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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5월24일 돌연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보낸 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을 보건대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트럼프의 미·북정상회담 취소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들은 “믿을 수 없다” “진의 파악을 해봐야 한다”며 충격에 빠졌다. 대체적으로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 ‘진의’로 김정은의 최근 대미 강경 비난태도를 지적했다. 김정은은 외무성 부상(차관)들을 동원해 미국의 ‘리비아식 북핵 폐기 모델’ 요구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주장을 반대하며 북·미정상회담도 취소될 수 있다고 협박했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미·북정상회담 취소 진의는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신으로 연장된다는 데 주목하지 않으면 아니 된다. 문 대통령은 올 3월 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백악관으로 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이 트럼프를 “되도록 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고 전 했다. 또한 김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위해 대북 문턱을 낮춰 달라고 설득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미·북정상회담 중재를 즉각 받아들였다. 트럼프의 정상회담 수락을 계기로 트럼프·문재인의 노벨평화상 수상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노벨상 수상을 위해 완전한 북핵 폐기 보다는 미·북정상회담 성사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불신도 나돌았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김정은 편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도 했다.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친북·북반미로 경도되었던 지난날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거기에 더 해 문 대통령은 4월 27일 김정은과의 판문점회담 이후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는 분위기 연출에 적극 나섰다. 문 대통령은 김과의 ‘판문점 선언’에서 비핵화에 관해선 맨 끝 부분에서 3문장으로 짧게 언급하는 것으로 그쳤다. 김은 공동발표에서 비핵화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치 않았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쇼에 넘어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김정은이 성의를 보인 만큼 북한을 달래 회담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강공 자세에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언젠가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한 게 사실과 다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고도 한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편으로 기운다는 불신 표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선임 대통령들이 지난 25년간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북한 김씨 왕조에 기만당한다는 불안감에 빠졌다. 거기에 더해 한국마저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 편으로 기운다는 불신에 잠겼다. 트럼프는 북핵 폐기 문제에서 한국이 북한 편에 선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김정은과 문 대통령 둘에게 던진 불신과 경고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이서 ‘중재자’ 또는 ‘특사’ 역할이 아니라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추구하는 혈맹 미국과 흔들림 없는 공조로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어정쩡한 ‘중재자’로 설 때 북핵 폐기의 기회도 잃고 한·미동맹도 잃는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5-25 19:52

지난 달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 후 대부분의 언론들과 친북 인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폐쇄된 개성공단을 재개시키고, 금강산 관광길도 다시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연장선에서 남북 경제협력 확대와 인천항을 거점으로 한 교류 활성화를 위한 '남북 경제협력 TF'가 출범하기도 했다. 남북 문화 교류와 각종 국제 스포츠대회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심지어 “대동강맥주에 들쭉술로 폭탄주 마시자”는 환호까지 일었다.이와 함께 김정은과 북한에 대한 과대포장도 심해졌다. 언론들이 남북관계 해빙을 맞아 ‘김정은 모에화(특정 대상을 소년이나 소녀, 귀여운 동물 등 호감도 높은 대상으로 묘사하는 것)’에 앞장섰다. 덕분에 김정은에 대한 이미지 변신이 놀라운 지경이다. 정상회담 전 그의 이미지가 ‘긍정적'이란 대답이 단 4.7%에 불과했으나 회담 후에는 48.3%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북한을 바라보는 청년층의 시선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 대학교 1학년 학생 1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북정상회담 이전에는 66.1%가 북한 이미지에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나 이후 57.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평화 공세가 먹혀들고 있다는 방증일 게다.그랬던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문제 삼아 돌연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미북회담 취소까지 거론하는 등 강경 자세를 보이자 우리정부가 당혹스러워 했다. 국민들도 북한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어리둥절해 하면서 혹시 김정은에 놀아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오는 11월의 중간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트럼프의 고민 또한 깊어 보였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중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다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과연 북한의 비핵화가 성공할 수 있을까? 또 비핵화가 성공하면 한반도에 정말로 영원한 평화가 올 것인지?를 말이다. 거듭 말한 대로 월남은 남북평화선언 후 불과 2년 만에 월맹에 침공 당했다. 당시 미국의 키신저는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월남과 월맹이 평화선언을 했기 때문에 적어도 10년간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월맹군과 베트콩은 미군이 철수하자 물밀 듯이 내려와 월남을 간단하게 점령했다. 철수한 미군은 더 이상 월남에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우리가 침공당하면 미군이 즉시 파견되도록 되어있긴 하나 ‘의회의 동의’라는 피하지 못할 단서가 붙어 있다. 미군이 월남에 다시 파견되지 않은 것은 당시 미국 전역에 번져가고 있던 반전(反戰)무드로 인해 의회가 파견 승인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반전 분위기는 앞으로 미국사회에 더 강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월남이 미월동맹조약만 굳게 믿고 있다가 당한 것처럼 우리도 한미동맹에만 의지하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일이라는 말에 대한 해석 또한 입만 열면 ‘통일’을 외치는 북한의 통일에 대한 개념이 우리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 구별이 돼야 할 일이며, 남북관계의 해빙무드는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할 일이나 평화만큼은 그것이 어떤 평화인지를 차가운 머리로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또 북한과 미국의 가슴 속 밑바닥 생각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5-25 19:51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 22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이 진행됐다.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졌지만 평소 그와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곤지암 인근 지역에 수목장으로 안장됐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구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로의 승계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4세대 경영체제의 시작이다.1978년생으로 서울 경복초·영동고교 거쳐 미국 로체스터 공대 졸업2015년 상무 승진 후 미래사업 관리, 지속성장기술·시장 변화 주목 구광무 LG전자 상무로의 경영 승계는 구본무 LG그룹 회장 타계 사흘 전인 지난 17일 발표됐다. 차기 경영체제로의 이행이 급격하게 이뤄지면서 4세 승계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더불어 구 회장의 양자로 알려진 구 상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장자승계원칙의 기업문화2004년 양자 입적LG가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구본무 회장의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경영권을 이어 받는다. 구 상무의 구체적인 역할과 직책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 이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로,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구본무 회장 아들이 일찍 세상을 떠나자 대를 잇기 위해 2004년 양자로 입적하며 그룹 경영권 후계자가 됐다. 1978년생으로 올해 나이 40세다. 서울 경복초교, 영동고교를 거쳐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했다. 입양 2년 뒤인 2006년 LG전자 재경 부문에 대리로 입사하며 경영 수업에 발을 디뎠다. 이후 2007년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MBA(경영학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하지만 중도에 본인의 전공 분야인 IT(정보기술) 실무를 익히기 위해 학업을 중단한 후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으로 옮겨 1년간 근무했다. 스타트업 근무 이후엔 미국 뉴저지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창원사업장,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쳤다. 제조 및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5년 (주)LG 상무로 승진한 이후에는 주력 및 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했다.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는 LG전자의 성장사업 중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으로 글로벌 사업을 이끌었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전자·디스플레이·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 협업하는 사업이다.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사업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LG 측은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은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부인 정효정 씨와의 결혼 스토리 화제구 상무는 2009년 10월 식품업체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 정효정 씨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정-재계, 또는 국내 굴지의 재벌가끼리의 혼사가 아니라서 큰 관심을 모았다. 부인 정 씨는 향료나 화공약품 등 식품첨가물 및 원료의약품을 제조, 판매하는 중소식품업체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다. 1959년 설립한 보락의 지난해 매출액은 335억 원, 영업이익은 13억 원 규모의 중소업체다.두 사람은 뉴욕 유학 시절 만나 사랑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정 씨는 성격이 원만하고 매사에 성실해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고 주변인들은 전했다. 다만 결혼 과정이 순탄치는 못했다. 신랑-신부 양가 집안의 재력 차이가 너무 컸던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신부 측 집안도 제법 건실한 중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재계 4위 LG그룹에 비할 순 없었다.당시 LG가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유교적 가풍이 강한 LG가에서는 대대로 집안 어른이 정해준 상대와 결혼하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신부 측 집안 역시 집안 간 격차와 유교적 가풍이 강한 종갓집에 딸을 시집 보낸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반대에 부딛혔지만 구 상무와 정 씨는 오랫동안 양가 어른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특히 시어머니가 될 김영식 여사가 정 씨를 마음에 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결국 두 사람은 혼인서약을 했고 현재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재계 안팎에선 구 상무의 승계 과정이 재임 중 타계한 구인회 창업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구자경 명예회장 사례를 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구인회 창업주는 1969년 12월 31일 구본무 회장의 경우와 같이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첫째 동생이자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고 구철회 당시 락희화학(현 LG화학) 사장이 ‘장자 승계’ 원칙을 밝히고 구자경 금성사(현 LG전자) 부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또 다른 창업 멤버이자 셋째 동생인 구정회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조카인 구자경 회장을 도우며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이 같은 과도체제가 1년간 이어졌다.  재계와 LG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앞으로 LG그룹을 이끌게 될 구 상무는 다음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사내이사가 된 후 경영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40세에 경영권 물려받아김승연 한화 회장은 29세에 회장 돼한편 구 상무가 경영권을 물려받게 되면서 30∼40대 젊은 나이에 총수직에 오른 재계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구 상무와 같이 40대에 총수직에 오른 인물로는 이건희(76)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준(50) 효성그룹 회장이 있다이건희 회장은 1987년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타계 직후 45세의 나이에 삼성그룹의 2대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1966년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이던 동양방송에 입사해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그룹 부회장을 거치며 21년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와병 중인 이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 온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50세의 나이로 새 총수가 됐다.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2017년 부친인 조석래 전 회장이 고령과 건강상 이유로 물러나자 49세 나이에 회장으로 취임했다.주요 대기업 총수 중 가장 젊은 나이에 경영권을 승계한 인물은 김승연(66) 한화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은 1981년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 설립자인 아버지 고 김종희 전 회장이 타계하자 29세의 나이로 회장이 됐다. 김 회장은 1977년 태평양건설(현 한화건설) 해외수주담당 이사로 입사했고 이듬해 사장으로 취임했다. 1980년 한국화약그룹 관리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년 뒤 그룹 회장에 오른다. 올해까지 38년째 ‘최장수’ 회장을 지내고 있다.최태원(58) SK그룹 회장과 정몽준(67) 아산재단 이사장, 정지선(46)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은 30대에 경영권을 물려받았다.최태원 회장은 부친인 고 최종현 전 회장이 1998년 세상을 떠나자 38세의 나이에 SK㈜ 회장으로 취임했다. 1992년 입사해 경영기획실 사업개발팀장, ㈜SK상사 및 SK㈜ 상무 등을 거쳤다.정몽준 이사장은 1987년 36세에 옛 현대그룹 소속 현대중공업 회장을 맡았다. 1975년 그룹에 첫 발을 디뎠고 1982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승진한 지 5년 만에 총수가 됐다. 정계 진출과 함께 1991년 현대중공업 고문을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로 있다. 현대가 3세인 정지선 회장은 2007년 35세의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1년 현대백화점 기획실장 이사로 입사한 뒤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을 거쳐 2003년 그룹 총괄 부회장직을 맡았다. 

