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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시아의 총리 마하티르 모하마드는 93세이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말레시아를 철권 통치하고 물러난 후 15년만의 복귀다. 그는 자신의 후임인 나집 라작 총리가 부패와 무능으로 치닫자 집권당을 탈당, 야권연합 ‘희망연대(PH)’를 이끌고 지난 5월 9일 총선에서 승리, 다시 총리로 복귀했다. 말레시아의 총선은 두 가지 예상을 뒤엎었다. 하나는 야권 연합의 승리였고 다른 하나는 93세 마하티르 전 총리의 복귀이다. 5.9 총선에서 61년 동안 집권해 온 ‘국민전선’의 압승이 예상되었다. 엄청난 선거자금 살포와 방대한 당 조직 동원 때문이었다. 그러나 졌다. 국민전선의 패인은 라작 전 총리 부부의 부정부패와 압제에 대한 3000만 말레시아 국민의 실망과 분노에 기인했다. 라작 전 총리의 자택에서는 총선 직후 수사팀의 자택 급습 결과 현금 2천860만 달러가 발견되었다. 그의 부인은 2천730만 달러의 분홍색 22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소유하고 있다.라작 전 총리의 집권당은 유세 때 26세 이하 젊은이들에게 세금을 면제해 주고 공휴일을 2일 더 늘려주겠다는 등 퍼주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내걸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거기에 현혹되지 않고 독재자였지만 ‘근대화의 아버지’로 추앙받았던 마하티르 전 총리를 선택했다.  마하트리는 산부인과 의사 출신이다. 그의 건강 비결은 간단하다. 소식하며 술과 담배를 입에 대지 않는다. 78세로 총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매일 사무실로 출근하며 공부했다. 그는 “은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93세 마하트리의 총리 복귀는 중년과 노년층에게 삶에 대한 값진 교훈을 준다. 중년층에게는 현대인에게 생산적 활동이 90대 까지 가능하므로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는 교훈이다. 60대로 끝나지 않고 90대까지 계속 일해야 한다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마하트르 총리는 젊어서부터 일 중독자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지금도 자기 나이의 절반밖에 안 되는 젊은이들 보다 더 역동적으로 직무를 수행한다. 그의 지적 기민성은 옛날과 다름없고 판단력 또한 날카롭다. 그는 취임 한 달 만인 6월 중순 일본을 전격 방문, 일본 자본 유치에 나섰다. 자국 내에 깊이 침투한 중국 자본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6월1일 자 보도에 따르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멜레온과 같이 변하고 변덕스러워 만나고 싶지 않다”고 일갈하였다.2004년 11월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은 20대와 60대의 “뇌세포는 전혀 다르다”며 자신은 “60대에 가능한 한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마하티르의 총리 복귀 소식을 접하며 유 전 의원의 경박함이 다시금 떠올랐다. 영국 BBC 라디오의 앨리스테어 쿠크 씨는 95세 까지 매주 1 회씩 58년간 “미국으로 부터온 편지” 제하의 논평을 방송했다. 그는 95세 때 ‘뇌세포’에 문제가 생겨서 방송을 중단한 게 아니다. 심장병 악화 탓이었다. 미국 CBS 방송의 전설적 앵커인 월터 크롱카이트 씨는 은퇴한 후 91세에 다시 ‘은퇴생활 TV’의 주 1회 진행자로 복귀해 활약한 바 있다.일부 노인들은 늙음·병약·무사를 핑계 삼아 태만과 안일에 빠진다. 그러나 비록 몸은 민첩하지 못해도 마하티르처럼 “은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슨 일이든지 해야 한다. “젊어서 고생했다”며 무사안일에 빠질 게 아니라 집안일이라도 땀 흘려 도와야 한다. 늙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콜라텍” “청춘클럽”을 찾기보다는 생산적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마하트리, 쿠크, 크롱카이트 등 90대 노신사들의 보람찬 삶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6-22 19:48

김성태 한국당 대표권한대행의 행보가 몹시 비관적이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며 엎드린 석고대죄(席藁待罪)가 자신은 아닌 남 탓으로 하고 있으니 기가 차다. 의원들의 어떠한 동의도 없이 갑자기 중앙당을 해체하겠다고 하더니 자신이 중앙당 청산위원장을 맡겠다고 나섰다. 거기에 당명까지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중앙당 해체의 명분을 비대한 조직에서 찾자는 발상이다. 지방선거에서의 민심은 한국당의 인적 청산을 명령한 것이다. 그런데도 김성태 의원은 하등의 책임지는 자세 없이 엉뚱한 곳에다 화살을 돌리고 있으니 적반하장(賊反荷杖)이 따로 없다. 고집스럽게 그 알량한 기득권을 지켜보겠다는 모습으로 비쳐져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는 탄핵정국을 주도한 사람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는커녕 새 세상(?)의 주역이 되겠다고 탄핵파들과 함께 탈당해 개혁보수를 내세운 소위 바른당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는 지리멸렬한 한국당을 접수하기 위해 다시 탈당파들을 규합해 한국당에 복당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그렇게 해서 원내대표 자리를 꿰찼으면 무너져 가는 보수의 재건을 위해 뭐라도 했어야 했는데 한 것이라곤 사상 최악의 지방선거 성적표만 받아들었다. 그러면 홍 전 대표와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 순리인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되레 인적 청산작업의 주체가 되겠다고 하니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생각해보면 2016년 총선 직후 지금의 한국당은 사실상 당을 해체하는 수준의 극약처방을 단행했어야 했다. 그 때 이미 국민들, 특히 보수층 유권자들은 한국당에게 환부를 도려내 수술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그런 고언(苦言)들을 깡그리 무시했다. 그러자 유권자들은 ‘박근혜 탄핵’을 거치며 대선에서 표로 그들을 심판했지만, 당내 양 계파는 요지부동으로 변화를 거부했다. 당을 접수한 홍준표 전 대표는 당의 쇄신 작업은 외면한 채 제 사람 심기에만 주력했다. 유권자 정서와 동떨어진 막말을 일상으로 내뱉었다. 유권자들은 이런 한국당의 구태를 보면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통해 수없이 경고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들은 공천 과정에서 역대급 공천 잡음을 일으켰다. 결국 국민들은 참지 못하고 표를 통해 한국당을 처절하게 응징할 수밖에 없었던 터다. 얼마나 한심했으면 보수 논객들과 보수 언론들조차 ‘완전하고 검증불가이며 불가역적인 패배’ ‘보수는 절망해야 한다’고 자조했을까. 일각에서 바른미래당과의 보수 대통합을 말하기도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사라져야할 당이라는 게 이번 선거를 통한 국민적 명령이었다. 그런 당과 합쳐서 도대체 무엇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지, 도무지 생각이 없어 보인다. ‘0+0=0’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집권당인 민주당도 지금의 한국당처럼 ‘폭망’한 적이 있다. 당시 그들도 시대정신을 망각한 채 분열했다가 유권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당했다. 거의 ‘폐족’이 될 뻔한 지경에까지 몰렸었다. 그러나 그들은 살아남았고 정권까지 다시 거머쥐었다. 벌써부터 지방선거에서의 여세를 몰아 2020년 총선에서의 압승을 예상하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한다. 민주당의 이런 모습은 잘만 하면 한국당에도 희망이 가까워질 수 있다는 때 이른 청신호일 수 있다. 뭉쳐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민 곁으로 다가간다면 그동안 마음을 둘 곳 없어 방황했던 보수 유권자들 마음을 못 얻을 이유가 없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6-22 19:47

