혐의 입증 총력 이날 조사에서 검찰은 동갑내기에 연수원 동기인 두 부장검사를 내세웠다. 검찰 측은 약 120쪽에 가가운 질의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송 부장검사는 그동안 자신이 수사해 온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민간인 뇌물 등 이 전 대통령의 불법 자금 수수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송 부장검사는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 사법 연수원을 수료했다. 부산지검 검사로 임관해 대검찰청 연구관,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수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친 ‘특수통’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그는 2016 수원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면서 개발제한구역 내 LPG 충전소 인허가 사업과정 비리를 파헤쳐 전·현직 하남시장을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를 이끌고 있다.이 전 대통령과 관련 송 부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하면서 각 혐의에 이 전 대통령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소환 직전까지 수사가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수십억 원대 불법 자금 수수 혐의도 특수 2부에서 수사했다. 이상득 전 의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이 해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2000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신 부장검사는 자신이 수사했던 이 전 대통령의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실소유 의혹과 경영 비리에 대해 주로 신문했다.지난해 8월 인사 때 서울 중앙지검 첨단1부로 자리를 옮긴 그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 광주지검 특수부와 대검찰청 연구관, 대구지검 부부장 등을 거쳤으며 2010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이끌었던 스폰서 검사 진상조사, 2013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아 왔다.2008년 이명박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BBK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이 전 대통령을 이미 한 차례 수사했다. 신 부장검사는 또 ‘비밀창고’로 거론되는 영포빌딩 등을 압수수색해 대통령기록물이 불법으로 반출된 사실 등도 추가로 확인한 바 있다.두 부장이 교대로 신문하는 동안 이 부부장 검사는 이 전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했다. 이날 작성된 조서는 약 190쪽에 달할 정도다.그는 박영수 특검팀에 파견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을 수사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구속시킨 검사다.1998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2000년 사법시험도 합격했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대검중앙수사부에서 활동한 특수통이다. 이들을 지휘하는 한동훈 3차장 검사, 윤석열 서울 중앙지검장 역시 특검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한 경험이 있다.검찰은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팀을 구성했다. 전직 대통령에게 필요한 예우를 충분히 갖추되 철저하고 투명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BK 무혐의 처분변호인단 방패로 등장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에선 강훈(64·14기) 박명환(48·32기) 김병철(43·39기) 피영현(48·33기) 변호사가 방패로 나섰다.서울고법 판사 출신이자 법무법인 ‘바른’의 창립 멤버인 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2009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2007년~2008년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 수사와 BBK 관련 수사에서 이 전 대통령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강 변호사는 최근 이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해 ‘바른’에서 나와 이 전 대통령을 전담하기 위한 법무법인 ‘열림’을 세우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박 변호사는 2010년~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국민소통비서관을 지냈다. 피 변호사는 강 변호사와 ‘바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이번 검찰 조사에서 변호인 측은 이 전 대통령 옆에 앉아 적극적으로 조력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 변호사(65·8기)는 대한변호사협회가 과거 검찰의 BBK 수사 당시 대검 차장이었던 정 변호사가 이 전 대통령 사건을 수임하면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으면서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법조계 어려운 사건…수임료도 급등 변호인 측은 검찰 출신 변호사가 없기 때문에 기존 구성원을 바꾸지는 않은 채 인력 보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이 전 대통령 측이 고액 수임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변호인단을 꾸리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3일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두고 “변호인단에 매우 큰 돈이 들어가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며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여러 혐의에 대해 당사자가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재판에 넘겨진 옛 측근들이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어 일일이 반박할 논리를 구성하기 쉽지 않다”며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 정치적 성향에 관한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는 등 변호인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사건”이라고 전했다.