오피니언/피플 | 오두환 기자 | 2018-05-25 18:5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은 마구 튀는 스타일에서 닮은 점이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언하자 “전에 들었던 말일 테니 통역 들을 필요 없다”며 동맹국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무례를 범한 트럼프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원 확약에 힘입어 어께에 힘이 잔뜩 들어가 4.27 판문점 회담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은 김정은이다.이 두 사람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샅바싸움에 올인하고 있다. 트럼프는 ‘원샷 비핵화’를 요구하며 김정은의 안전보장을 보상책으로 제시한 반면, 김정은은 비핵화의 단계를 늘리고 속도를 늦추며 더 많은 경제보상을 끌어내길 원하고 있다.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던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취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공개한 서한에서 “현 시점에서 회담이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당신의 발언에서 보인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에 근거하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이번 회담이 열리기에는 지금은 부적절한 시기라고 느낀다”고 말했다.북한이 외부 전문가는 배제된 채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진행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쇼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을 비난하고 공개적으로 회담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등의 시간벌기용 ‘살라미전술’을 전개했지만 트럼프는 불한당의 배짱에 굴복하지 않았다. 온 국민과 세계인이 기대했던 미·북회담이 무산돼서 매우 안타깝다.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역사적 과제는 아직도 요원하다. 세계 평화를 위해 미·북 간에 입장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서 다시 미·북회담이 정상화되길 바란다. 트럼트 대통령의 서한에는 미·북회담의 여지를 아예 봉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이제 ‘북핵’과 ‘한반도 위기’만 남게 되었다. 한·미 공조와 남북관계 재조정에 대한 플랜B가 시급한 이유다. 미국 언론 일각에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한국의 ‘과대포장(overselling)’이 문제라는 ‘한국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 미·북회담 취소의 가장 큰 원인은 김정은의 2차 방중 이후 돌변한 북의 태도와 오판에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김정은은 더 이상 벼랑끝 전술에 기대지 말고 비핵화를 통한 평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 핵을 움켜쥔 채로는 국제제재를 피할 수 없고, 고립된 경제로는 북한의 활로는 물론 자신의 안전도 도모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보다 냉철한 대북접근이 필요하다. 4.27 판문점 회담부터 일방적 북한 바라기에 매달려온 안보외교라인을 일신해야 한다. 다시 국내 경제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문재인 정권의 1년은 탈선과 폭주의 ‘잃어버린 1년’이 됐다. 적폐청산의 기조 하에 이념투쟁으로 날이 새고 날이 진 ‘역주행의 1년’이었다. 세계경기가 호황인데도 불구하고 청년실업은 11%로 치솟고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70%에 불과하다. OECD발표에 따르면 경기선행지수가 9개월째 하락하고 있어 제3의 경제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모든 것은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 반시장 정책에 따른 생산 비용 급등에 따른 일자리 감소 때문이다. 지난 1년간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만 고용이 9만 명 가까이 줄었다. 경제학 교과서에 없는 ‘소득주도성장’이 가져온 혹독한 경제실험 성적표이기도 하다. 여기에다 금리, 원화가치,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신3고’ 환경이 갈 길 바쁜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는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며, “고용이 크게 늘지 않는 것은 생산가능인구가 줄어서 그렇다”고 한다. 이것은 책임회피를 위한 지록위마(指鹿爲馬)와 다를 게 없다. 이는 정책 책임자들이 포퓰리즘에 경도되어 외눈박이 눈으로 경제를 잘못 진단하고 있다는 증좌이다. 불확실한 비핵화 성과가 경제 실정(失政)을 덮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이제부터라도 문재인 정부는 북의 비핵화와 경제를 모두 살피는 투 트랙 정책에 나서야 한다. 산업구조를 글로벌 분업 체계에 맞추고 고용유발 효과를 키울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강성귀족 노조가 가로막고 있는 노동개혁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더 이상 현 정권탄생에 기여한 지분을 행사하려하는 오만한 민노총에 끌려 다녀서는 정권의 미래가 없다.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니시오스는 “나라를 멸망시키는 가장 가까운 길은 선동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패거리 정치와 대중영합주의가 판치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에서 새겨봐야 할 말이 아닌가. 

오피니언/피플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2018-05-25 09:41

북한은 5월 16일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10시간 앞두고 돌연 취소했다. 이유로는 ‘맥스 선더’ 한·미연합훈련과 태영호 전 북한 영국주재 공사의 기자회견을 들었다. 태 전 공사가 “최고 존엄(김정은)을 모독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내세워 미국이 존 볼턴식 비핵화 압박을 바꾸지 않으면 미·북정상회담도 무산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북한의 고위급회담 취소와 미·북정상회담 무산 엄포는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4월 27일 선언한 ‘완전한 비핵화’ 다짐이 속이기 위한 ‘완전한 기만 쇼(연극)’였음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지금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믿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을 통한 통큰 합의와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기대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올 1월 1일 남북정상회담 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서의 ‘완전한 비핵화’ 선언, ‘전쟁없는 평화·번영·행복’ 다짐 등이 모두 기망(欺罔) 쇼였음을 노정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과 관련, 필자는 ‘일요서울’의 5월 7일자 ‘김정은의 판문점 평화 연출에 말려들지 말라’ 제하의 칼럼에서 “김정은이 한·미 두 나라 지도자들을 기망하려 든다”며 그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사람을 그럴듯하게 속이는 김정은의 기망은 ‘완전한 비핵화’를 내걸고 ‘완전한 핵 보유국’으로 가려는 속임수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속고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공언했고 트럼프도 김정은이 “속인다고 생각 안 한다”고 했다. 그는 김이 “매우 똑똑하고 품위 있는 제스처를 썼다”고 치켜세우기 까지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이 “이해력이 높고 말이 통하는 지적인 인물”이라고 칭찬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에게 퍼주고 비위맞춰주던 김대중 대통령의 김정일 칭찬을 떠올리게 한다. 김 전 대통령은 김정일이 “판단과 식견을 상당히 갖추고…대화가 되고 상식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김정일이 “대화가 되는 사람”이라고 찬양했다. 김대중과 미국이 북한에 속았음을 입증하는 김정일·김정은 부자 칭찬이었다. 김 씨 왕조는 능청스런 쇼에 능한 혈통을 지닌 것 같다.김정은이 고위급회담을 취소하고 미·북정상회담 무산을 경고하고 나선 저의는 분명하다. 김이 노리는 대로 미국이 끌려오지 않는데 대한 반발이다. 김의 의도는 ‘완전한 비핵화’를 띄워 미국을 안심시키고는 ‘단계적 핵 폐기’로 유도해 내려는 데 있다. 미국으로부터 핵폐기 단계별로 경제보상을 받아내며 제재를 무력화시켜 핵을 유지하려는데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거듭 주장하며 카자흐스탄과 리비아 비핵화 모델을 거듭 요구하자 핵 보유가 불가능해졌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김정은은 미국이 볼턴식 요구를 거두지 않는다면 정상회담을 거부하겠다고 협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선언이 한·미를 속이고 핵을 보유, 결정적 시기에 남한을 적화하기 위한 붉은 쇼였음을 노정시킨 벼랑 끝 전술이기도 하다.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선언이 핵 보유를 위한 ‘완전한 기만 쇼’였음이 드러난 이상 더 이상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한·미 두 나라는 CVID와 카자흐·리비아 모델을 관철 시켜야 한다. 특히 트럼프와 문재인은 노벨평화상 수상을 의식해 가시적 성과에 매몰돼선 안 된다. 평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정상회담과 북핵 불안감을 마비시키는 남북교류협력 연출에나 급급해서도 아니 된다. CVID와 ‘선 핵폐기-후 지원’ 원칙을 관철시켜야 한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5-18 20:07