상용차 운전자나 사업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세금관계 서류는 세금계산서, 계산서, 신용카드매출전표나 현금영수증 등이 있다. 이 증빙서류를 적격증빙서류라 한다. 국세청의 기본 서류이며, 사업자의 성실세금 여부를 체크하는 서류이다. 이번 호에서는 세금을 줄이는 적격증빙서류에 관해서 알아본다. 적격증빙서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 세금계산서는 사업자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할 때 부가가치세를 징수하고 구입자에게 교부하는 세금 영수증이다. 세금계산서에는 중요한 몇 가지 기재사항이 있다. 즉,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와 성명,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 작성 연월일이 필수로 기재되야 한다. 이 4가지를 필요적 기재사항이라 한다. 세금계산서를 끊어주는 사업자가 실수로 필요적 기재사항을 잘못 작성하거나 누락한다면 발급한 사업자는 공급가액의 1%를 가산세로 내게 된다. 그리고 필요적 기재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가 누락된 세금계산서를 받은 사업자는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정확하게 필요적 기재사항이 기재된 세금계산서라도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업무용승용차를 구입·임차·유지에 지출하거나 접대비, 토지 관련 지출, 면세사업 관련 지출의 경우 그리고 간이과세자 등으로부터 영수증을 수취한 경우 법으로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없다. 위와 같이 부가가치세법 매입세액으로는 공제받지 못하지만 5월 말 종합소득세 신고 시에 사업소득의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소중하게 관리해야 한다. 다음은 계산서이다. 계산서는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는 면세사업자들이 거래를 하면서 발급하는 증빙서류를 말한다. 면세사업자들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부가가치세를 징수하지 않기 때문에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수 없고 부가가치세액이 적혀있지 않은 계산서를 발급하게 된다. 따라서 계산서를 수취하게 되면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계산서도 법에서 적격증빙이므로 비용을 지출하고 계산서를 발급 받으면 종합소득세를 신고 할 때 필요경비로 인정된다. 마지막으로 신용카드매출전표와 현금영수증이다. 신용카드매출전표와 현금영수증은 사업자와 비사업자 모두 많이 접하는 적격증빙서류 중 하나다. 사업자가 과세물품을 구입하거나 용역을 제공받고 신용카드매출전표나 현금영수증을 받으면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공급가액은 다음 해 5월 달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사업소득의 필요경비로 인정된다.다만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때에는 지출증빙용으로 발급 받아야 필요경비로 인정되며, 소득공제용으로 발급받았다면 홈텍스에서 지출증빙용으로 변경해야 공제가 가능하다. 사업자가 부가가치세 과세사업자라면 신용카드매출전표나 현금영수증을 발행했다면 그 사업자의 부가가치세 신고 시 발행한 금액의 1.3%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법인이나 직전연도 매출액이 사업장 기준 10억 원을 초과하는 개인사업자는 세액공제 받을 수 없다는 사실도 유의해야한다. 절세의 시작은 거래할 때 적격증빙을 올바르게 주거나 받는 것에서 시작한다. 적격증빙 서류가 절세의 기본이고 알파이며 오메가이다. 적격증빙별로 유의할 점과 혜택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주고받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회장, 참프랜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6-22 17:19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로 민갑룡 현 경찰청 차장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 차장을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로 지명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민 내정자는 경찰개혁의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 내정자를 향한 경찰 내부의 시선은 다소 엇갈린다. 전략통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현장과 거리가 먼 기획가로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일요서울은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해 살펴봤다.경찰대 4기, 호남 출신 수장 역대 세 번째···“기획에 유능한 사람”이철성 현 경찰청장 임기 이달 30일···당분간 청장직 ‘공석’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지난 15일 이철성 현 경찰청장의 뒤를 이을 제21대 경찰청장으로 내정됐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민 차장을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민 내정자가 자리에 오르면 호남 출신으로는 역대 세 번째 경찰 수장이 된다.호남인으로는 지난 2001년 퇴임한 이무영(전북 전주) 전 청장 이후 17년 만이며 전남으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 1999년 퇴임한 김세옥 전 청장 이후 20년 만이다. 경찰 대표적 ‘기획통’지방청장 경험 無 ‘약점’ 전남 영암 출신인 민 내정자는 영암 신북고를 거쳐 경찰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또 경찰대 4기인 민 내정자는 경찰청 기획조정담당관, 치안정책 연구소장, 기획조정관 등을 역임한 경찰 내 대표적인 ‘기획통’이며 빈틈없는 업무 처리로 정평이 나있다. 인상은 부드러워 보이지만 일 욕심이 많아 경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앞으로 업무량이 늘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문재인 정부가 ‘안정보다는 변화와 개혁’을 택했다는 게 이번 인사 배경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경찰 개혁을 이끄는 데 민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5일 민 내정자의 인선 배경을 밝히면서 “민 내정자는 경찰청 기획조정담당관, 치안정책 연구소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을 역임한 경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경찰개혁의 적임자”라고 밝힌 바 있다.민 내정자가 그동안 ‘민주적 통제’라는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최근 경찰 개혁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업무 연속성을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민 내정자가 경찰의 숙원 사업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경찰 개혁 과제를 주도하면서 치안감 승진 1년 만에 지난해 말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도 같은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민 내정자 또한 검‧경 수사권 조정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민 내정자는 지방경찰청장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이철성 현 경찰청장까지 역대 스무 명의 경찰청장 중 지방경찰청장을 거치지 않고 경찰 수장이 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기획 등 업무 추진에는 능할 수 있으나 조직 관리에 총괄 지휘관으로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있다. ‘워커홀릭’ 정평“너무 이르다” 우려도 우선 경찰 내부에서는 민 내정자를 치열한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검찰과 대등한 위치를 확보할 전략통이라는 데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현장과 거리가 먼 기획가로서 ‘만기친람’형 업무 형태가 오히려 조직의 효율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일선 경찰 관계자들은 민 차장이 내정됐다는 소식에 ‘예상됐던 인사’라는 반응을 보였다.한 경찰 관계자는 “이주민 서울경찰청장, 조현배 부산청장 등과 함께 청장 후보로 등장했을 때부터 민 내정자가 우세하다고 보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면서 “능력 있는 인물인 것은 다들 알고 있다”고 전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기획에 매우 유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논리와 이론 측면에선 따라갈 자가 없다고 한다”면서 “조직의 방향 및 정책을 정하는 청장에겐 정무적 판단력이 가장 중요하다. 실무는 참모들이 챙기면 된다”고 밝혔다.민 내정자는 이른바 워커홀릭(일 중독)으로 악명이 높을 정도로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한 경찰 관계자는 “본청 직원들 사이에선 벌써 ‘민 드래곤(Dragon‧용)이 온다. 우리 죽었다’는 푸념이 나온다고 한다. 치안정감급이 되면 일에 느슨해지기 마련인데 계속 일만 한다더라”고 전했다.민 내정자는 현장 경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조직 장악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다. 민 내정자는 본청장으로는 드물게 지방청장 경험이 없다. 지휘관으로서의 이력은 지난 2008년 전라남도 무안경찰서장과 2012년 서울 송파경찰서장으로서의 경험이 전부다.치안정감을 단 지 1년도 안 돼서 청장이 된 초고속 승진 코스를 둘러싸고 불안한 시선도 있다. 이주민 서울청장은 경찰대 1기다. 그러나 민 내정자는 경찰대 4기다. 검찰만큼 기수 문화가 강하진 않지만 ‘너무 이르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또 업무 추진력이 지나치게 강해 함께 일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현장을 잘 모르면서 아이디어를 과하게 밀어붙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안이 생길 때마다 각종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것을 두고 오히려 일을 더 만든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한다.한 경찰 관계자는 “기획통이고, 경찰에 대한 애정도 큰 사람이다. 수사권 조정엔 확실히 도움이 될 사람”이라면서도 “다만 캐릭터가 너무 팍팍한 느낌이 있다. 소통이 어려울 수는 있다”고 밝혔다.또 다른 관계자는 “치안정감 자리에서는 일을 실무자처럼 하는 사람”이라며 “모든 것에 대한 모든 보고를 다 받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인사 청문당분간 어려울 수도 지난 20일 민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접수됐다.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요청사유서에 따르면 민 내정자와 관련해 “경찰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와 업무추진 능력은 물론 합리적이고 빈틈없는 일처리로 남다른 역량을 발휘해 조직 내외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또 “풍부한 경험과 자질, 능력으로 수사 구조개혁, 자치 경찰제 도입 등 시급한 경찰개혁 현안을 조속히 완수해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국민이 주인인 안전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다.민 내정자가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내정자는 본인과 배우자, 모친 명의로 총 5억7224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민 내정자는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단독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3500여만 원 임대채무도 신고했다. 또 1억640여만 원의 예금과 2010년 투싼 자동차도 보유하고 있다.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요청서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기한 안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국회가 보고서를 보내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국회의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있다.다만 현재까지 20대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아 민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한편 2016년 8월 박근혜 정부에서 경찰청장에 오른 이철성 현 청장은 이달 말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경찰청장직은 공석 상태가 될 예정이다.