이에 이 전 대통령 사건 수임료는 최소 수십억 원을 넘어서는 금액이 거론되는 이유다.한편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문무일 검찰총장은 지난 16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에 신병처리에 대해 “충실히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이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를 진행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내용을 정리, 신병처리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전달받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문 총장이 상의을 거쳐 영장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최장 20일인 구속기간을 고려하면 3월 셋째 주 초 구속영장을 청구, 4월 초중순 기소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이 전 대통령은 현재 ▲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 이팔성·대보그룹 등으로부터 뇌물 수수 ▲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 다스 300억 원 대 비자금 조성과 수십억 원 탈루 의혹 ▲ 김재수 전 LA 총영사 통한 소송 개입 ▲ 대통령기록물 불법반출·은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오피니언/피플 | 김종현 기자 | 2018-03-16 19:34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전 당시 미군의 전쟁개입에 반대 의사를 가진 민주당을 압박키 위해 행했던 권력 남용이 후에 한 언론에 폭로되면서 이른바 ‘워터게이트’라는 정치스캔들로 비화될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 사건으로 대통령 직까지 사임해야 될 줄은 상상도 안 했을 것이다. 또한 미국 코미디계의 거장 빌 코스비는 과거 수십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악행들이 후에 언론에 의해 낱낱이 폭로될 줄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밖으론 대중을 즐겁게 하고 안으론 뭇 여성들을 비극으로 몰아넣는 두 얼굴의 표본이었다.조선시대 연산군은 수많은 사림의 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무오사화(戊午士禍)와 갑자사화(甲子士禍)가 후에 중종반정의 빌미가 될 줄은 까마득히 몰랐을 것이다. 게다가 그 사화들 때문에 왕위에서 쫓겨나 이 땅 역사에 ‘폭군’의 대명사로 기록되리라고는 절해고도의 유배지를 향하고서야 겨우 깨달았을 법하다. 작금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비자금과 재임 시절 행했던 문제들 때문에 검찰에 소환되고 포토라인에 설 줄 전혀 예견치 못했을 것이다. 기원전 4세기 전반 시칠리아 시라쿠스의 참주(僭主) 디오니시오스 2세의 측근이었던 다모클레스(Damo kles)는 늘 옥좌에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디오니시오스를 질투하고 부러워했다. 이를 눈치 챈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를 초대해 옥좌에 앉아보라고 했다. 다모클레스는 아주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어 디오니시오스는 다모클레스에게 머리를 들어 천장을 쳐다보라고 했다. 천장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칼이 한 올의 말총에 매달려 있었다. 다모클레스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디오니시오스가 다모클레스를 옥좌에 앉혀본 것은 권좌가 '언제 떨어져 내릴지 모르는 칼 밑에 있는 것처럼 항상 위기와 불안 속에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그 유명한 ‘다모클레스의 검’ 이야기다. 닉슨, 코스비, 연산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두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 ‘다모클레스의 검’을 보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 번이라도 천장에 가늘게 매달려 있는 그 칼을 느꼈더라면 그 같이 무지막지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대통령 직을 사임할 일도 없고, ‘위선자’로 낙인찍힐 일도 없고, 왕위에서 쫓겨날 일도 없고,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수모를 당할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미투운동’이 각계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쓰나미가 어디까지 밀어닥칠지 가늠하기 힘들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인들이 연일 ‘미투운동’에 연루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언제, 누가 또 가해자로 폭로될지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미투운동’의 가해자들이 하나같이 사회적 권력자 지위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역시 닉슨, 코스비, 연산군,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힘이 있을 때 ‘다모클레스의 검’ 따위는 아예 생각할 필요 없는 한낱 이야깃거리에 불과했으리라, 자기네가 가진 권력은 영원하고 악행들은 폭로되지 않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권력자의 머리 위에 가는 실로 매달려있는 ‘다모클레스의 검’은 떨어질 시간을 전혀 예고하지 않는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3-16 19:16