TK(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고는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평가가 거의 자폭에 가까운 수준이다. 유력 진보 인사들의 ‘미투’ 추문 사건을 비롯해 김기식 전 금융감독위원장 인사 파문,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 굵직굵직한 ‘호재’가 이어졌음에도 반사이익은커녕 오히려 수세에 몰리는 기막힌 현상을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  남북회담과 북미회담 그리고 비핵화 등 외교·안보 현안이 마치 ‘블랙홀’처럼 다른 사안들을 모두 빨아들이는 바람에 ‘백약이 무효’라는 자조 섞인 항변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선거에 한국당이 참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못 된다. 늘 하는 말이지만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운 법이다. 내부의 적을 양산해서는 진검승부를 해보기도 전에 자멸하는 게 고금(古今)이 다르지 않다. 지난해 조기 대선에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한국당은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말 그대로 모두가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와 혁신을 해야 했다. 그런데 그들은 결코 그러지를 못했다. 1년 내내 당내 마찰만 일으키며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공천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지난 여느 선거 때보다 심한 공천 후폭풍이 예견됐던 터다. 아닌 게 아니라 낙천자 대부분이 탈당을 강행하면서 짜맞추기식 공천을 공격하고 나섰다. 집단 탈당 러시를 이루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뒤따랐다. 경선여론조사에서는 일부 책임당원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해 표를 가져가거나, 여론조사 결과를 사전에 특정 후보에 먼저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천룰에서는 오랜 정당생활을 해오며 정치일선에서 활동한 사람을 정치신인이라 하여 가산점을 주는가 하면 아버지가 국가 유공자라는 이유로 또 가산점을 주는 등 소가 웃을 불공정 경선을 자초했다. 무슨 입사시험도 아니고 특정후보자를 위한 ‘짜맞추기 공천’에 ‘로또공천’이라는 비아냥이 난무했다.  특정 지역은 이런 ‘로또공천’을 하기 위해 지지율이 선두로 나타난 전직 시장까지 아무런 설명 한마디 없이 컷오프시키는 정치적 살해를 서슴지 않았다. 한국당 지도부가 눈도 꿈쩍 않고 이 같은 공천 폭거를 일삼을 수 있는 데는 한국당이 여전히 TK에서는 ‘한국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오만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지역 유권자들은 안중에 없고 정당정치라는 허울을 쓴 채 오직 그들 조직만의 공천 잔치를 벌였던 게다. 이들 지도부가 공천 실패는 곧 당 조직의 와해로 이어진 불과 2년 전 사실을 망각한 채 지난 2016년 총선 그때보다 더한 공천폭거를 저지른 것이다. 이렇게 표심을 왜곡하는 공천으로 설령 TK에서 승리하더라도 한국당은 이미 보수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신뢰받기는 틀려 보인다. 한국당 지도부에 그런 고민 따위는 애시당초 없었다. PK(부산·경남)와 울산 지역도 부침이 다소 있긴 했지만 TK 다음으로 보수의 텃밭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곳 사정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광역단체는 물론이고 기초단체까지 한국당이 우세한 곳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한국당의 요새 격인 TK 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사실을 그들 당 지도부만이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식의 공천을 할 수 있었겠는가 말이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5-18 19:58

<뉴시스> “전두환, 최종진압 작전 지시”…美 국무부 비밀 문건서 드러나헌트리·피터슨 목사 부인 “전두환 쿠데타로 5.18 발발”[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38주년을 맞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민간 차원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속도가 붙고 있다.38년 만에 최초로 시위대와 계엄군 대치 등 미공개 5·18 영상물이 상영되고 미국 외교 기밀문서 국문 번역본이 알려진다.게다가 그간 광주의 침상을 세계에 알린 고 찰스 헌트리·아널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전두환 씨의 집단발포 배후 등 진상규명에 얼마만큼 다가설지 주목되고 있다.재출간 ‘전두환 회고록’도 출판 금지…“허위투성이”전씨의 일방적 주장 입증할 근거 확인된 것 없어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씨가 전남도청 진압 작전을 직접 지시했고, 북한군 광주 투입설도 유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SBS는 지난 14일 ‘8시 뉴스’를 통해 1980년 5.18 당시 미국 국무부의 비밀 전문을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이 비밀 전문에 따르면, 1980년 5월 25일 오전 9시 머스키 당시 미 국무장관은 한·중·일 대사관 등에 보낸 비밀 전문에서 “군의 실력자 전두환 장군(당시 보안사령관)이 (5.18민주화운동에 관해) 군사 작전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아울러 머스키 전 장관은 “마지막 협상 시도가 실패하면 진압 작전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이 경우 합참의장이 미국에 먼저 알려주기로 약속했다”고도 전했다.미국 기밀문서 발견에…5월 26일에는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 대사가 최광수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난 후, 머스키 전 장관에게 긴급 전문을 보내 ‘27일 0시경 진압 작전이 시작된다’고 보고했다. 이 보고 후, 미국 시각 5월 26일 오전 7시, 머스키 전 장관은 ‘한국 상황 보고서’를 통해 ‘전두환 장군이 상황을 끝내기 위한 광주 진입에 강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또 “(대한민국의) 합참의장이 주한 미군 사령관에게 27일 0시부터 계엄군을 투입한다고 알렸다”고도 전했다. 즉, 전 씨가 민주화운동에 나선 광주 시민 학살을 직접 계획했고, 사전에 미국 측과도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는 것이다.그간 자신의 책임을 강하게 부인하던 전 씨의 모든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미국 측 자료를 통해 확인한 셈이다. 국내 주장이 아닌, 미국 정부 측의 자료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라 특히 5.18을 왜곡해 온 국내 극우세력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하루 뒤인 15일에는 이와 유사한 주장이 담긴 기자회견이 열려 전두환 씨를 향한 비난 화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간 광주의 침상을 세계에 알린 고 찰스 헌트리·아널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마사 헌트리·바바리 피트슨 여사는 서구 치평동 5.18기념재단 시민사랑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항쟁 당시 전두환씨가 쿠데타를 일으켜 무고한 광주시민이 죽거나 다치는 거을 목격했다”고 말했다.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선동하고 사형을 선고한 것도 5·18 발생의 한 배경”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 특수군 개입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 광주시민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위와 운동을 했다. 계엄군 총칼에 쫓기면서도 정말 용감하게 맞섰다”며 “전두환씨가 자기 집권을 위해 잔인한 무력을 써 희생이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바리 피터슨 여사는 “사택 2층에서 남편과 함께 헬기가 기총사격하는 것을 보고 두 아들(당시 5·8살)을 지하실로 대피시켰다”고 증언하기도 했다.앞선 지난 9일에는 5·18기념재단(재단)과 민주화운동기록관(기록관)등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3에서 공개되지 않은 5·18 영상기록물을 38년 만에 공개했다.영상은 1980년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국군통합병원과 적십자병원 환자 치료 상황, 헌혈과 영안실 모습, 도지사 기자단 브리핑, 수습위 면담 장면, 기자들이 헬기에 탑승해 도청 상공을 쵤영한 장면이 담겨 있다.또 시민들의 무기 회수, 도청 주변 정리하는 계엄군, 도청 현관 앞에 회수된 무기들과 거리 청소, 도로와 기관 앞에서 경계 중인 계엄군, 망월동 안장 모습 등이 상영된다. 영상기록물은 16㎜ 흑백 필름 총 3롤(권)로, 상영시간은 72분이다. 안타깝게 무성으로 소리는 들을 수 없다.5·18 관련 영상기록물이 많지 않은 실정에 이번 영상기록물 수집은 1980년 광주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북한군 개입설 유포자도 전두환”이같은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정치권과 관련 단체는 논평을 통해 사실 확인은 물론 법적 처벌이 불가피함을 전했다.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했다. 추 대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가장 먼저 주장한 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진실을 외면하고 명예훼손 일삼은 역사범죄의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지막 남은 도리일 것”이라고 주장했다.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5.18광주 민주화항쟁 당시 미국 국무부 비밀 문건에서 최종 진압 작전의 지시에 대해 ‘전두환이 결정했다’고 명시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전두환은 그간 회고록까지 출간해가며 끝끝내 자신의 죄를 부정했지만, 결국 끔찍한 살상의 최종 책임자였음이 명백히 밝혀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계엄군에 의한 집단 성폭행 등 20년 전 재판에서 기소·인정되지 않았던 죄상들이 새롭게 수면 위로 드러났고, 1995년 제정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과 ‘헌정질서 파괴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공소시효 진행 또한 정지된 상황”이라며 “전두환에 대한 조속한 수사와 죄에 따른 엄중한 형사책임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5.18민주유공자 3단체(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또한 같은 날 발표한 공동 입장문을 통해 “5.18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검찰이 전두환을 재판에 넘긴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명예훼손만이 아니라 민간인 학살 및 암매장 문제, 발포명령자 규명, 고문 및 가혹행위, 5.18왜곡 등의 5.18 진상을 규명하고 전두환 등 책임자를 엄중 처벌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일부 대학생들도 동참했다.대학생들이 5.18과 관련해 전두환 전 대통령 재수사와 미국 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행동에 나섰다.지난 5일 어린이대공원에서 대학생들이 대학생 검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펼쳤다. 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재수사와 5.18에 개입한 미국의 사과를 요구했다.대학생 검사단은 이번 캠페인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재수사해야 하는 4가지 이유와 5.18에 관련해서 미국의 사과를 촉구해야 하는 3가지 이유를 정리해 시민들에게 알렸다. 이와함께 전두환 재수사와 미국사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했다.23년 만에 법정에 설까?5.18 캠페인 어린이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잘못을 반성하라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피켓 전시, 스티커 설문, 퀴즈대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했다.서명에 참여한 한 시민은 “전두환 재수사를 촉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아직 5.18이 전부 밝혀지지 않았는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잘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한편 이와 관련, 전 씨는 거짓으로 일관해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은 회고록에서도 당시에 관해 “북한 특수군의 개입 정황이 있었다”는 식의 주장을 되풀이한 바 있다. 북한군 투입설은 제5공화국 들어 안기부와 국방부를 중심으로 민간에 유포되었다는 게 그간 학계의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단 한 차례도 확인되지 않았다.이에 따라 일각에선 전 씨가 5.18과 관련해 23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는 날이 언제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광주지방검찰청 형사1부(부장검사 이정현)는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계엄군의 기관총 사격을 증언한 조 신부를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전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전 씨의 기소는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1980년 5월21일 광주 일대의 상황을 담은 비밀문서가 발견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오피니언/피플 | 이범희 기자 | 2018-05-18 17:00