오피니언/피플 | 조택영 기자 | 2018-06-22 16:43

6.13 지방선거 결과는 역대 최악의 보수 야당 궤멸이다. 기존 우파 지지층조차 등을 돌린 보수 야당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다. 한국당은 17개 시·도 지사 중 대구·경북을 빼고 한 군데도 이기지 못했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3위’ 낙선이 말해주듯 존재 이유가 없어졌다. 민주당은 서울·경기·인천 기초단체장 66석 중 무려 62석을 석권했으며, 광역의원도 824명 중 652명(79.1%)을 차지했다. 여권은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장악했다. 범여권 의석은 156석까지 늘어났으며, 사법부도 친(親)정권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2016년 총선과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까지 3연패를 당한 ‘한국당 궤멸’의 원인을 복기(復棋)해 보자. 2년 전 20대 총선에서 집권당인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은 180석을 장담하다가 ‘옥쇄 들고 나르샤’ 등 공천 파탄으로 몰락의 길을 자초했다. 그 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사태에 소속당 의원들은 정권과 당이 무너져도 자신만 살자고 탈당과 탄핵 찬성이라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걸었다. 대통령 탄핵 후에는 책임지는 의원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복당한 의원들은 백의종군(白衣從軍)하지도 않고 당의 간판으로 기용됐다. 홍준표 대표가 막말을 하고 사천(私薦)을 하고 당을 전횡해도 113명 국회의원 중에 중진 몇몇을 제외하고는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당은 망하든 말든 자신의 안위(安危)만 걱정하면 그만이었다. 무기력한 보신(保身)주의 에 빠진 당이 민심의 철퇴를 맞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4일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안철수 전 의원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김무성 의원과 윤상직 의원은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무성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당 대표를 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길 바란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분열과 직접 관련된 인사들과 원로들을 비롯한 중진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보수 야당 재건을 위해 총선 불출마 선언(정계 은퇴)을 해야 한다. 그 자리에 건전한 중도-보수 가치관을 지닌 젊은 인재들을 영입해 당에 청신한 새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2년 뒤 총선에서 한국당 의원 전원을 바꾼다는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우파 야당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보수 야당은 붕괴했지만 보수우파가 궤멸한 것은 아니다. 제1야당의 존재이유는 정부와 집권당의 독주를 견제하는데 있다. 진보-보수, 좌파-우파 양쪽의 날개로 나는 정치가 건강하다. 보수 야당의 몰락은 한국 정치에 재앙이다. 때문에 이제는 보수 야당 재건이 과제이다. 그런데 일모도원(日暮途遠),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비상대책기구를 중심으로 완전히 당을 해체하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이념과 정책을 시대에 맞게 고치고,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는 보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 재창당 차원의 혁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합리적인 중도 보수 등 제(諸) 세력이 당에 노크할 것이며, 떠나간 국민의 지지가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한국당의 정체성 재확립이 우선이며, 바른미래당 등과의 보수 대연합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한국당이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 내부에서 개혁과 쇄신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보수 재건은 처절한 반성과 자기희생이 출발점이다. 정종섭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당 초선의원들이 ‘당 중진들의 정계 은퇴 촉구’를 요구하며 정치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용기 있는 결단이다. ‘당을 바꾸자’는 이들의 주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진정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이들이 ‘자기 책임과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 살피면 된다. 한국당은 시한부로 당권은 ‘대권-당권 분리’로 가야 한다. 그것이 당의 화합과 결속, 외연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차기 당 대표는 보수의 품격, 선당후사의 자세, 신상필벌의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 대통령탄핵과 연관된 사람은 안 된다. 탈당을 결행했다가 복당한 사람은 더욱 안 된다. 차기 당 대표의 시대적 소명은 천하의 인재들을 영입해서 공정한 대선후보 경쟁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는 데 있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남북 교류 확대, 한미동맹 균열,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해 자유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보수’를 만들어야 한다. 독일은 브란트 이후 통일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국가부흥과 국민행복을 추구했다. 그 결과로 통일이라는 대어를 낚았고, 오늘날 유럽의 주인공이 되었다. 독일 부흥과 통독의 바탕에는 유아기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실시한 철저한 ‘국민정치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념적 가치와 현대 한국사발전 정신과 전략을 간과하고 막연히 북한의 군사적 위협만으로 표를 얻고 정권을 이끌어 왔다. 앞으로는 한국식 민주시민정치교육을 강화하여 보수우파 세력의 이념적 토대부터 굳건히 구축해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새로운 보수에 대한 갈망이 국민들 사이에서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 바닥 친 우파 야당이 재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오피니언/피플 |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 2018-06-18 14:05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가 있다.이스라엘 최고의 왕 다윗이 어느 날 반지 세공사를 불러 자신을 위한 반지를 만들라고 지시한다. 자신이 큰 전쟁에서 승리했을 때 교만하지 않고, 전쟁에 져 큰 절망에 빠져 낙심할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용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는 글귀를 새겨 넣으라는 당부와 함께.반지 세공사는 왕의 명령에 따라 반지를 만들긴 했으나 반지에 새겨 넣을 글귀가 잘 생각나지 않아 며칠을 두고 고민한다. 결국 지혜롭기로 유명한 솔로몬 왕자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세공사의 설명을 들은 솔로몬은 후세에 길이 남을 유명한 글귀를 알려준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자만(自慢)에 대한 경고와, 좌절에 대한 격려 두 가지를 직관적으로 조합한 명언이다. 옛날 중국의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노인이 기르던 말이 멀리 달아나 버렸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노인을 위로(慰勞)하자 노인은 “이게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냐”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노인의 말대로 몇 달 후 경사(慶事)가 났다. 도망갔던 말이 한 필의 준마(駿馬)를 데리고 돌아온 것이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노인은 “이것이 도리어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 라며 기뻐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말 타기를 좋아하는 노인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그만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이에 마을 사람들은 노인을 위로(慰勞)하며 함께 걱정했다. 그러자 노인은 “이것이 또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라며 태연하게 말했다.노인의 말은 또 적중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전쟁이 터져 마을 젊은이들이 싸움터로 불려 나가게 되어 대부분 죽었다. 그러나 다리를 다친 노인의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아 죽음을 면했다.유명한 중국 고사성어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유래다. 인생에서 길흉화복(吉凶禍福)은 변화가 많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6·13 지방선거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한국당은 보수의 메카인 대구와 경북 2곳에서만 승리했을 뿐 글자그대로 참패했다.승리한 민주당은 축제 분위기다. 당연하다. 선거 전 터진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앙권력은 물론이고 지방권력까지 거머쥐게 됐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민주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여세를 몰아 2년 후의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두려 할 것이다. 그리하여 장기집권의 꿈을 실현하려 들 것이다. 반면 한국당은 그야말로 초상집을 방불케 한다. 지난해 대선에서의 참패에 이어 1년 만에 또다시 굴욕을 당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이러다 정말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힐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사 다 그렇듯이 오늘 이겼다고 해서 영원히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오늘 졌다고 해서 영원이 진다는 법 없다.민주당과 한국당이 예로 든 솔로몬의 명언과 중국의 고사성어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민주당은 승리했을 때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절망하여 낙심할 때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달아난 말이 준마를 데리고 왔다고 마냥 기쁨에 도취해서도 안 된다. 그 준마를 타다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당 역시 대패했다 하여 좌절할 필요가 없다. 2006년 지방선거를 돌아보라. 그 때는 압승했다. 그대들은 그러나 그 때 승리감에 도취되어 교만했다. 그러니 이번 선거에서의 패배는 너무나 당연했다. 그렇다고 큰 절망에 빠져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 또한 지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용기와 희망을 갖고 다시 시작하라.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6-15 16:40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에 더불어민주당 양승조(59) 후보가 당선됐다. 안희정 전 지사,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충남 지역 민주당 유력 인사들의 성추문은 미풍에 그쳤다. 양 당선인은 14일 최종 개표 결과 61만 5천870 표를 얻어 62.6%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와 코리아당 차국환 후보는 각각 35.1%, 2.3%를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양 당선자는 보수 성향이 강한 충남에서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연속 4선에 성공한 정치인이라는 수식어에 충남지사 타이틀까지 추가하게 됐다. 일각에서 그가 여당의 충청권 맹주는 물론 충청 대망론까지 바라볼 수 있는 정치 거목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 ‘안희정 지우기’ 숙제로… “공은 계승하고, 과가 있다면 개선·보완”- 2004년 ‘보수 텃밭’ 충남 1번지에서 정계 입문…이후 내리 4선 선거운동 초반부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승기를 잡은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59)가 6·13 지방선거에서 이변 없이 압승을 거뒀다. 수많은 정치 굴곡 속에서 끊임없이 재기에 성공해 온 ‘피닉스’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69)는 일찌감치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북미회담 ‘블랙홀’, ‘미투 이슈’ 잠식“책임감·사명감 느껴…” 민주당은 충남 지역에서 지지도 하락에 시달려 왔다. 안 전 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의혹에 이어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박 전 청와대 대변인을 중도 하차시킨 불륜설 등 여러 악재가 이어졌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과 남북 회담에 이은 미·북 회담까지 맞물리면서 ‘미투 운동’은 선거 이슈에서 뒤로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양승조 당선인은 13일 “220만 충남도민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평화공존의 시대를 맞아 낡은 이념과 정치공세 대신 문재인 정부와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를 세우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리셨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변화와 새 정치를 바라는 충남도민의 뜻을 받들겠다. 국회의원 4선과 민주당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 제가 지닌 모든 역량을 바쳐 원칙과 소신의 정치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키워 온 꿈 ‘더 행복한 충남’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충남도민은 미래로 나갈 막중한 소임을 맡겼다”며 “충남의 새로운 미래 ‘대한민국 복지수도 충남’을 도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 사소한 약속 하나하나 지키는 진정성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양 당선인은 “충청남도는 하나로 거듭나야 한다.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의 현실에 당선자로서 무거운 책임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며 “선거로 흩어진 민심을 하나로 묶어 충남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에서만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여의도 입성 14년 만에 220만 충남도민을 대표하는 도백(道伯)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양 당선인 주변에서는 그를 ‘선비’라고 부른다.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데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아서다. 하지만 그도 필요할 때는 쓴소리를 마다치 않는 ‘강골’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2010년 정운찬 국무총리가 내놓은 세종특별시 수정안에 “충남 사람이지만 서울에서 오랫동안 산 사람다운 발상”이라며 강력 반발, 세종시 원안을 지키기 위해 삭발하고 목숨을 담보로 한 22일간 단식투쟁을 펼치기도 했다. 단식 21일 차였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그는 폭발했다. 양승조 당선인은 정운찬 총리에게 “충청인들은 정 총리를 ‘매향노 총리’, 속을 알 수 없는 ‘양파 총리’라고 부른다. 급기야 ‘세종시 세일즈맨’이란 비아냥도 나온다”고 몰아세운 뒤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된다. 그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세종시 원안 사수를 위해 22일간 삭발 단식을 강행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산인 세종시 원안을 사수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당 최고위원이던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부친의 전철을 밟고 있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제명과 사퇴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양 당선인은 지난 1959년 충남 천안시 광덕면 광덕리 225번지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나 보산원초등학교, 광풍중학교, 서울 중동고등학교,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27기 사법연수원 수료 후 변호사 활동을 했다. 박수현·복기왕 물리치고충남에 깃발 꽂은 저력 그의 정치 일정은 2004년 보수의 텃밭인 충남 1번지에서 당시 현직인 정용학 국회의원을 누르고 당선함으로써 진보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그 후 20대까지 천안에서 내리 4선 의원을 지낸 뒤 1월 출마 선언을 하며 충남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양 당선인은 박수현(54) 전 청와대 대변인과 복기왕(50) 전 아산시장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 그는 재선 국회의원이던 2010년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을 지내면서 충남도지사와 기초단체장 3명, 도의원 13 명, 시·군 의원 41 명을 당선시키며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당시 충남 지역은 여당인 한나라당과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이 시장·군수와 광역·기초의원을 장악한 상태로 민주당의 선전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는 14년간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천안에서 여의도까지 기차로 출퇴근한 정치인으로 유명했다. 그러면서도 본회의 참석률이 97.2%나 됐다. 의정활동 기간 419건의 법안을 발의했고 그중에서 136건이 통과됐다. 특히 18대 당시 한나라당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통합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하게 충남에서 당선되며 그만의 탄탄한 정치적 입지를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20대 전반기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법안으로는 외국인 노동자 국민연금법 개정안과 수감자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 있다. 이 밖에도 양 당선인은 4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열린우리당 보훈특별위원회 위원장, 열린우리당 충남도당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그의 이번 선거 공약에는 ‘복지 분야’가 많이 포함됐다. 이번 선거의 공약 목표도 ‘더 행복한 복지수도 충남’으로 정했다. 양승조 당선인은 ▲청정하고 안전한 충남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더불어 사는 충남 ▲어르신이 행복한 충남 ▲일자리가 늘어나는 충남 ▲환황해권 시대를 주도하는 충남 ▲농축수산업이 발전하는 충남 ▲여성이 행복한 충남 ▲여유와 활기가 넘치는 충남 ▲청년이 살기 좋은 충남 등을 10대 과제로 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문재인의 아동수당 10만 원, 충남은 ‘플러스 아동수당(10+10)’추가 도입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청정에너지 전환으로 미세먼지 감축 ▲수도권 규제완화 정상화 및 지방 이전 기업 세제 혜택 강화로 충남경제 도약 기반 마련 ▲공공주택 2만 호 공급 및 청년, 새 출발 가정에 ‘충남형 사회주택’ 5000호 공급 등의 공약 이 있다. 여기에 ▲내포 열병합발전소 연료 전환 ▲무산된 안면도 국제관광지 개발은 물론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 ▲수도권 전철 독립기념관 연장 등의 사업이 올해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양 당선자에 거는 도민들의 기대가 상당하다. 양 당선인의 재산은 6억 1200여 만 원이다. 변호사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 많지 않은 액수다. 그는 선거 공보물을 통해 ‘전 국회의원 재산 순위 하위권’ ‘청수동에 오래된 아파트 한 채 외에는 부동산이 전무함’ 등의 내용을 담기도 했다. 청렴하고 검소한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취지였다. ‘안희정 흔적’ 지우기‘관건’조직 개편·개혁 추진할 듯 한편 민선 7기 충남지사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양승조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충남도정에도 상당히 큰 폭의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양 당선인은 이번 선거를 통해 충청권 진보 진영의 기대주로 거듭났다. 일각에선 안희정 전 지사의 퇴진으로 꺼져버린 ‘충청 대망론’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온다. 민선 7기 임기가 차기 대선이 치러질 2022년과 맞물린 상황에서 명실공히 충청의 기대주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양승조 당선인의 첫 과제는 한때 같은 당 소속이었던 안 전 지사의 정책 중 어떤 것을 계승하고 어떤 것을 수정 또는 폐기할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당선인은 지난 5월 2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 전 지사의 핵심 정책이었던 ‘3농 혁신’과 관련 “전면 수정한다거나 100% 계승한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다만 공은 계승하고, 과가 있다면 개선·보완해서 나갈 것”이라며 다소 조심스럽게 언급한 바 있다. 양 당선인은 그러나 이제 후보자 신분이 아닌 만큼 자신의 원활한 도정 추진을 위해서라도 미디어센터 등 이른바 ‘안희정 흔적’이 남아 있는 조직 등을 걷어내는 과감한 개혁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 당선인은 또 자신의 공약 실천을 위해 조직개편, 재원 마련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조 당선인 프로필▲1959년 충청남도 천안군 광덕면 출생 ▲중동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법학 학사 ▲단국대학교 정책경영대학원 특수법무학 석사 ▲사법고시 37회 ▲제 17·18·19·20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인권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법률 원내부대표 ▲민주당 당대표비서실장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 ▲제 20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오피니언/피플 | 고정현 기자 | 2018-06-15 16: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북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사람의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화와 협력의 새 역사” 창출을 위한 “그 길에 북한과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싱가포르 성명은 김정은에게 끌려간 세계사적 양보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동행”하기보다는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더 이상 농락당하지 않도록 견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이 “25년간 북한과 대화하면서 합의했고 막대한 돈을 지급했지만 효과는 없었다.”고 작년 10월 비판하였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과거 행정부들이 미·북관계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았다면서 자신이 바로잡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또한 그는 자기가 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CVID를 두고 한 말이다. CVID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의미한다.하지만 트럼프가 김정은과 발표한 공동성명과 기자회견 내용은 “엉망진창”이었다. 우선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CVID가 빠졌다. CVID는 북한이 극구 반대했던 요목으로 트럼프가 양보했음을 입증한다.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북한과 채택한 9.19 공동성명은 CVID를 넣었다. 당시 9.19 성명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 포기를 공약했다’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명시 했다. CVID의 ‘검증’이 포함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싱가포르 성명에는 그 주요 대목이 없다. 트럼프·김정은의 싱가포르 회동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에 있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CVID와 북핵 폐기 시간이 반드시 명기되었어야 옳다. 그러나 두 사람의 공동성명은 지난 4월27일 문재인·김정은의 ‘판문점 선언문’처럼 핵 문제를 뒤로 미루고 얼버무려버렸다, 단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며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그쳤다. 그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섬뜩한 말을 토해냈다. 그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값비싼 전쟁 게임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북침 전쟁 놀음”이라는 주장을 트럼프가 복창해준 셈이다. 지난 25년간 북핵 폐기 협상과정에서 어느 미국 대통령도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 한 바 없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회동에서 김의 요구대로 따라갔음을 실증한다. 북한 로동신문의 13일 자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이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자 트럼프가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는 의향을 표명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김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다. 또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미국이 먼저 “신뢰구축 조치를 취해나간다면, 북한도 다음 단계의 추가적인 선의의 (비핵화)조치들을 취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고 했다. 김정은이 미국의 ‘선 북핵 폐기-후 보상’을 거부하고 ‘선 보상-후 핵폐기’를 고집했음을 밝힌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굴복한 데는 필시 까닭이 있다. 노벨평화상을 받고 외교적 업적을 가시적으로 조작해 내기 위해서이다. 트럼프는 노벨상을 수상하고 외교적 업적을 과시하려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야 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보장된다는 인상을 연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싶다. 트럼프의 그런 의중을 간파한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자기의 요구사항들을 들어주지 않으면 정상회담을 깬다고 협박, 모든 양보를 받아 냈다. 트럼프·김정은 회담은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이 아니다. 트럼프가 노벨상과 외교 업적을 위해 한국의 안보를 희생시켜 가면서 김정은에게 끌려간 ‘세계사적 양보 사건’이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6-15 15:45