경상도란 이름은 고려 충숙왕(1314년) 때에 처음 생겨 조선 태종(1407년) 때에 군사상의 이유로 낙동강을 경계로 경상좌도(慶尙左道)와 경상우도(慶尙右道)로 나뉘었다가 중종(1519년) 때에 다시 경상도로 합쳐졌다. 부산, 대구, 울산, 경남, 경북의 5개 광역시·도를 합쳐 경상도라 하지만, 경상도란 이름이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에서 연원을 두고 있으니 경북이 경상도의 원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 역사상 고구려는 705년(기원전37~668), 백제는 678년(기원전18~660), 고려는 474년(918~1392), 조선은 518년(1392~1910) 동안 존속했지만, 신라는 천년에서 8년이 모자라는 992년(기원전57~935)을 존속한 국가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역사가 긴 국가이다. 신라보다 역사가 긴 국가는 1천58년(395~1453)을 존속한 동로마(비잔틴)제국 뿐이다.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삼국 중 최약체였던 한반도 동쪽 끝 작은 나라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후 천년제국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화랑정신·호국정신의 바탕 위에 초원길을 통한 교류, 개방성과 포용성, 그리고 인간존중의 홍익인간 사상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신라 제38대 원성왕의 능인 괘릉에는 서역인의 모습을 한 무인석이 능 앞에 정렬해 있다. 서역의 옛 페르시아 땅인 이란의 대서사시 <쿠쉬나메>에는 “페르시아 망명 집단과 신라 간 폴로 경기를 벌였다” “신라 여인들은 마치 삼나무와 같이 늘씬한 몸매에 얼굴은 달과 같았고 밝은 태양보다 더 흠잡을 데가 없으며 마음을 빼앗는 정원보다 더 아름답다”는 내용이 나온다. 게다가 5, 6세기의 신라 고분에서 발견되는 ‘로만글라스(Roman glass, 로마와 속주에서 제작된 유리그릇)’라고 불리는 유리공예품도 당시 서역과 신라의 활발한 교역을 증명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세계적인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신라 금관에는 불멸을 꿈꾸었던 고대인들의 영원한 욕망이 새겨져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초의 실크로드, 8천㎞ 광활한 유라시아 초원길은 북방 유목민족들이 황금을 동서로 나르던 황금길이기도 하다. 초원길은 찬란한 황금문화를 전파해주었고, 이 길의 종착지였던 신라는 이를 발전시켜 세계적인 금관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천년왕국 신라와 교역했던 국가들의 문헌에는 화려한 신라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다. “금은을 비롯해 눈이 부실 것 같은 진귀한 보물이 많은 나라”(일본서기), “부가 많고, 땅이 비옥하며 귀중한 보석이 지천에 많았다”(이슬람 역사지리서 ‘황금초원과 보석광’) 박천수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는 ‘유리기로 본 동부유라시아 실크로드의 변천’ 논문에서 “기존 신라의 실크로드 연구는 중국 중원의 실크로드를 경유한 사막로를 가정해 왔지만 실제 분석한 결과 중국 중원을 통하지 않고, 북방 초원로인 카자흐스탄과 몽골초원을 지나 만주를 거쳐 경주까지 전해진 것”이라며 “북연∼고구려∼신라로 이어지는 동부 유라시아의 실크로드를 통해 신라가 독자적으로 서역 문화를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신라는 시기별로 초원과 사막, 바다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끊임없이 서양과 교류한 글로벌 제국이었다”고 주장했다. 아라비아 상인들은 이러한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황금의 도시’라고 불렀으며 시칠리아의 알 이드리시가 1154년 그린 지도에는 ‘신라가 금이 너무 흔해 개의 사슬이나 원숭이의 목테도 황금으로 만든다’고 쓰여 있다.<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면 수도 서라벌에는 금으로 장식한 금입택(金入宅)이 30여 채에 이르고 사찰의 수만 해도 200여 개소가 넘었으며, 가구 수가 17만 8,936호(1호를 5인으로 잡으면 90만 정도의 인구)로 나온다는 점이다. 이에 비춰볼 때 8세기 때 신라의 서라벌은 동로마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나 당나라의 장안(長安), 이슬람제국의 바그다드와 함께 세계 4대 도시였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민족문화의 원형은 ‘3대 경북문화’와 ‘4대 경북정신’으로 고스란히 응축돼 있다. 경주 불교문화, 안동 유교문화, 고령 대가야문화의 ‘3대 경북문화’와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새마을 정신의 ‘4대 경북정신’이 그것이다. 이것은 모두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으로 연결되고 있다.신라인들은 호국불교의 상징인 불국사, 세계 유일의 인조석굴인 석굴암, 신라의 꿈이 담긴 황룡사 구층탑, 천년 궁성 월성(月城), 동아시아 전통 우주론이 깃들어 있는 첨성대 등 숫한 세계적인 문명을 창조했다.6.13 경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앞 다투어 경북의 문화관광 공약을 내걸고 있다. 그 첫 시작은 서라벌의 영광 재현을 위해 경주 왕경(王京)을 복원하는 일이 돼야 한다. 경주는 대한민국의 원형이 탄생한 곳이며, 현대 한국인 DNA의 일부이며, 위대한 문명으로 가득 찬 세계적인 역사도시이기 때문이다.
오피니언/피플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2018-03-16 14:18
오피니언/피플 | 장휘경 기자 | 2018-03-07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