 “민변이 나가도 너무 나간다. 동성애를 옹호 조장하는 운동에 앞장서더니, 자국민을 구해 온 국정원을 고발하다니.미국 CIA나 이스라엘 모사드를 영화에서 보면서 우리나라 국정원도 중국이나 타 공산권에 억류되어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인 북한주민들을 구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만약 실제로 국정원이 기획하여 캄보디아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구해냈다면 상을 줄 일이지, 그게 벌을 받을 일인가? 이러면 앞으로 누가 자기 목숨 내놓고 어려움에 처한 국민을 구하겠다고 나서겠는가?민변은 북한주민들이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임을 부인하는가? 민변에도 상식과 양심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믿는데 만약 집행부가 이렇게 빗나간 일을 한다면 회원들이 각성하고 나서야하는 것이 아닌가?“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인 미국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최근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이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 12명을 강제로 탈북시켰다며 이병호 전 국정원장 등을 강요죄와 체포·감금죄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것을 보고 한 말이었으리라.민변은 전 국정원 간부들을 고발하면서 “한 방송사 보도로 이것이 총선 승리를 위한 (국정원의) 납치극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국정원이 천인공노할 범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이웃 가정의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학대당하고, 거기에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어찌 할 것인가?미국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필자의 지인은 아마도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그 아이들을 어떤 방법으로든 그 집에서 구출해야 한다고 호소할 것이다. 신고를 받은 경철은 당연히 아이들을 구출해야 한다며.민변은?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경찰 신고는 고사하고 경찰이든 누구든 그 아이들을 구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것 같다. 인권 유린이고, 구출이 아니라 납치라고 할 것이다. 그래야 앞뒤가 맞다.학대당하고, 굶고 있는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두는 게 입만 열면 인권을 부르짖는 사람들이 해야 할 도리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그 지옥에서 탈출시키는 게 맞는가.좋다. 백 번 양보해 설사 그것이 ‘납치’였다고 치자. 그래서 그들을 북으로 다시 보냈다고 하자. 그들은 북에서 어떻게 지내게 될까.잘 살 것이라고? 정말 그리 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만에 하나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어쩔 것인가?민변은 아마도 그들이 잘 살든 못 살든 북으로 갔으니 우리가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침묵해왔으니 말이다.그러나 말이다. 입장 바꿔 한번 생각해보자. 만약 민변 소속 변호사 가족 중 누군가가 공산국가에 억류돼 고생하고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그 때도 침묵할 것인가? 국정원이 구출해줬는데도 이를  납치라며 고발할 것인가? 그리고 그 가족을 다시 그 공산국가로 돌려보낼 것인가?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5-18 10:58

사업을 하는 사람이든, 사업을 하지 않는 사람이든 종합소득세는 5월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개인 상용차 운전자든, 상용차 사업자든 누구나 합법적인 방법으로 세금을 적게 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상용차 사업자의 절세는 세금에 대해 얼마나 깊은 상식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신고를 못하거나 하지 아니하면 높은 율의 가산세가 추가돼 고지된다. 종합소득세는 계산된 종합소득금액에서 소득공제를 해서 과세표준을 정하는데 과세표준이 적어야 세금을 적게 낸다. 이런 소득 공제 항목이 여러 개 있는데 부양가족 공제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 기타의 소득공제 중소기업, 소상공인 공제부금 공제가 있다. 노란우산공제란 소기업, 소상공인 지원시책에 따라 법률에 의해 중소기업 중앙회가 운영하고, 중소기업청이 감독하는 공적 공제부금제도이다. 이 제도가 사업자에게 많은 혜택이 있고 소득세 절세에도 도움이 되므로 이번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제도는 소기업, 소상공인의 폐업, 질병, 사망, 퇴임, 노령 등에 따라 발생하는 생계위험으로부터 생활안정과 사업 재기를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다만, 앞에서 밝힌 사유 이외의 사유 기준으로 13회 이하로 가입해 해지하는 경우, 부금의 일부만 찾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노란우산공제 가입 가능 기업은 업종과 매출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 근로자 10인 미만의 도소매업종 개인사업자 또는 50인 미만의 광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의 사업체 대표를 대상으로 하는데, 창업 즉시 가입도 가능하다. 가입은 노란우산공제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시중 은행 창구에서도 가능하다. 필요서류는 청약서와 사업자등록증, 법인대표자의 경우 법인등기부등본, 그리고 매출액 증빙서류이다. 월 납입금은 5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로 정할 수 있고 전액이 적립된다. 특정한 사유로 해약 처리된 지 1년이 되지 않으면 가입이 불가능하고, 다중 사업체 무등록자 역시 가입에 제한을 받게 된다. 그리고 사업(업종) 중 일반유흥주점업, 무도유흥주점업, 단란주점업 등의 주점업, 무도장운영업, 도박장운영업, 안마업운영업 등은 가입이 불가능하다. 또한 연평균 매출액이 일정금액 이하인 경우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연평균 매출액에 따라 매월 또는 분기로 금액을 일정하게 넣어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해당연도의 소득금액이 4000만 원 이하인 경우 500만 원, 4000만 원 초과 1억 원 이하인 경우 300만 원, 1억 원 초과인 경우 200만 원을 소득공제 한도로 한다. 소기업, 소상공인공제부금에 적립한 금액은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소득공제로 소득금액에서 차감되고 파산하는 경우에도 법에 따라 채권자의 압류로부터 보호된다. 따라서 폐업 등의 경우에도 최소한의 생활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납입원금 전액이 적립되고 그에 대해 복리이자가 적용된다는 것 또한 큰 장점이다. 노란우산공제를 이용하면 일시금 또는 분할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고, 추가적으로 상해보험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여기서 상해보험이란 보험료를 중소기업중앙회가 부담하는 것으로, 상해로 인한 사망이나 후유장애 발생 시 2년간 최고 월부금액의 150배까지 보험금이 지급된다. 휴양시설, 제휴 카드 등의 복지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근로자의 경우 근로를 마치면 퇴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사업자의 경우 폐업하면 빚과 상처만 남게 된다. 다소 까다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노란우산공제의 장점을 잘 이용해 힘든 상황을 대비한 대책을 세워두는 것이 현명하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회장, 참프랜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5-17 09:42

문재인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추진은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지난 3월20일 ‘대한민국직능포럼’이란 시민단체는 문 대통령의 노벨상을 추진키로 했었다. 이 단체에는 작년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사람들도 일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민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지만 이제 첫걸음일 뿐이라”며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반대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 프레더릭 켐프 회장은 5월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벨상 욕심을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의 친구로부터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과 “딜(거래)을 하고 노벨상을 받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 BBC 방송은 문 대통령이 “미·북 대화를 이끌어 내 핵 위협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노벨평화상을 탈 수 있지만” 실패하면 “나라를 파괴하는 공산주의자”로 전락될 것이라고 3월9일 예견했다.남북, 미북 정상회담과 함께 노벨상 수상과 관련된 말들이 끊임없이 떠오른다. 그러나 북핵은 한 두 사람의 노벨상 욕망을 채우기 위해 흥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노벨 평화상을 타기위해 ‘선 북핵 폐기-후 보상’ 원칙을 양보해선 안 된다. 또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상태(CVID)’로 마무리 짓지 아니하고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을 터줘서도 아니 된다. 만약 한미 두 나라 지도자들이 노벨상 수상을 위해 북한에 양보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 동시에 노벨상에도 불명예의 상처를 낸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추한 오점을 남겼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 대통령은 잔혹한 독재자 김정일에게 현금 4억5천만 달러와 상품 5000만 달러를 불법으로 건네주고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이 공로로 그 해 12월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김 대통령이 노벨상을 탄 지 2-3년 만에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김정일에게 엄청난 돈을 찔러주었다는 사실이 폭로되기 시작했다.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불명예와 치욕의 대상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2003년 2월5일자 사설에서 ‘북한이 돈을 받기 위해 정상회담에 참가했기 때문에 이제 이 (노벨)상은 전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이) 받을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2003년 6월26일 보도를 통해 정상회담을 위해 막대한 돈을 북측에 지불함으로써 ‘햇볕정책의 신뢰성을 위협하며...김대중 대통령의 명성을 더럽힐 수 있다.’고 적시했다.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도 2003년 6월26일 ‘노벨 평화상에 상처가 났다’는 제목의 사설을 썼다. 이 사설은 김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돈 주고 샀다’고 비난 받는다며 ‘햇볕정책은 거액의 뒷돈으로 유지됐다는 의혹이 증명되었다.’고 논평했다. 그 밖에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02년 10월9일자에서 김 대통령 측근들이 노벨상 수상을 위해 조직적으로 극비 로비를 했다고 보도했다.김 대통령의 노벨상은 그의 ‘명성을 더럽혔고’ 노벨상에 상처를 냈으며 햇볕정책이 ‘거액의 뒷돈으로 유지’된 것으로 조롱받는다. 그로부터 18년 만에 다시 노벨상 수상이 입길에 오른다. 18년 전처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도 북에 퍼주거나 양보하면서 노벨상을 받으려 해선 안 된다. 두 사람은 먼저 북핵이 ‘선 폐기-후 보상’원칙 에 따라 완전 폐기되도록 진력해야 한다. 그리고 난 다음 ‘로비’ 없이 노르웨이의 노벨상 위원회 결정을 기다리면 된다. 거기에 두 사람의 명예도 살고 북핵의 완전폐기와 한반도 평화의 길도 열린다.■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5-14 14:05