2018년 6월 13일, 참으로 무서운 선거였다. 자의든 타의든 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후보와 관련돼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선거판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아들의 병역 문제가 불거져 고배를 마셨다. 정동영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선거 막판에 내뱉은 ‘노인 폄하’ 발언으로 예상보다 훨씬 큰 표 차이로 낙선했다. 새누리당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옥새파문’이라는 희대의 코미디극을 연출하는 바람에 제1당 자리를 민주당에 내줬다. 2012년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의 김용민 후보가 과거 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했던 여성과 노인 비하 발언이 공개돼 본인은 물론 접전 지역에서 자당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했다.이게 정상적인 국민감정의 발로였던 게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그 어떤 비리와 추문도 통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發 ‘성폭행’ 의혹이라는 ‘대형 악재’가 폭로됐음에도 자유한국당을 외면한 표심은 요지부동이었다. 이어 민주당 실세 의원의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이 터졌는데도 한국당은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기막힌 가정사에 얽힌 욕설 파문과 여배우와의 추문 의혹이 선거판을 휘저었는데도 경기도민들은 그에 흔들리지 않았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선거였다. 이번 선거처럼 진영논리가 그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들을 넘은 경우가 일찍이 없던 일이다. 어쩌다 우리 국민들의 표심이 이렇게 변했을까? 그 답은 한국당에서 찾아볼 수밖에 없다. 분명 전세를 뒤집어 놓을 만한 대형 악재들이 연이어 터졌음에도 끝내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한국당에 더 큰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보인 그들의 행태와, 그 이후 벌어진 보수의 분열상에 실망한 보수 유권자들은 새정부 출범 후 들어선 한국당 지도부가 연출한 일련의 ‘엑스맨’적 연극에 분노하며 마음 둘 곳이 없어진 것이다.자고로 전쟁의 승패는 적을 아는 일이 더없이 중요하나 그에 앞서 자신을 얼마만큼 정확히 아느냐에 달렸다. 이런 이치를 한국당의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말할 나위 없이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조차 외면했다. 게다가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는 적전분열(敵前分裂)까지 일으켜 한국당 후보들이 ‘홍준표 리스크’ 운운하며 홍 대표의 지원 유세가 도움이 안 되니 선거 현장에 나타나지 말아 달라는 ‘홍준표 패싱론’을 들고 나왔다. 당의 수장이 선거지원유세도 하지 못하는 딱한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또 있겠는가,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앞으로 내놓을 ‘회심의 패’가 보이지 않는다. ‘백약이 무효’라는 사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백일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다만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 철저하게 냉정해지는 것과 내부 분란을 억제해 강한 적 앞에 스스로를 보강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모두가 사심(私心)을 버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말로 문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6-15 15:44

우리는 많은 법 안에 살아간다. 사람이 모두 착하고 양심적으로 살아간다면 법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세세한 곳까지 법을 만들 필요성이 요구됐다. 세금도 마찬가지이다. 5월말로 끝난 종합소득세 신고를 정해진 기한 내에 못했다면 어떻게 할까? 불가피하게 기한 내에 세금 신고를 못했다면, 추가로 신고하거나 신고한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이번 연재에는 상용차 운전자나 사업자가 알아야 할 종합소득세 기한 후 신고와 수정신고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세금은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국가 운영에 필요한 일정한 재원을 징수하는 돈이다. 세법은 국민에게 세금 납부의무와 함께 정해진 날짜에 세금을 납부할 것을 정하고 있다. 그런데 사정이 있거나 잘 몰라서 세금을 제 때에 신고·납부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체류 중이거나 주소지가 달라져 안내장을 받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신고·납부 기한을 놓칠 수 있다. 이처럼 어떤 사정이나 깜빡 잊고 신고기한 내에 신고와 납부를 하지 못했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기한 후 신고를 하고 납부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은 경우 천재지변 등의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본세와 함께 가산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에 끝난 종합소득세 신고와 납부에 대하여 제 때 신고·납부를 하지 않았으면 가산세 등 행정 제재가 가해 질 수 있다. 가산세에는 신고관련 가산세와 납부관련 가산세가 있다. 신고관련 가산세는 산출세액 또는 수입금액의 크기에 따라 부과되고,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미납한 금액에 대해 0.03%씩 납부하는 날까지 부과된다. 일반적인 무신고의 경우에는 산출세액의 20%가 가산세이다. 그러나 법정 신고기한 내에 신고를 하지 못하고 신고기한 후 1개월 이내에 신고, 납부하면 무신고 가산세액의 50%가 감면되고, 6개월 이내에는 20%가 감면된다. 만일 신고를 했더라도 과소 신고하거나 초과환급 신고를 한 경우에 수정신고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다. 이 경우에는 과소신고 가산세는 산출세액의 10%로 정해 부과하고, 산출세액에 법정신고기한의 다음날부터 납부하지 않은 금액에 대해 납부하는 날까지 일수에 매일 0.03%의 납부불성실 가산세가 더해진다. 다만, 이 경우에도 1개월 이내에 신고, 납부한 경우 과소신고 가산세액의 50%가 감면되고, 6개월 이내에는 20%, 1년 이내에는 10%가 감면된다. 법정신고기한인 5월에 신고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기한 후 신고를 하거나 수정해 신고하면 가산세를 줄이게 된다. 특히 납부불성실 가산세는 은행이자와 같이 하루하루 한도 없이 늘어나므로 미루다가 엄청난 가산세를 부담할 수 있다. 가산세는 개인의 경우에 의무위반의 종류별로 5000만 원까지 부과되므로 적은 금액을 무신고하거나 과소 신고하더라도 방치하면 본세보다 큰 금액의 가산세를 부담할 수 있다. 이처럼 가산세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데 따른 행정벌적인 세금이다. 처음부터 기한 내에 성실하게 신고하고 납부하는 것이 세금을 아끼고, 재정을 절약할 수 있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회장, 참프랜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6-15 11:01

# 러일전쟁 중이던 1905년 7월27일, 미국의 윌리엄 태프트 육군 장관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특사로 일본을 방문해 도쿄에서 가쓰라 다로 총리와 기밀 회의를 갖는다. 동아시아 정세에 관한 주요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이틀 뒤인 7월29일 둘은 3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첫째, 미국이 필리핀을 통치하고, 일본은 필리핀을 침략할 의도를 갖지 않는다. 둘째, 극동의 평화 유지를 위해 미국·영국·일본은 동맹관계를 확보해야 한다. 셋째, 미국은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지배적 지위를 인정한다.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미국으로부터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인정받은 일본은 영국과 러시아에게도 한반도에 대한 지배권을 차례로 인정받은 후 대한제국을 식민지화하려는 야욕을 노골화한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1910년 8월29일 마침내 주권을 완전히 빼앗는다.가쓰라-태프트 밀약은 이처럼 일본이 제국주의 열강의 동의를 얻어 한반도의 식민화를 노골적으로 추진해가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1945년 2월4일, 소련 흑해 연안의 얄타에서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 소련의 요시프 스탈린 최고인민위원 등 연합국 수뇌들이 모여 세계2차 대전에서 패색이 짙은 독일의 전후 관리에 대하여 의견을 나눈다.11일까지 열린 회의에서 이들은 미국·영국·소련·프랑스 4국이 독일을 분할 점령한다는 원칙을 세운다. 일본 등 다른 패전국이나 우리나라 등 광복을 맞는 민족에 대해서도 별도의 방법을 찾아 합의한다. 특히 소련의 대일 참전 조건으로 루스벨트와 스탈린은 우리나라에 대한 신탁통치 실시를 약속한다. 이른바 얄타회담이다. 이후 연합군 참모장공동회의에서 전후의 한반도는 미군과 소련군이 분담하여 점령하기로 약정한다. 결과적으로 얄타회담은 민족분단을 야기하는 계기가 된다.# 1950년 1월12일, 미 국무장관 딘 애치슨은 전미국신문기자협회에서 소련의 스탈린과 중공의 마오쩌둥의 공산화를 저지하기 위해 태평양에서의 미국 방위선을 알류산열도( 일본 - 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으로 정한다고 밝힌다. 이른바 ‘에치슨 선언’이다. 이 선언은 미국이 한국, 대만, 인도차이나 반도를 극동 방위선에서 제외시킴으로써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공격에는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비춰졌다. 그 결과 북한은 6 ·25전쟁을 일으킨다.  # 최근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강국들도 숟가락 얹기에 혈안이 돼 있다. 구한말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전을 방불케 한다.이런 와중에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미국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가능성에 대해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주한미군 상당수 감축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국방수권법안이 최근 상원 군사위원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미국이 한·미동맹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그러나 상황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아쓰라-태프트 밀약, 얄타회담, 애치슨 선언 때처럼 미국은 자국의 편의에 따라 한국을 버릴 수도 있다. 절대 아니라고 할 자 있는가. 알고 있으면서도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현실이 서글플 따름이다.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6-08 19:57

도박판에서 노름 밑천을 다 털린 도박꾼의 두 가지 모습이 있다. 깨끗하게 노름판을 떠나는 것과 미련을 못 버리고 구차하게 버티는 것을 말한다. 돈을 다 잃은 대부분의 도박꾼들은 털고 일어날 수밖에 없지만, 개중엔 자리를 털지 못해 개평(돈 딴 사람이 던져주는 몇닢 돈)을 보태서라도 한 번 더 배팅해 보려고 기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대박’은 커녕 ‘쪽박’을 차고 꼴같잖게 되기 일쑤다.정치판도 다르지 않다. 정치적으로 거덜이 났음에도 이슈몰이를 계속해서 정치생명을 조금 더 연장해 보려는 정치인이 적지 않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영입위원장은 지난 2012년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 후보와 손잡아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당시 안 위원장이 문 후보를 건성으로 도와주었다는 비판이 많긴 했으나 안 위원장으로서는 후보 단일화 과정을 통해 문 후보와 같은 반열의 야권 정치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잠시 공백기를 가진 안 위원장은 2014년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이용하며 제1야당 공동대표 자리를 꿰찼다. 자신이 이끌던 새정치연합을 민주당과 합당시킨 결과였다. 비록 얼굴 마담의 상징적 대표에 불과했지만 그는 당대표 반열의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데는 일약 성공한 셈이다.이후 문재인 새정치민주당 대표와 각을 세우며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힘껏 부풀린 안 위원장은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해 20대 총선에서 제3당의 오너가 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호남의 차세대 지도자라는 상징성을 갖추기 위해 호남 출신 천정배 의원을 내세웠다. 또 2017년에는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의원을 당대표로 세워 조기 대선에 임했다. 안 위원장은 이처럼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누군가를 통해서 끌어올린 뒤 철 지나면 그들 대부분을 용도 폐기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20대 총선을 전후해서 고사시켰고, 천정배 의원과 박지원 전 대표와는 대선 후 결별했다.대선에서 실패하고 정치적 밑천이 됐던 호남에서마저 버림받은 그는 정계를 떠나지 못하고 이번에는 정체성 다른 보수 진영의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합당을 강행해서 정치 생명을 연장시키는 정치도박을 폈다. 안 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지방선거 후 바른미래당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라는 억측이 난무했다. 그 같은 위기감에서 자신은 ‘선당후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감을 가졌을 것이란 얘기다. 또 한 사람 유승민 대표는 박근혜 정권에서 이미 ‘배신자’로 낙인찍힌 데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땅에서 차갑게 배척당하는 처지가 됐다. 패를 잘못 읽어 정치적 밑천을 다 털리고만 모양새다.그러나 그 역시 정치판을 떠나지 못하고 안 위원장처럼 영호남 통합 명분으로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막다른길에 합류했다.이처럼 우리 정치는 도박 생리와의 공통점이 있다. 도박판에서 노름 밑천 거덜나면 손 탁 털고 일어서는 모습이 가장 깨끗해 보이고 신사적인 것처럼 정치판도 그런 게다.한국 정치는 지역 기반이 가장 큰 힘이 돼 정쟁(政爭)의 보루(堡壘)가 됐다. 따라서 지역기반을 잃어버린 정치인은 독불장군이 될 수밖에 없는 역학구조다. 그래서 호남 기반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린 안철수 영입위원장이나 TK 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린 유승민 공동대표의 정치적 장래가 밝아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오피니언/피플 | 일요서울 | 2018-06-08 18:4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일본·유럽연합(EU)·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일제히 올려 잡았다. 하지만 OECD 국가들의 경기 호황 속에서도 오직 한국만이 소외된 채 제자리 걸음으로 그친다고 했다. 우리 경제 침체 요인들 중 결정적인 대목은 문재인 정부의 좌편향에 따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기인한다. 최저임금을 1월부터 한꺼번에 16.4%나 올렸고 근로시간도 7월부터 주당 68 시간에서 52시간으로 대폭 단축시킨다. 최저임금 근로자를 많이 써야 하고 주당 60시간 넘게 일을 시켜야 하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은 추가 임금 인상 압박으로 기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아우성친다. 통계청이 지난 1월10일 내놓은 ‘고용 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음식점과 편의점 등이 작년 말부터 고용을 크게 줄였다. 그 결과 민간 서비스업 일자리 6만1000개가 감소했다. 올 3월 실업자는 18년 만에 최대 폭인 125만7000명으로 급증했다. 4월 말 조선일보의 의뢰로 한국경제연구원과 리서치앤리서치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생활 형편이 좋아졌다는 응답은 11.8%에 그쳤고 나빠졌다는 반응은 무려 49.4%나 되었다.문재인 정권의 빗나간 경제정책으로 못살겠다는 국민들의 원성이 치솟자, 문 대통령은 5월 31일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주장,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부정적 경기침체 비판이 “성급”한 진단 때문이고 관련 부처가 긍정적 성과를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긍정적 효과 90%”라고 주장한 통계 근거 자체가 잘못된 것임이 밝혀져 국민들을 더욱 실망케 했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통계자료는 직장에 다니는 근로소득자의 올 1분기(1월-3월) 소득만을 계산한 수치였다. 정작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와 자영업자들의 소득 상실 분은 통계상에서 100% 빼버렸다. 그러다 보니 “긍정적 효과 90%”라는 왜곡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과다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뼈저리게 반성하지 못하고 호도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환자가 중 병에 걸렸는데도 의사가 건강한 걸로 오진하고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다. 문대통령의 “성급”한 진단 탓 주장은 15년 전 경기 침체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 탓을 연상케 한다. 당시에도 우리나라 경제는 침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2003년 2분기(4월-6월) 경제성장률은 4년 6개월만에 가장 낮은 1.9%에 그쳤다. 같은 해 1월-9월 국민총소득은 5년만에 뒷걸음질쳤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중의 하나인 피치는 2003년 9월16일 발표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 미만으로 잡았다. 23년 만의 최악 성장률 전망치였다. 그런데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2003년 3월 “신문만 안 보면 다 잘되고 있다.”고 했는가 하면, 2004년 6월엔 “한국에서 신문만 보고 있으면 경제가 뒷걸음질치고...굉장히 걱정스러운 일이 많은 것으로 보일 수 있는데”라고 했다. 하지만 2004년 당시에도 통계청은 경제지표가 “사상 최악” “수십 개월만의 최저”라고 연이어 발표했다. 노 대통령은 경제 침체를 자신의 반기업 정서, 극성 노조, 노동생산성을 앞지른 임금 상승 등으로 판단하지 않고 신문 탓으로 돌렸다. 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 대통령도 경기침체 상황을 잘못된 진단으로 치부했다. 의사가 엉뚱한 처방을 내리면 환자는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과격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 등 좌편향 경제정책에 중병 신호가 켜졌다는 사실을 직시,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니 된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6-08 18:13