최근 뉴욕타임즈는 ‘대통령은 법 위에 있지 않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검 해임 움직임을 신랄하게 비난했다.로버트 뮐러 특검이 ‘러시아 게이트’(2106년 대선에서 트럼프 측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혐의)에 대한 수사의 칼끝을 자신에게 겨눈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그를 맹비난하며 해임을 시사하자 강력한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사설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만에 하나 뮐러 특검을 해임한다면 이는 미국 정부의 뼈대를 흔드는 행위이며, 미국 시민들 중 유일하게 법 위에 군림하게 되는 선례를 남기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하려 하자 그를 전격 해임한 바 있다.이 같은 트럼프의 행위를 뉴욕타임즈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의한 ‘권력남용’으로 진단하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가 소속된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이렇듯 미국에서만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 논란이 일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이른바 ‘드루킹 댓글조작’ 파문으로 ‘제왕적 대통령제’가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당초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장의 태도가 논란의 불을 지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댓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민주당원 ‘드루킹’을 잡아놓고도 보름간이나 쉬쉬했다. 11억 원에 달하는 사무실 운영비 출처와 계좌추적 조사도 미적거렸다. ‘드루킹’과 연결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김경수 의원의 해명을 재차 학인해주는 식으로 일관하다가 김 의원이 드루킹과 시그널이라는 메신저로 비밀대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자 그제야 김 의원 소환조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미적미적 수사’에 ‘축소·은폐 수사’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없었다.이 청장이 이 같이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것은 경찰 인사와 관련이 있어서라는 게다. 서울경찰청장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유력한 자리가 아닌가. 게다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까지 걸려 있어 이 청장이 청와대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미국 대선 막판에 집권당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법 집행 기관으로서 엄정한 수사 태도를 보여준 미국의 FBI와 너무도 대비되는 터다. 미 FBI는 비록 수장이 해임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살아 있는 권력인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 수사 의지를 밝힌 바 있다.이 서울경찰청장의 처신은 또 자칫 권력기관장 인사제도에 대한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본다.현행법상 경찰청장을 포함해 국가정보원장, 감사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5대 권력기관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어 있다. 대통령이 이들의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으니 어느 정권에서나 권력기관장들이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살아있는 권력에는 납작 엎드려 있다가도 정권이 바뀌면 그 정권 인사들을 향해 칼을 들이대는 악순환이 계속돼 온 것이다.그런데도 현 정부는 대통령의 권력기관장의 인사권을 그대로 유지한 채 4년 연임 대통령제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내놓았다. 이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8년으로 늘린 것에 불과해 계속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권력기관장에 앉히겠다는 고백이나 다름없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5-13 12:46

- “금융시장 견제와 균형 통해 위험관리 역할 다해야”…행정의 마무리 수단 곤란- 금융 전문성과 개혁성 두루 갖춘 인물…진보적 금융학계 이끈 리더 역할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2013년, 금융 분야 학자 및 전문가 143명이 모여 ‘올바른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안은 크게 3가지로 금융위원회 해체,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 설치, 셋째는 금융안정협의회(가칭) 법제화를 주장했다. 이때 발표된 선언문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던 윤석헌 전 서울대 객원교수를 지난 4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장으로 제청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날 금융위는 윤 원장에 관해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 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됐다”라고 제청 이유를 밝혔다.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갖고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지난 8일 윤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 원장은 “(브레이크 밟기는) 때로 환영받기 힘든 일이지만 대한민국 금융과 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이후 금융위원회의 하부 기관 구실에 머물러왔던 금감원이 윤 원장 취임을 계기로 상당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며 감독 행정에 나설 것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금융회사에 대한 조사·검사 권한을 가진 금감원은 그동안 정치 권력의 해결사 노릇이나 금융위원회의 손발 구실에만 머무르며 금융 감독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래서일까, 윤 원장은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며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서는 안 되며 ‘견제와 균형’을 통해 위험관리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이 실패한 원인은 금감원이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금감원의 정체성을 재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국가 위험관리의 중추” 윤 원장은 “그동안 가계부채 문제 등 금융감독의 본질인 국가 위험관리가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 면이 있다”며 “감독정책의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역할이 국가 위험관리의 중추라며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현실화된 위험에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이 본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금감원은 이 역할에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많은 과제에 포획돼 금융 감독의 지향점이 상실되면서 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가계부채 문제가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저축은행 사태나 동양그룹 사태와 같은 금융 소비자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을 둘러싼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금융감독 본연의 역할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었고 금감원 또한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채 시장에 혼선을 초래한 점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윤 원장이 학자 시절 꾸준히 지적하던 금감원의 문제점이자 진보 성향 금융학자들이 일관되게 지적하던 내용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 개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금융정책에 금융감독이 휘둘리는 현재의 금융감독 체계의 개편이며 금감원의 독립성 확보”라며 윤 원장과 같은 인식을 드러냈다. 윤 원장은 “금융소비자 피해 사례가 이어지면서 금융감독원에 대한 신뢰가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금감원 신뢰를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공직자의 도덕성 확립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 법규를 집행하는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청렴함과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 감독, 검사의 질적 수준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윤 원장은 “금융감독의 전반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감독 유관기관들과의 정보공유와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원장으로서 금융감독원 임직원이 금융감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금융 혁신’ 밑그림 그린 학자 윤 원장은 1948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뒤 미국 산타클라라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윤 원장은 줄곧 대학과 연구소 등 학계에서만 활동해 왔다. 교수 경험만 있는 인사가 금감원장에 임명된 것은 윤 원장이 처음이다. 이런 이유로 윤 원장의 조직 관리 능력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자질론을 펴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된 바 있다. 공직 경험이 없고 학자 출신인 윤 원장이 금감원 수장 역할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드러낸 것. 금감원의 한 간부는 “금융감독의 현장은 교과서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의 압력과 업계의 로비, 금감원 직원들의 관성적 태도 등 윤 원장이 앞으로 넘어서야 할 장벽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원장은 청와대가 줄곧 금감원장 잣대로 내세운 금융 전문성과 개혁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림대 경영대학장과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한국금융학회 회장도 역임했다. 현 정부에선 금융위원장 직속 금융행정인사혁신위원회 위원장과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진보적 금융학계를 이끈 리더 역할도 꾸준히 해 왔다. 특히 윤 원장은 학자 시절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치 금융 청산을 위한 목소리를 내 왔다.윤 원장은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금융위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여러 권고 사안을 내놓은 바 있다. 금융행정혁신위는 금융위가 기존 금융행정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민간 자문기구다. 금융행정혁신위는 당시 금융사 근로자 추천이사제 도입을 권고했고 케이뱅크 인가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을 금융위에 권고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 권고안에 대해 “최대한 수용하겠지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건 등 일부는 당장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감원ㆍ금융위, 의견 충돌 심화 이러한 가운데 윤 원장이 취임함으로써 금융감독 체계 개편 논란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윤 원장은 평소 금감원의 독립성 강화와 금융위의 축소를 주장한 대표적 인물이다. 윤 원장 취임 다음 날인 9일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은 상호 존중하고 소통 채널을 활성화하는 등 양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금감원의 처신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판하면서 향후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회계 위반을 뜻하는 조치사전통지서를 전달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와 사전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논란도 함께 불이 붙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사안 자체가 크고 투자자 다수가 연관돼 이들을 보호할 방법을 찾다 내린 고육지책”이라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금융위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며 현재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종구 위원장은 “사전통지 업무는 증선위(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금감원에 위탁한 업무인 만큼 금감원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건의 경우 전례없이 사전통지 사실을 공개했고 시장에 충격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금감원의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전통지로 문제가 생긴 만큼 지금처럼 금감원에게 사전통지를 맡겨놓을지 여부는 별도로 검토해 봐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윤석헌 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밝힌 금감원 ‘독립성 강화’에 대한 의미에서조차 최 위원장은 “금감원은 금융위 설치법에 따라 설치된 기관”이라며 “정책 업무를 수행하는 데 두 기관 간 선을 긋기보다는 유기적으로 협조해 나가야 한다”고 밝히며 입장 차가 극명함을 나타냈다. 한편 앞서 삼성증권 배당사고 결과 발표에서도 금감원 검사단과 금융위 검사단은 따로 검사를 실시하고 다른 결과를 발표하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금감원은 주문 수량이 1주에 불과하고 상한가 주문 후 지체 없이 취소한 1명을 제외한 21명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매도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금주 중 검찰 고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금융위는 중간 조사 결과 삼성증권 직원들이 주식매도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시세 변동을 도모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 금감원과는 다른 온도차를 드러낸 바 있다. 다만 금융위 관계자는 “유령 주식을 대량 매도해 삼성증권 주가를 왜곡한 행위에 대해서는 시장질서교란행위 해당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의견 충돌 이슈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관의 특성 상 기본적으로 일정 부분의 시각 차이가 있는 데다 개혁 성향의 윤 원장의 취임을 계기로 금감원이 감독 당국으로서의 독립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은산분리 완화 문제, 금융회사 노동이사제 도입, 초대형 IB 등 주요 쟁점들이 금융권에 산적해 있는 만큼 양대기관의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원장은 현 정부의 세 번째 금감원장이다. 첫 금감원장이었던 최흥식 전 원장은 하나금융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되며 6개월 만에 낙마했다. 전임 김기식 전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과 임기 말 셀프 후원금 논란으로 2주 만에 불명예 사퇴했다.  