허익범 변호사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드루킹(김모씨)의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 을 위한 특별검사로 허익범 변호사(59·사법연수원 13기)를 임명했다. 이로써 지난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서 특검제도가 도입된 이후 13번째 특검이 출범했다. ‘드루킹 특검’은 20일 동안 준비 기간을 거치고 수사팀을 구성, 6·13 지방선거 이후 최장 110일간 수사 일정에 돌입한다. 드루킹 사건 특별검사로 지명된 허익범 변호사는 “중요한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했다.허 특검, 공안통 경력…뉴라이트 자문 논란도최장 110일간 수사 일정…수사 범위 확대 주목대선 개입 규명·증거 확보 등 과제, 특검 성패 달려與 “뉴라이트 경력 우려” vs 野 “진실 규명해 달라”지난달 2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후 야3당 교섭단체는 지난 4일 특검법에 따라 임정혁·허익범 두 명의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했다.문재인 대통령은 특검법이 정한 시한에 따라 지난 7일 연가에서 복귀하자마자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사건을 조사할 특검으로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또 김의겸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 합의와 추천을 존중해 (허익범 변호사 임명) 결정을 내렸다”며 “청와대는 허익범 변호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허익범 변호사는 준비 기간 20일 동안 특검보 등 인선 작업과 수사 기록 검토 작업을 병행한다. 해당 사건 수사 기간은 60일로, 한 차례 30일간 연장할 수 있다. 특검은 특검 1명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수사관 35명, 파견공무원 35명 등 87명 규모로 구성된다.특검으로 임명된 허익범 변호사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86년 대구지검 검사로 법조인 첫 발을 뗐다. 그는 이후 충주지청, 서울지검, 부산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다.또 허익범 변호사는 인천지검 공안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조사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남부지청·대구지검 형사부 부장검사 등 임무를 수행하는 등 수사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지난 2007년 검사복을 벗은 뒤에는 변호사로 개업해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지난 2009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을 맡았고, 2011년에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 서울변회 분쟁조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특히 다양한 활동한 만큼 수사 경험과 조직 통솔력 측면에서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평가가 높다. 다만 검찰을 떠난 지 10년이 넘어 댓글조작 수사 성격상 첨단 기법 등이 동원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아울러 일각에서는 허익범 변호사가 지난 2007년 뉴라이트 300여 단체가 연합한 나라 선진화 공작정치분쇄 국민연합 법률자문단에 이름을 올린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질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대한변호사협회는 허익범 변호사가 실제 뉴라이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허익범 변호사가 변호사로 활동한 직후 지인의 권유로 이름을 올렸을 뿐이라는 전언이다.특검 출범과 관련해 허익범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과 국가가 내게 아주 중요한 임무를 맡겼다”면서 “중요한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결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또 “정치적인 사건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수사 방법과 절차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언론에서 발표된 수준으로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수사 진행 방향은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수사기록을 정확히 살펴보고 그 이후에야 어떤 식으로 수사를 진행해 나갈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포렌식 작업에 유능한 검사들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능한 전문적인 수사 능력이 있는 검사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특검보 임명에 대해선 “곧 요청하고 접촉하겠다”라고 답했다.뉴라이트 단체에 이름을 올렸던 것에 대해서는 “변호사 개업 직후 소속된 법무법인에서 같이 일을 해보자는 요구가 있었고 이름만 올려 달라 해서 올렸던 것”이라며 “(내용을 정확히 모르고) 허락은 했지만, 관련 자문 활동을 하거나 한 것은 없다”라고 해명했다.허익범 변호사의 진두지휘로 진행될 수사의 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행위 ▲범죄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위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건 등이다.당장 허익범 변호사가 직면한 과제는 의혹으로 떠돌고 있는 댓글 공작 윗선을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경찰 수사가 수개월에 걸쳐 지지부진하게 이뤄지면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 역시 넘어야 할 난관이다. 경찰은 지난 3월 관련 압수수색에 나선 이후 수차례 부실수사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미진 부분은 기본적으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때문에 특검은 경찰이 매듭짓지 못한 윗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드루킹 측의 댓글 공작, 부적절한 금전 거래, 인사 청탁 등 의혹 수사 과정에서 여당 인사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부분이다.드루킹 등이 얼마나 장기간에 걸쳐 많은 여론 조작 범행을 저질렀는지 규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경찰이 드루킹 측근에게서 압수한 USB에는 2016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기사 9만여 건의 URL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선 이전 기사는 2만여 건이다.다만 수차례 부실·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진 만큼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은 특검 후보로 추천됐던 이들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자리를 고사한 이유이기도 하다.센다이 총영사 자리 제안 의혹 관련 혐의 공소시효가 이달 말 끝나는 점도 특검으로선 부담이다. 아울러 특검 출범 과정에서 과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댓글 공작 의혹이 커 가고 있는 것도 특검의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허익범 변호사의 특검 선임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상반된 모습이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뉴라이트 단체 300여 개가 연합한 나라 선진화 공작정치 분쇄 국민연합 법률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또 “특검 임명은 대한변호사협회의 후보 추천 과정부터 매끄럽지 못했다”며 “고사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인물을 4배수 후보에 포함시켜 결과적으로 대통령은 야당 친화적인 두 후보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대통령 인사권 침해로 해석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아울러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통한 댓글 작업 의혹을 언급하며 “삼척동자도 알 만한 한국당 매크로 여론조작의 몸통을 허익범 특검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짚었다.자유한국당은 김성원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내고 “검경의 부실수사와 정권 차원의 특검 출범 방해로 증거인멸 등이 우려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특검을 가동시켜 드루킹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논평은 “허익범 특검은 역사 앞에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기록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신속히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해주길 바란다”며 “민주당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외면하고 방해에만 골몰한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은 권성주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허익범 특검께 국민이 바라는 것은 여론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로지 흐트러짐 없는 법의 잣대로 수사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허익범 특검의 뉴라이트 전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만큼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진행해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무엇보다 정치적 입장에 휘둘려 결론에 수사를 꿰맞추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된다”고 요구했다.아울러 “보수야당들의 강력한 요구로 이뤄진 특검이지만 수사가 그와 같은 입장을 따라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특검에 성역은 없어야 하는 만큼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 벌어진 매크로 여론조작 역시 수사대상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바른미래당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특검’에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한 데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과정 끝에 시작되는 특검인 만큼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이 허익범 특검에게 바라는 것은 여론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재판 거래 의혹이라는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수사 논쟁이 일고 있을 만큼 대한민국 사법 정의는 위기에 처해있다”며 “앞으로의 조사기간 동안 정권의 눈치도, 여야 정치권의 눈치도, 여론의 눈치도 보지 않는 흐트러짐 없는 법의 잣대로 수사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곧 대한민국 사법 정의를 넘어 흔들리는 민주주의 근간을 바로잡는 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피니언/피플 | 강휘호 기자 | 2018-06-08 17:10

미국을 대표했던 대중가수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노래 중에 ‘미국은 나에게 어떤 나라인가(What is America to me?)’ 라는 질문을 던지는 곡이 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주의, 다양한 종교와 인종, 표현의 자유가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라고 결론 내렸다.일반 미국인들도 다르지 않았다. 미시간대학교에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타인 존중, 상징적인 애국심, 자유, 안보, 자립심과 개인주의, 기회균등, 앞서가기, 행복추구, 정의와 공정성, 비판적인 애국심 등을 핵심적인 미국의 가치로 여겼다.그래서 그들은 무슬림 이웃이 괴리감을 느낄까 봐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 대신에 “해피 홀리데이”라고 인사했다. 특히 라마단 기간에는 무슬림 피자배달부가 맥주 배달을 거부하더라도 이해했다. 또 외국인 학생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공립 초·중·고에 성조기를 걸지 않았다. 언제 배치될지 모르는 여자 군인들을 위해서는 전 부대 막사에 여성 화장실을 유지했다.이런 나라가 미국이었고, 이런 가치들 때문에 세계 최강의 나라로 지탱할 수 있었다.  그랬던 미국이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체제의 안전을 보장해 주겠다고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최근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의 반대급부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안전보장(CVIG)을 제공해 주겠다고 김정은에게 밝혔다는 것이다. 비핵화 이후 체제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영구적 비핵화와 안전보장’ 합의를 조약으로 의회에 제출하겠다고도 했단다.이 무슨 미국답지 않은 말인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미국의 가치를 송두리째 버리겠다는 발상이 아닌가. 이는 무언가를 이룰 수만 있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소리로 들려 섬뜩하기조차 하다.미국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인질범과 협상하지 않는다. 설사 인질이 희생된다 해도 결코 인질범과는 흥정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을 지켜 왔다. 흥정하면 더 많은 인질범이 생기기 때문이다.그런 미국이 지금 북한 핵무기를 체제 안전보장과 맞교환하려고 하고 있다. 북한과 흥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좋다. 생명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어디 있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그래서 눈감아주기로 했다고 치자. 그런데 그 흥정카드가 왜 하필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인가?북한 체제 안전보장이란 쉽게 말해 지금까지 이어온 수령체제를 앞으로도 용인해주겠다는 뜻이다. 독재 정권을 보호해 주겠다는 것이다. 인권이 말살된 체제를 말이다.남의 나라 체제가 어떻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가치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이른바 ‘경찰국가’라는 미국이 인권이 유린당하는 나라의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이는 마치 가족들은 온갖 학대와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데도 자기만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가장이 흉기를 들고 있다는 이유로 경찰이 흉기를 버리면 그 가장의 안전을 보장해주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 낼 수 있는 미국의 유일한 전략일 수 있다고 진단한다. 체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에 불안해 하는 김정은이 덥석 물 수 있는 최상의 미끼라는 것이다.설사 그 분석이 옳다 해도 체제 안전 보장 카드에는 동의할 수 없다.그렇지 않아도 미국에서는 지금 미국의 가치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지고 인종차별적인 사건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민자로 구성된 나라에서 유례없는 불법 이민자 추방이 이뤄지고 있고, 여성을 비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보호무역으로 돌아서고 있기도 하다.  “가치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는 것이다.북한과의 협상도 이 같은 미국 내 기류의 연장선으로 보인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미국에게 묻는다. 앞으로도 인질범과 흥정할 것인가?시나트라가 자랑스러워 했던 그 미국은 지금 어떤 나라인가?

오피니언/피플 | 장성훈 국장 | 2018-06-08 09:29

북한은 비핵화의 전제 조건으로 북한 ‘체제 보장’을 요구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중국 다롄(大連) 회동에서도 체제 보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관련국들이 “대북 적대정책과 안전 위협을 없앤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미국이 김정은 권력의 안전을 보장해 준다면 핵은 필요 없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북핵은 체제 보장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북핵의 궁극적 목적은 핵으로 미국인들에게 핵 피격 공포심을 자극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남한 적화를 위한 데 있다. 이미 1960년대 말 김일성 북한 주석은 핵과 미사일을 빨리 개발해 미국인들을 위협,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독려했다. 1993년 10월 이철 유엔주자 북한대사는 북핵 문제는 “미군이 남한에서 철수할 경우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작년 3월 북한 총참모부는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 “우리 군대는 정의의 핵보검으로 무자비하게 (한·미를) 짓뭉개버릴 것”이라고 겁박했다. ‘핵보검’ 위협으로 한·미군사훈련마저 중단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체제 위협을 되풀이 주장하지만, 미국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군사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도 북을 공격한 적 없다. 미국은 북한이 중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터이므로 중국의 개입이 우려돼 군사적으로 북한을 건드리지 않는다. 김정은은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를 예로 들며 핵을 포기하면 자기 권력도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카다피 정권이 붕괴된 것은 핵 포기 때문이 아니다. 카다피 붕괴는 중국과 같이 리비아를 미국의 공격으로부터 막아 줄 강대국과의 군사방위조약이 없었던 데 기인한다. 미국은 조·중(朝·中)군사방위조약에 따른 중국의 군사 개입을 우려, 북한을 아프간·이라크·리비아처럼 침공할 수 없다. 북한이 감히 세계 최대 군사 강국 미국을 상대로 겁 없이 까부는 것도 바로 중국을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미국이 자기 권력을 파괴코자 한다고 기망한다. 분명히 노리는 게 있다. 미국이 북 정권을 적대시하고 위협하므로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 주한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서이다. 북한은 1974년부터 미·북평화협정을 끈질기게 요구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미·북평화협정은 미국이 1년 전인 1973년 베트남과 ‘파리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월미군을 60일 안에 모두 철수시킨 사례를 모델로 삼은 것이다.김정은은 미·베트남 평화협정을 모델로 미·북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결정적 시기에 남한을 적화하고자 한다. 미국과 한국은 김의 체제 보장 요구가 주한미군 철수를 노리는 것임을 직시, 그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 대가로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한 미·북평화협정만은 받아들여선 안 된다. 바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적시한 대로 주한미군을 목적으로 한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은 한국을 사형시키는 것과 같다”는 데서 그렇다. 미국은 독일이 통일된 뒤에도 주독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고 있는 것처럼 북핵이 폐기된 뒤에도 미군을 이 땅에 주둔시켜야 한다. 중국의 아시아 패권을 견제하고 한국의 안전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특히 김정은은 소련이 핵·미사일을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면서도 경제정책 실패로 내파(內破)됐다는 사실을 잊어선 아니 된다. 김은 북한 체제 안전을 위해선 내파된 소련처럼 핵·미사일 보유 보다는 북한 경제 개발이 더 시급하다는 시실을 통감해야 한다. ■ 본면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피플 | 정용석 교수 | 2018-06-01 20:13

세계사에서 이웃나라끼리 사이가 좋았던 예를 별로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원교근공(遠交近攻)이라 해서 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이웃나라를 공격하는 일이 외교의 진리처럼 됐던 모양이다. 하지만 정치 군사적 이해관계로 해서 이웃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도 있었다. 한반도 중기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는 고구려를 견제하기 위해 ‘나제연맹’을 맺었다. 또 태평양 전쟁 당시 볼리비아와 페루는 동맹을 맺고 칠레와 전쟁을 치른 바 있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도 그랬다. 북한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당시 공산당의 신정권을 승인한 데 이어 1950년 중공이 한국전쟁 때 UN군의 북진을 막아 내며 남하하게 만드는 등 전통적 공산주의 우방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후 핵무기 개발 등의 문제로 몇 차례 두 나라 기류가 좋지 않았지만 그들의 혈맹 관계는 지속됐다. 중국이 암덩어리 같은 북한과 계속 손잡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한반도 북부 진출을 막을 방패로 이용하는 한편 북한을 자신들이 추구하고 있는 동진(東進) 정책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서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복병이 중동 지역으로의 길목에 가로막고 있어 서진(西進) 정책이 좀처럼 작동하지 않고 있는 데다, 남쪽으로는 세계 4위 군사대국 인도가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인근 지역의 베트남과 필리핀 역시 인도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어 패권주의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터다. 게다가 남중국해를 내해(內海)로 만들어 이 지역의 부존자원은 물론이고 핵잠수함의 태평양 진출로(進出路)를 확보하려 했으나 국제상설재판소(PUC)에서의 패소로 동진(東進) 정책마저 힘겨운 모양새다. 그 판에 한국 정부마저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해 동진 정책에 또 하나의 걸림돌로 부상하자 중국은 동진 정책의 교두보인 북한을 유일한 돌파구로 삼을 수밖에 없게 됐다. 미우나 고우나 북한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북한이 이 같은 중국의 속셈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그동안 중국을 향해서도 막말을 해댈 수 있었던 게다. 그러면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중국에 기댔다. 과거에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김정은이 두 차례나 중국을 비밀리에 다녀온 것도 그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북한 경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국마저 조여 오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정은은 중국으로부터 모종의 약속을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제아무리 압박 수위를 높인다 해도 중국이 반대하는 한 미국 마음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적중했음이다. 일각에서는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렸던 최근 한반도 정세의 배후에 중국이 있기는 해도 북한이 트럼프의 강수에 밀려 중국에 의존해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했을 거라며 중국이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북중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 북한은 늘 그래왔듯 앞으로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중국에 기댈 것이고, 따라서 중국의 의지 없이는 비핵화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북중 관계는 한미동맹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상고(詳考)해야 할 때다. 미북 간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은 한반도 통일이나 평화체제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 단지 북한에 대한 영향력 및 한반도 전체에 대한 영향력이 작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을 뿐이다. 

오피니언/피플 | 고재구 회장 | 2018-06-01 20:11

- 檢, “태블릿PC 조작설 ‘사실무근’…지속적 위협행위도 구속사유”- 변, “‘여러 명 돌려썼을 가능성’ 충분히 의혹 제기할 수 있는 사안”  <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조작됐다고 주장을 펼쳐온 ‘보수 논객’ 미디어워치 대표 고문 변희재 씨가 지난달 30일 구속돼 사법부의 판단을 놓고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변 고문은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손석희 JTBC 사장과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0일 변 고문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이 부장판사는 “범죄소명이 있고 범행 후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면서 “피해자 측에 대한 위해 가능성 등을 종합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변 고문은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325쪽 분량의 ‘손석희의 저주’라는 책자와 미디어워치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손 사장 및 JTBC 기자들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은 변 고문이 책자를 통해 “JTBC에서 김한수(전 청와대 행정관)와 공모해 태블릿PC를 입수한 후 임의로 파일을 조작해 최순실이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 국과수의 태블릿PC 포렌식 결과와 특검·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및 관련 법원의 판결 등을 종합한 결과 조작설을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렸다.이에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홍승욱 부장검사)는 변 고문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피해자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했다고 보고 지난달 24일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더욱이 검찰은 변 고문이 JTBC 사옥, 손 사장의 집 앞, 손 사장의 가족이 다니는 성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허위 사실을 주장, 위협 행위를 지속했다는 점에서 사안이 무겁다고 봤다.검찰 관계자는 “변 고문은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막강한 인터넷 언론과 출판물을 이용해 거짓 선동과 악의적인 비방을 지속적으로 일삼아 피해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결과를 무시하는 등 사법 질서를 경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주 우려 납득 어려워 하지만 변 고문 측은 검찰의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변 고문은 구속 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태블릿PC가 최순실 씨 것이라고 결론 내린 적이 엇다. 오히려 여러 명이 돌려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며 태블릿PC가 최 씨의 것이라는 게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변 고문은 이 때문에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특히 그는 “본인은 ‘손석희의 저주’란 책을 출판했고 그간 이 책의 근간이 된 JTBC 태블릿 보도 문제와 관련한 기사들도 모두 미디어워치 인터넷판에 공개해 놓았다”면서 “증거인멸이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변 고문은 또 “본인은 그간 검찰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해 왔고 검찰의 3번의 걸친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 검찰조사에서도 ‘만약 내 주장이 크게 틀리고 최순실의 것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다면 어떠한 중형도 감수하겠다”면서 이런 본인이 도주할 이유 또한 뭐가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그는 이와 더불어 “이 건은 애초 지난해 1월에 JTBC 측이 고소했던 건으로 검찰이 신속히 수사를 해 기소했었다면 ‘손석희의 저주’ 책을 발간할 이유도 집회를 열 이유도 없었던 건”이라고 항변했다.다만 변 고문은 “본인은 손석희 사장에게 ‘당신이 스스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진실을 덮으려는 세력에 의해 살해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며 “이는 손석희 사장에게 하루빨리 토론에 응하라는 취지의 강력한 메시지였지 본인이 직접 손석희 사장의 신변을 위협하겠다는 발언은 전혀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 과도한 표현이 이뤄진 데 대해서는 본인의 잘못을 인정한다. 이 발언에 대해서 손석희 사장과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손 사장과의 악연,의문만 가득 하지만 양측의 갈등이 구속으로 이어지면서 재판부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 고문과 손 사장의 악연이 이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앞서 두 사람의 악연은 과거 손 사장이 MBC 100분 토론 진행자이던 시설부터 시작된다. 당시 변 고문은 손 사장의 진보 편향 등에 문제를 제기했고 시청자 의견을 조작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에 2009년 7월 방송통신위원회가 100분 토론에 주의조치를 내린 바 있다.변 고문은 “제가 손석희 씨와 3번 정도 라디오와 100분 토론에서 방송을 해봤는데 최소한 당시 제 전문 분야였던 인터넷 정책 파트에 대해서는 너무 지식이 부족해 정상적인 질의응답이 불가능했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이후 변 고문은 손 사장이 JTBC로 이적한 직후 그의 석사 논문 표절설을 제기했다. 변 고문은 2014년 1월 채널A ‘이언경의 직언직설’에서 “손석희 사장은 논문 표절이 명백하기 때문에 (이것이) 자기 거취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로 방통위가 제재에 나서자 채널A는 변 고문을 영구 출연정지하면서 마무리됐다.그는 또 손 사장이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를 전하다 눈물을 흘리자 “표절석희, 표절관용 같은 노화한 퇴물 앵커들부터 앞장서서 눈물 감성쇼하고 친노포털이 띄워주면 젊은 앵커들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양측의 악연은 지난해 1월 태블릿PC 조작 의혹을 두고 다시 점화했다. 변 고문은 손 사장을, JTBC는 변 고문을 검찰에 고소한 것.이와 함께 변 고문은 손 사장의 장남이 육군 운전병으로 복무하면서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손 사장 장남이 소형차 주특기를 배정받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한편 변 고문의 구속을 두고 보수단체를 비롯해 인사들이 우려의 소리를 내놓고 있다.특히 이번 법원의 결정이 문재인식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바른언론연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권력에 의한 언론 탄압을 목도하며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이들은 법원의 변 고문 구속영장 발부는 ‘최순실 태블릿PC 보도에 대한 의혹제기’의 싹을 자르려는 언론 탄압에 다름없다며 대한민국이 언론 민주 퇴보의 길로 질주하는 상황에서 헌법에 기재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대한민국 5000만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폭넓게 보장하라고 강조했다.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변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보수 논객의 입에 자갈(재갈) 물린 꼴”이라고 비판하는 등 변 고문의 구속은 뜨거운 감자로 남게 됐다. 