오피니언/피플 | 장휘경 기자 | 2018-05-11 17:55

지난 5월 10일로 출범 1년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평가는 대북정책을 포함한 외교·안보는 선방했다 할 수 있다. 역사적인 4.27 판문점 회담과 미북회담을 끌어낸 것은 평가할 만하다. 반면 경제분야는 낙제점 수준이다. 지난해 3.1% 성장률이 올해는 2%대 후반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은 ‘일자리 대란’으로 번지고 있다. 실업자 수도 126만명을 넘어섰다. 제조업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70% 초반으로 하락한 것도 심상치 않다. 문 대통령은 경제분야의 실패를 인정하고 원인 규명과 바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정책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일자리를 감축시키는 ‘최저임금의 역설’이 되었다. 노동시간 감축과 정규직 고용 증대는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한 기업 수익의 증대가 전제돼야 한다. 고용안정도 중요하지만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동개혁, 구조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제난을 타개해 나갈 수 없다. 세계 좌파 정부 대부분이 세금으로 ‘퍼주기 복지’를 펴다가 파국을 맞았다. 최근 아르헨티나가 IMF에 손 벌리고 뒤늦게 ‘친(親)시장’ 러브콜 하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최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남북) 평화협정이 체결된 뒤에는 한반도에서의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부정적 여론이 비등하자 “주한미군 철수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슬그머니 발을 뺀 적이 있다.야권(野圈)은 심심하면 터지는 문 특보의 돌출발언은 청와대와 교감 하에 대통령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계산된 발언이라고 보고 있다. 평화회담이 오히려 전쟁의 전주곡이 된 평화회담 ‘잔혹사’를 망각해선 안 된다. 베트남전쟁은 ‘파리평화협정(1973년 1월)’로 종결됐다. 미군이 종전(終戰) 2개월 만에 베트남에서 모두 철수하자, 2년 뒤 월맹은 기습적인 남침을 감행했다. 월맹이 ‘파리평화협정’을 파기하면 월맹을 쓸어버리겠다던 ‘미-베트남 방위조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전쟁 50일 만에 베트남은 패망했다.영국 체임벌린 총리, 독일 히틀러 총통, 프랑스 달라디에 총리, 이탈리아 무솔리니 총리는 독일의 체코슬로바키아 영토 수데텐란트 점령을 다른 3국이 용인하는 대신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뮌헨협정(1938년 9월)’에 서명했다. 그러나 1년 뒤 히틀러는 폴란드를 침공해 2차 대전을 일으켰다. ‘4.27 판문점 선언’의 내용 중 ‘남북 간 적대행위 중지’, ‘불가침 합의’, ‘연내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등은 새로운 합의가 아니다. 추상적인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제외하면 어디에도 북한의 핵 포기 약속을 담보할 조치는 눈에 띄지 않는다.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10·4 공동선언’에도 ‘군사 적대관계 종식’‘한반도 전쟁 반대와 불가침의 확고한 준수’‘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 추진’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북은 남북정상회담을 헌신짝처럼 짓밟고 핵무기를 완성했고, 거듭된 무력도발로 한반도 위기를 증폭시켜왔다. ‘종전선언, 평화협정’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 바라는 것이지만, 힘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로 전환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북한의 선 조치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그것은 한반도 적화통일을 분명한 목표로 규정한 북한의 ‘유일영도 10대원칙’과 ‘조선노동당 규약’ 등을 폐지하고 ‘영구적 핵 폐기’를 해야 한다. 그 다음 미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합의와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면 정권교체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보증에 기댈 수 없어 쉽게 핵을 포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핵무기나 핵물질은 너무 작다. 북한이 제시한 자료에 따른 검증만 가능할 뿐이지 완벽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북한의 핵 과학자가 남아있는 한 해체된 것들은 다시 지어질 수 있다. 영구적 북핵 폐기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주한미군은 영구적 북핵 폐기 후는 물론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주둔해야 한다. 중국은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을 갖고 있으며, 일본도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는 조약이나 회담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스스로 전쟁을 막을 힘을 갖지 못하면 평화를 지킬 수 없다. 섣부른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전환은 국가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5월 22일에 예정되어 있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주한미군은 영구적 북핵 폐기나 평화협정과 무관하게 주둔한다”는 양국 대통령의 명확한 발표가 있어야 한다. 또한 탄도미사일, 생화학무기, 납북자 송환 등 핵과 함께 폐기할 대상으로 북의 약점을 찔러 김정은이 ‘단계적 북핵 폐기’ 협상전략을 구사할 여지를 사전에 봉쇄해야 한다. 

오피니언/피플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2018-05-11 10:03

# 기(起)1985년 핵비확산조약(NPT)에 가입한 북한은 8년 뒤인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 특별사찰에 반발해 NPT 탈퇴를 선언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거세게 압박하자 탈퇴를 유보했다. 그러나 제2차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2003년 1월 다시 NPT 탈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3년 후 1차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6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다. 핵보유국임을 선포하기도 했고,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발사에 성공했다고도 주장했다.# 승(承)그러자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2017년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간의 설전이 험악하게 벌어졌다. 미국은 금방이라도 북한에 선제타격을 가할 태세였다. 한반도에 전쟁 분위기가 고조됐다. 국제사회도 미국을 거들었다.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는 점점 높아갔다. 북한의 맹방인 중국도 이 같은 국제사회 움직임에 마지못해 동참했다. 북한의 고립무원(孤立無援) 신세는 불가피해졌다. # 전(轉)그런데 대반전이 일어났다. 위기에 처한 김정은이 2018년 신년사에서 ‘평화’라는 출구전략을 가동한 것. 평창올림픽에도 참가하고 경색됐던 남북 관계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 북한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이 남쪽에 내려와 공연했다. 그러자 한국 정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의 평화 공세를 환영했다. 대북 특사도 보냈다. 이들에게 김정은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도 김정은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판문점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남북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 이 모든 일이 글자 그대로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진행됐다.    # 결(結)돌발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협정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라는 성과를,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자국을 향한 ICBM 개발 중지를, 북한은 체제보장이라는 ‘선물’을 각각 거머쥘 것이다.그렇다면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시작된 이 사태의 끝은 무엇일까.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보가 그 답을 제공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일개 학자가 아닌 대통령 특보의 입장에서 한 말이어서 그 무게감이 더하다. 게다가 그동안 그가 한 말들이 실제로 이어진 바가 있어 청와대의 발표대로 주한미군 철수 발언이 그저 개인적인 의견으로 볼 수 없다.결국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이다. 그 단서는 판문점 선언에서도 찾을 수 있다.선언문 말미에 나온 비핵화에 대한 부분이 그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썼다. 한국에는 있지도 않은 핵을 포기하라는 게 말이 안 된다. 왜 그랬을까?선언문이 적시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의 대상은 북한 핵무기는 물론 한국이 아닌 주한미군의 전술핵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북한 핵무기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전술핵까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럴 듯한 명분이 아닌가.주한미군의 전술핵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문 특보의 주장대로 주한미군의 철수가 아니겠는가. 평화협정을 체결한 마당에 주한미군이 계속 한국에 주둔해야 할 이유는 없어지게 된다. 이 또한 그럴듯한 명분이 아닌가. 청와대가 평화협정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는 별개라며 진화에 나서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평화협정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목소리가 커진다면 어쩔텐가? 광화문 일대가 또 ‘촛불’로 뒤덮인다면 그 땐 어쩔 것인가? 그래도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할 것인가?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5-10 08:48

4월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먼저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제목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측은 그동안 판문점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라고 강조해 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문점 선언 제목에는 ’비핵화‘ 대목은 간 데 없다. 다만 ‘비핵화’에 관해선 선언문 맨 끝에서 몇 줄 언급하는 것으로 그쳤다.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며 북측의 ‘주동적인 조치’를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밝히는 데 그쳤다. 이처럼 판문점 선언은 ‘북한 핵’ 명시 대신 ‘한반도의 비핵화’로 표기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보유한 미국과 한국의 연합군사훈련을 반대할 수 있게 했다. 그나마 ‘비핵화’ 내용은 전체 판문점 선언에서 11분의 1 정도 차지하는 데 그쳤다. 판문점 정상회담의 중심이 딴 데 있었음을 반영한다. 한국 5000만이 갈구했던 ‘비핵화’는 평화·번영·통일, 이산가족상봉, 종전선언, 평화협정,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남북정상간의 직통전화 가설 등 핵과 관련 없는 엉뚱한 문구들에 밀려났다. 문 대통령이 북핵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루려 했었으나 그것을 반대한 김정은에게 밀렸음을 엿보게 한다.  김정은의 판문점 정상회담 저의는 뻔하다. 미국의 대북 제재로 곤경에 처하게 되자 좌편향 문 대통령과 회동, “민족은 하나” 등 민족 연대를 내세워 대북 제재를 약화시키고 한·미동맹에 균열을 빚어내려는 데 있다. 김은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고모부도, 이복형도 죽이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이다. 그런 사람이 이젠 대북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활짝 웃어가며 한·미 두 나라 지도자들을 기망하려 든다. 문 대통령은 김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가졌다며 홍보해 주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을 불신하는 미국과 일본 지도자들에게 대북 문턱을 낮춰주도록 설득하는 김정은의 “특사” 또는 ‘가교 역할’을 한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서로 끌어안고 산책도 함께 하며 평화 무드를 시각적으로 한껏 부풀렸다. 공영방송 KBS는 연일 남북 간의 화해분위기를 띄웠다. 2000년과 2007년 1, 2차 정상회담 때 그랬던 것처럼 남북한간에 태평천국이 펼쳐질 것 같은 환상에 젖어들게 했다. 그러나 1, 2차 남북정상회담 후 북한은 6차례나 핵무기를 실험했고, 우리 해군 참수리호 격침,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을 도발했다. 김정은은 북한 군수뇌부에게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1대1 핵군축을 주장하며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 지난 3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의 베이징 회동에서 밝힌 대로 “단계별 비핵화”를 주장, 단계별로 경제지원을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은 ‘체제만 보장’된다면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할 수 있다며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요구, 주한미군 철수로 몰아갈게 분명하다.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이 1968년부터 공언했던 대로 핵을 개발해 미국을 위협, 주한미군 철수를 관철시키려는 계획이 완성되어가는 단계이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기망적 술책에 넘어가지 않고 북핵을 폐기하는 길은 단 하나 밖에 없다. “선 북핵 폐기 – 후 보상” 원칙을 지켜 가는 것 그것뿐이다. 김정은의 “특사”가 아니라 북핵 폐기 “해결사”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가짜 평화 공세에 말려들지 않고 북핵 폐기를 자신의 말 대로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갈 수 있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5-04 18:28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의 논리는 참으로 단순 명료하다. 잘하면 이기고 계속 잘 하면 계속 이기는 것이다. 못 하는 팀이 잘 하는 팀을 이기려면 유능한 감독을 모셔오든, 기량 좋은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든, 밤낮으로 노력해 실력을 쌓든, 지는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뭔가 달라져야 하는 방법밖에 없다. 정당 정치도 비슷하다. 잘하면 정권을 잡게 되고 계속 잘하면 계속해서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지율 뒤처진 정당이 잘 나가는 정당을 이기려면 면밀히 패인을 분석해 등 돌렸던 유권자들이 다시 지지를 보낼 수 있는 뭔가를 해야 된다.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 됐건 보수정당은 지난 탄핵 정국에서 적전분열로 정권을 내준 뒤 등 돌린 지지층에게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오직 상대가 계속 헛발질하기만을 기다리는 듯 보였다.그러다가 김기식 파문과 ‘드루킹’ 댓글파문이라는 엄청난 호재를 만났으니 가히 잔칫집 분위기가 따로 없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는 겨우 남의 불행을 즐기자는 것뿐이다. 이럴 때 실망한 유권자들의 마음까지 잡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보수 정당에 그런 기운은 보이지 않는다. 기껏 꺼내든 게 ‘천막농성’과 ‘특검카드’가 고작이다. 반짝 먹혀들런지는 모르겠으나 근본적인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근시안적 대처보다는 국민 의식을 일깨우는 데 힘을 기울여야 희망이 보일 법한데 전혀 그렇지를 못하다. 지금 보수정당이 문 정권을 향해 아무리 ‘친북 좌파’니 ‘나라를 파괴하고 있다’느니 외쳐대도 그저 수구 보수주의적 ‘색깔론’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질 따름이다.    제발 생각이 있다면 상대방 헛발질 덕으로 정권을 되찾을 생각을 버리고 세상이 바뀐 만큼 그에 맞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아쉽게도 지금 보수 정당들은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는 자동차 엔진이 최첨단으로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구식 엔진 가이드북을 들여다보고 운전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수의 본산’이라고 자처하고 있는 한국당의 지도부가 온통 보수 분열과 정권 상실의 책임이 있는 인사들로 북적대고 있는 한 등 돌린 보수 유권자들이 이들에게 다시 돌아올 리는 만무해 보인다.   또한 젊은 세대에 대한 무지에서도 깨어나야 할 텐데 어느 한 부분에서도 그 문제에 대한 고민이 드러나지 않는다. 옛날 가요만 부를 게 아니라 젊은 층이 좋아하는 랩도 최소한 들어줄 줄은 알아야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알 수 있을게 아닌가. 그런 후 보수의 가치를 설명하고 북한, 사회주의, 친북을 논해야 하는 것이 옳은 방식 아니냐는 말이다.이런 점에서 한 보수 논객의 글이 눈에 띈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기꺼이 기득권 일부를 양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청년 정당 창당을 지원해주고 공천권 20%를 넘겨 주자고도 했다. 그래야 한국판 마크롱이 나온다는 주장이었다. 젊은 세대를 그저 ‘철 모르는 아이들’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보수 정당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5-04 18:26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대한민국 3부 요인 중 한 명이 정세균 국회의장이다. 그는 오는 5월29일자로 임기가 끝난다. ‘개헌 전도사’, ‘미스터 스마일’로 불리며 원만한 성격에 합리적 리더십으로 여야를 뛰어넘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지 못해 아쉽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1950년생인 정 의장은 올해 68세다. 그는 호남과 서울에서 6선을 지냈고 국회의원-당대표-장관-국회의장을 지낸 몇 안 되는 정치권 인사다. 정 의장은 남은 국회의장 임기 동안 지역구 종로를 위해 빚을 갚겠다고 밝히면서도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겠다는 말 속에 제2의 인생 도전도 엿보인다.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을 거쳤지만 조용한 성격의 정 의장을 지면으로 만나보자.  - 5월 29일 임기 마치는 丁, “일하는 국회 만들지 못해 아쉬움”- 호남 4선, 종로 재선 원만하고 합리적 리더십 빛나…‘귀감’ 임기가 한 달도 안 남은 정 의장의 고민은 무엇일까. 최측근인 강성룡 보좌관은 ‘개헌’이라고 단언한다. 정 의장은 ‘개헌 전도사’로 불릴 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이 통과되기를 누구보다 기대했다.또한 개헌 관련 세미나 토론회 등 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석해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야 원내대표와 협상에서도 ‘국민들과 약속’을 들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 의장의 6월 개헌안 국민투표는 사실상 야당의 반대로 물 건너간 상황이다. 정 의장 측, “개헌에 대한 고민 많았는데…” 정 의장은 여야가 모두 합의한 ‘6월 지방선거 개헌안’이 무산되자 바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해 눈길을 모았다. 정 의장은 4월23일 “국민에게 약속한 6월 개헌이 불가능하게 됐다”며 “국회의장으로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의장은 “민생이 후퇴하고 남북 관계는 급진전이 예상되는데 국회의 시간만 멈춰선 것 같아 자괴감이 든다”며 “국회가 국민의 혈세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국민은 묻고 있는데 국회는 문만 열어 놓고 정쟁만 하고 있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개헌 관련해서는 국회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 발의로 개헌안이 국회에 제안됐지만 정 의장은 국회가 단일안을 만들어 청와대에 역제안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의회주의자에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자하는 속내도 읽힌다. 이에 대해 정 의장은 “국회가 단일안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고 대통령 발의 후에도 국회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회가 개헌안을 만들어 대통령에게 제시하면 대통령도 국회를 존중할 수 있는, 말하자면 퇴로가 열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 보좌관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6월 개헌안 국민투표’도 물 건너갔지만 여전히 이런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여야가 국회 개헌안을 6월 내 합의해 오는 가을에 개헌안을 통과시키자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자신의 임기 내에 못한다면 최소한 20대 국회에서 개헌안을 처리하자는 요지다. 개헌 전도사다운 면모다. 6선의 정 의장은 1950년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 개안들에서 4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정 의장의 지인들은 그의 이름 앞에 ‘진촌’이라는 별호를 붙여 부른다. ‘진짜 촌놈’과 ‘진안 촌놈’의 줄임말이다. 고등학교는 세 군데나 옮겨 다녀야 했다. 무주군 안성면에 있는 안성고등학교를 6개월도 채 못 다니고 전주공업고등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러나 인문계 학교를 다니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어느 날 전주신흥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을 무턱대고 찾아갔다. “전주공고에서 1 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정세균이라고 합니다. 신흥고등학교를 다니고 싶은데 장학금을 안 주시면 학교에 다닐 형편이 못 됩니다. 장학금을 주시고 전학을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는 장학생으로 입학을 허락받고 신흥고는 개교 100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배출했다. 군부의 서슬이 시퍼렇던 와중에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학창시절에는 법관을 꿈꾸다가 유신체제에서 꿈을 접었고 학교 신문사 활동을 하며 언론인이 되고자 했으나 1974년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를 보고 이 역시 포기했다고 한다. 부인 최 씨 독립운동가 자손, 미팅에서… 대학 재학 시절 이화여대 영문과를 다니던 아내 최혜경 씨를 만났다. 부인 최 씨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은 독립운동가 최홍준 씨의 딸이다. 최홍준 씨가 정 의장을 대성할 인물로 보고 사윗감으로 점찍었다고 한다. 최 씨는 경북 포항 출신으로 가족과 함께 상경해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영문과 재학 중 미팅에서 정 의장을 만났다. 정 의장은 대학 졸업 후 쌍용그룹 계열사인 종합상사에 입사하여 시멘트 영업부터 시작해 기계부품, 신발 등 소위 ‘라면에서 미사일까지’라는 국제영업의 최일선에서 일했다. 미국지사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선진 정치 경제의 현장을 체득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1995년 18년간의 실물경제 현장 생활을 마감하고 정치 일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1996년 4월 11일 첫 번째 국회의원 도전에서 상대 후보를 40%의 표차로 따돌리면서 의정단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15대 국회부터 내리 18대까지 당선됐고 19대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해 정치적 실험에 성공했다. 그동안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대표 등 주요 보직을 맡아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당을 이끌었다. 2005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 올랐고 10월 임시 당의장에 추대됐다. 2006년 2월 제9대 산업자원부 장관에 임명됐다. 당시 한나라당에서는 여당의 대표가 장관으로 가는 것을 두고 비판이 일었다.이에 대해 정 의장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느 곳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고 응수했다. 그는 산자부 장관 재임 기간에 수출 3000억 달러 시대가 열려 3000억 달러의 사나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2007년 1월 11개월 만에 당으로 복귀해 2월 전당대회에서 당의장에 이례적으로 합의 추대됐다. 열린우리당 의장직에 재차 오른 그는 야권 통합에 기여했으며 대선 경선을 관리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창당되기 전 열린우리당의 마지막 의장으로 활동했고, 2008년 7월 6일에 통합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됐다. 정 의장은 2009년 7월 24일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하여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낸 뒤 원외에 머물다 제5회 지방 선거의 승리에 힘입어 다시 국회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해 8월 2일에 7.28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19대와 20대는 정치 1번지라고 하는 서울 종로 지역구 의원이 됐다. 그는 전북 진안군무주군장수군임실군에서 종로로 바꿔 출마했다. 친박 핵심인 홍사덕 전 의원을 접전 끝에 5000표 차이로 꺾고 5선에 성공했다.총선이 끝난 뒤 민주당 민생특위에서 경제민주화본부장을 맡았다. 2012년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으나 문재인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캠프에서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았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리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6선에 성공했다.대선 후보급 격돌로 관심을 모은 선거에서 초반 열세 관측을 뒤엎고 과반 이상 득표로 오 전 시장을 크게 따돌렸다. 2016년 6월 여소야대 지형에 힘입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정 의장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총 121표 중 71표를 얻어 문희상·박병석·이석현 의원을 누르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으며, 오후 본회의에서 실시된 국회의장 선출 투표 결과 출석의원 총 287명 중 274표를 얻어 당선됐다. 6선을 하는 동안 각종 이권비리에 연루되거나 사생활로 물의를 빚은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2016년 한겨레에서 정 의장이 이인수 수원대 총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신문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이 소송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또한 2014년 6월 정 의장이 포스코 소유 송도사옥 매각 추진 과정에서 지인인 박모씨에게 매각 관련 포스코 측의 의향·매각 일정 등을 알려줬다는 시사저널 보도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법적 대응을 했다. 정 의장에 대한 정치권의 종합적인 평가는 ‘원만한 성격에 합리적 리더십’을 꼽고 있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두번, 통합민주당 대표 한 번 등 세 번이나 당대표를 지내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2005년 열린우리당 임시 당의장에 올라 재보선 패배로 어수선한 당내 갈등을 수습했고 2007년 다시 의장에 올라 야권 통합에 기여했으며 대선 경선을 관리했다. 부드러운 성격으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신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온화한 성품으로 당직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정치인으로서 색깔이 약하고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잠재적 대선 주자로서 지지율도 대개 1~2% 정도로 높지 않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계파색이 강하지 않고 범친노로 분류되기도 한다. 대선 후보 경선까지 뛰면서 정세균계를 형성하기도 했지만 큰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국가 위해 뭘 해야할지 고민해 보겠다” 정 의장은 이제 임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가장 최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그는 국회에 가장 바라는 것에 대해 “더 일하는 국회를 만들지 못한 것은 아쉽다”, “불이 꺼지지 않는 의장단이 돼야 하는데…”라고 토로했다. 참모들이 들으면 아연실색할 만하다. 하지만 국민들의 심경은 반대일 것이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직 이후 진로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현재로서는 다른 생각은 없고 지난 2년간 종로구민에게 내가 할 것을 다 못한 면이 있어서 잘 섬길 생각이다”며 “그러면서 또 국가를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대한민국에 마지막으로 보상할 일이 무엇인지 사뭇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약력■ 1950년 전북 진안 출생■ 고려대 법학과, 경희대 경영학박사■ 고려대 총학생회장■ 국회예결위원장■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산업자원부 장관■ 열린우리당 당의장, 민주당 대표■ 제15,16,17,18,19,20대 국회의원