오피니언/피플 | 김종현 기자 | 2018-06-01 17:43

세금은 크게 국세와 지방세로 나뉜다. 이 중 지방세는 지역주민의 이익과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세금이다.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는 취득세와 재산세, 그리고 자동차세가 대표적이다.취득세는 과세 대상 재산을 취득하는 경우에 부과되고, 재산세는 재산의 보유 사실에 따라 과세하고, 자동차세는 자동차 소유한 경우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세금은 일정기간에 벌어들인 수입이나 소득에 부과하는 국세가 있고, 일정기간이나 일정 시점의 과세대상 자산을 소유한 사실에 부과하는 지방세가 있다. 그리고 취득시점에 부과하는 세금도 있다. 주로 수입이나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 국세이고, 지방세는 재산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를 가지게 되는 순간 상용차 운전자나 상용차 관련 사업자는 세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 자동차 등을 소유하면 부과하는 세금은 만만한 액수가 아니므로 관심을 기울이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일정 시점이나 일정 기간에 부과하는 지방세에 대해 알아본다. 우선,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일정 시점을 과세기준으로 한다. 매년 6월 1일이 그 기준으로 부동산을 사실상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과된다. 그래서 부동산은 6월 1일 이후에 취득해야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부동산을 팔 때는 6월 1일 이전에 양도해야 유리하다. 부동산을 보유하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데, 이들 세금은 매년 6월 1일을 과세기준일로 삼기 때문이다. 이 때 양도시기는 계약일이 아니라 잔금을 치루는 날이다. 하지만 잔금 청산일 이전에 소유권이전 등기가 이뤄지면 소유권 이전등기일을 양도시기로 본다. 만일 부동산을 6월 1일 이전에 양도하면 양도자에게는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납세 부담이 없고 양수자가 이를 납부해야 한다. 5월 31일에 부동산을 양도하면 6월 1일 현재 소유자가 매수자이기 때문에 매수자가 해당 연도의 1년 치 재산세를 납부해야 한다. 6월 2일에 양도한다면 매도자가 실제로 부동산을 보유한 기간이 5개월뿐이라도 1년 치 재산세를 전부 내야 한다. 6월 1일 당일에 양도하는 경우에는 매수자에게 세금을 납부하도록 돼 있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 시기를 두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세금을 나누어 내도록 계약서에 특약사항으로 넣어 합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동차세는 자동차를 소유한 사실에 과세하는 세금이다. 자동차세는 매년 1월에 고지하는데 한 번에 납부(연납)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납부 시기가 1월인 경우에는 10%, 3월에는 7.5%, 6월에는 5%, 9월에는 2.5%가 할인되므로 1월에 일시 납부하는 것이 할인율이 제일 크다. 자동차를 보유하다 양도하게 되면 자동차세는 보유기간에 따라 양도자와 양수자가 나눠 납부할 수 있다. 또한 출고 후 2년이 경과한 중고자동차를 매입하는 경우에는 출고 경과 연수에 따라 매년 5%씩 최고 50%까지 자동차세가 감면된다. 지방세 납부는 전자고지 제도를 활용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납세자가 전자 우편을 통해 지방세 전자고지를 받으면 소액을 할인해준다. 서울 일부 구에서도 재산세, 등록면허세, 자동차세, 균등분할주민세에 대해 전자고지를 신청하면 건당 500원의 마일리지를 부여한다.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건당 150원을 할인받을 수 있고 납기일을 경과해도 가산금이 붙지 않는다. 자동차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세금 할인 제도를 숙지하고 있으면, 상용차 사업을 하는 사업자든 운전자든 다양한 절세가 가능하다.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회장, 참프랜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5-31 09:55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 5월은 세무달력으로는 가장 바쁜 달이다. 대부분의 사업자는 5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 동안 종합소득세 신고를 한다.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 신고대상자는 한 달이 연장된 6월 30일까지를 신고기한으로 한다. 2012년부터 시행된 성실신고확인제도란 고소득 자영업자의 성실한 세금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장부기장 내용의 정확성 여부 등을 세무대리인에게 확인받은 후 신고하게 하는 제도다. 세무대리인 등 전문가의 관리감독을 통해 성실신고를 장려해 세원을 양성화하고, 불필요한 세무조사를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성실신고확인대상 사업자란 연간 수입금액이 업종별로 일정규모 이상인 사업자를 말한다. 제도의 취지가 고소득자영업자들의 성실한 소득신고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므로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만 대상이 된다. 업종별 분류가 다양한 만큼 상용차 사업자 및 기타 사업자를 대상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자동차 수리 및 기타서비스업, 전문직사업자의 경우 5억 원, 제조업,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업, 상품중개업의 경우 10억 원, 농업, 임업, 어업, 광업, 도매업 및 소매업, 부동산 매매업의 경우 20억 원 이상이면 규모요건 충족으로 성실신고확인대상자가 된다. 종합소득세를 내는 납세자가 세금을 탈루하다 적발된 사례들을 보면 가공경비와 업무무관경비 등을 필요경비에 삽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공경비와 업무무관경비를 성실신고확인을 할 때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지출비용에 대한 (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의 적격증빙 수취여부, 장부상 거래액과 적격증빙액수가 일치하는지에 따라 과다비용여부를 확인하고, 지출한 경비가 업무와 관계없는지 확인한다. 유학, 군복무 중인 자, 사업장에서 근무한 적이 없는 사람이 가공 인건비로 계상돼있는지, 접대성 경비 또는 가족, 개인 경비 등을 복리후생비로 계상했는지, 개인적 경비가 변칙적으로 계상돼있는지 여부도 체크한다. 가정용 차량유지관리비 등이 사업용으로 계상돼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1만 원을 초과하는 접대비와 3만 원을 초과하는 각종 비용의 경우 간이영수증으로 증빙이 인정되지 않으니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지출한 비용에 대한 적격 증빙을 잘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성실신고확인대상 사업자는 우선 ‘성실신고확인자 선임신고서’를 다음연도 2월 10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제출해야 한다. 성실신고 확인 대상자의 종합소득세 확정신고기한(6월 30일)까지 ‘성실신고 확인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성실신고 확인서란 신고하는 사업소득금액이 증빙서류와 장부에 의해 적정하게 계산된 것임을 성실신고 확인자가 증명하는 서류이다. 성실신고 확인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성실신고확인에 직접 사용한 금액의 60%를 100만 원을 한도로 세액공제하고, 사업과 무관한 비용인 의료비, 교육비로 지출한 금액에 대해서도 15%를 세액에서 공제하는 혜택을 받는다.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면 사업소득에 대한 산출세액의 5%가 성실신고확인서 미제출 가산세로 부과된다. 납세협력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분류해 세무조사의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다. 이렇게 성실신고확인대상자는 제출하는 서류가 많고, 여러 가지 의무가 복잡해 세무대리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평소 지출하는 비용에 대한 증빙을 잘 갖춰 실제 지출한 비용에 대해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  채상병 회장은 참세무법인 대표이사 회장, 참프랜차이즈 세금연구소 대표, 한국외식업중앙회 중앙교육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 ‘맛있는 세금요리 비법’ 등을 출판했다. 국무총리 ‘납세자 권익보호’ 부문 표창, 기획재정부 장관상 ‘아름다운 납세자상’ 등을 수상했다.  

오피니언/피플 | 채상병 세무사 | 2018-05-31 09:45