오피니언/피플 | 홍준철 기자 | 2018-05-04 15:54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광화문광장을 넓힐 기본계획안을 4월 10일 발표했다. 이 기본계획안에 의하면, 기존의 광화문 앞 왕복 10차선은 6차선으로 줄어 무려 40%나 잘려나간다. 그 대신 광화문 공간은 지금보다 3.7배 넓어진다. 광화문광장 확장 공사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확장은 경관을 해치고 교통난을 심화시키며 주변 거주민들의 거주환경을 극도로 악화시킨다는 데서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확장된 광화문광장은 불법집회, 시위 소음, 불법 점거 천막, 주변 주거지역 환경 악화 등으로 시민문화공간이 아니라 살벌한 갈등과 투쟁공간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광화문광장 확장은 대한민국의 상징인 광화문 앞 광장의 균형 잡힌 모습을 일그러뜨린다. 현재 광화문광장은 광화문을 북쪽 정 가운데 중심축에 놓고 동·서 양쪽으로 5차선이 세종로 4거리까지 펼쳐지며 광장을 품는다. 그래서 광화문광장은 광화문을 북쪽 중심축에 두고 기하학적으로 잘 조화되어 있다. 하지만 서울시 계획안에 따르면, 광화문 앞 세종문화회관 쪽 5차선은 제거되고 광장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없어진 세종문화회관 앞 5차선은 광화문광장 동쪽 가장자리로 옮겨져 편도 3차선, 왕복 6차선으로 축소돼 붙여진다. 그러다 보니 광화문광장은 서쪽으로만 확장되고 동쪽은 왕복 6차선 차도로 채워져 기존의 기하학적 조화를 깬다. 또한 광화문광장 확장은 극심한 교통난을 유발한다. 지금도 광화문 광장 양쪽 10차선은 정체 구간으로 불편하다. 거기에 10차선을 6차선으로 줄인다면 고통정체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우회도로를 이용토록 해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없다. 광화문광장 차도를 모두 지하화하는 방안도 제기됐으나 교통의 ‘지옥화’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2015년 서울시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으로 광화문광장 확장 사업을 내놓았을 때,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은 극심한 교통 혼잡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했다. 그 밖에도 광화문광장 확장은 주변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킨다. ‘경희궁의아침’ 등 1800여 가구 주상복합 아파트 주민들은 이미 3년 전부터 민원을 제기하는 등 광화문광장 확장 반대 행동에 나섰다. 그들은 우회하는 차량들의 소음과 공해 그리고 이면도로 교통 혼잡 등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거기에 더해 세종문화회관 앞 5차선이 없어지게 되면 시위대 이탈의 차단막 역할을 하던 차도가 사라져 시위꾼들의 상가·아파트 난입을 용이케 한다.광화문광장이 확장되면 지금처럼 세월호 천막 같은 것들이 진을 치고 점령할게 분명하다. 청와대로 가는 엄숙한 광화문광장이 전국에서 모여든 대규모 불법집회, 소란 시위, 농성꾼들로 들끓을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중심 광장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존의 서울광장·청계천광장은 주말마다 시위군중이 몰려들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빼앗는다. 작년 6월 청와대 앞길 개방 후 청와대 앞 돌담길은 노숙 농성과 현수막으로 살벌하다. ‘시민중심 민주주의 공간’이 아니라 ‘투쟁 중심 공간’으로 전된다. 광화문광장 확장에 반대 원성이 하늘을 찌를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은 계속 밀어붙인다. 그가 시민들의 원성을 외면한 채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거부한 독재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시장으로서 업적을 내세우기 위한 무리수로 의심된다.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복원 실적으로 대통령으로 뛰어오른 걸 모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은 콘크리트에 묻혀버렸던 청계천을 되살려 냈는데 반해, 광화문광장 확장은 교통·경관·주거환경만 악화시킨다는 데서 칭송 대신 원성만 높인다. 광화문광장은 한 사람의 정치적 야심 또는 판단 착오로 함부로 파헤칠 대상이 아니다. 광화문광장 확장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4-27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